세계은행그룹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마이클 크레이머 시카고대 교수를 수석이코노미스트 겸 개발경제 담당 수석부총재로 임명했다. 취임일은 10월 1일이다. 빈곤 완화 정책의 효과를 현장에서 검증해 온 개발경제학자를 영입해 연구 성과를 정책 수립과 개발사업에 적극 반영한다는 취지다.
▲실증연구의 정책 반영과 일자리 창출
아제이 방가 세계은행그룹 총재는 16일 크레이머의 임명을 발표하며 향후 10년간 생산가능연령에 진입할 청년 12억명 이상을 위한 일자리 창출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크레이머는 세계은행그룹의 연구·데이터·분석 업무를 이끈다. 방가 총재는 크레이머가 개발정책의 효과를 확인하고, 이를 대규모 사업에서도 입증해 왔다고 평가했다.
세계은행그룹은 연구와 데이터를 공공·민간 부문의 정책 설계에 활용하고, 투자와 협력사업에도 반영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현장에서 효과가 확인된 정책을 다른 국가와 지역으로 확대하는 데도 연구 역량을 투입한다. 이번 인사 역시 연구 결과가 실제 개발사업 성과로 이어지도록 하려는 조치다.
크레이머는 대규모 일자리 창출, 개발재원 조달을 위한 민간자본 동원, 보건·교육 등 필수 서비스 제공을 주요 과제로 꼽았다. 신기술에 대해서는 경제성장과 삶의 질을 높일 기회로 평가했다. 데이터와 실증 근거, 연구를 통해 기업과 정부의 대응을 뒷받침하겠다는 구상이다.
▲백신 선구매약정과 개발사업 확대
크레이머는 개발도상국의 교육·보건·식수·금융·농업 분야 혁신을 연구해 왔다. 2019년 아비지트 바네르지, 에스테르 뒤플로와 함께 세계 빈곤 완화를 위한 실험적 접근법을 발전시킨 공로로 노벨경제학상을 받았다. 이들은 무작위 대조시험(RCT)을 활용해 정책 효과를 검증하고,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 확대했다. 크레이머는 하버드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시카고대 교수이자 개발혁신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대표적인 성과는 백신 선구매약정(AMC)이다. 크레이머는 레이철 글레너스터와 함께 백신에 이 방식을 적용할 것을 제안하고, 세계백신면역연합(Gavi)·세계은행그룹과 15억달러 규모의 폐렴구균 백신 선구매약정 도입에 참여했다. 세계은행그룹에 따르면 이 약정으로 구매한 백신은 개발도상국 60개국에 공급됐다. 아동 구충 연구는 아프리카와 남아시아 정부의 사업 확대에 활용됐으며, 이를 통해 2014년 이후 아동 대상 구충 치료가 20억건 이뤄졌다. 디지털 농업과 인공지능(AI) 기반 농업 기상예측 연구도 두 지역에서 5000만명 이상을 대상으로 하는 정부 사업에 반영됐다.
크레이머는 소규모 농가의 생산성과 소득 향상을 지원하는 프리시전 디벨롭먼트와 미국 국제개발처(USAID)의 개발혁신벤처스(DIV) 공동 설립에도 참여했다. 세계은행그룹은 DIV가 300건 이상의 혁신사업에 투자했으며, 해당 사업의 수혜자가 2억명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크레이머는 “세계은행그룹은 개발 문제에 대한 혁신적 해법을 개발하고 검증할 수 있는 막대한 연구 역량을 갖추고 있다”며 “이를 확대해 사람들의 삶을 개선할 수 있는 사업 수행 역량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로드] 최지훈 기자 jhchoi@newsroa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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