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어코리아=류석만 기자] 천오백 년 전 찬란했던 백제가 현대의 빛과 영상으로 다시 살아난다.
세계유산 공산성이 오는 10월 화려한 미디어아트 무대로 변신한다. 왕 한 사람의 업적에 머물렀던 기존의 시선을 넘어 백제의 기술과 문화, 사상을 함께 일궈낸 사람들의 이야기를 새로운 영상과 색채로 풀어내며 공주의 밤을 뜨겁게 달굴 전망이다.
공주문화관광재단은 오는 10월 2일부터 11일까지 공산성 일원에서 ‘2026 공산성 미디어아트’를 개최한다.
올해 행사의 주제는 ‘백제만화경: 하나의 빛, 무한한 상상’이다.
하나의 빛이 만화경을 통과하면서 수많은 색과 장면으로 확장되듯, 1,500년 전 백제의 역사도 오늘날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무한한 이야기로 다시 태어날 수 있다는 의미를 담았다.
이번 미디어아트는 특히 ‘팝아트의 질감과 강렬한 색채, 현대적인 영상기법’을 적극 활용한다.
고대 백제의 역사에 현대적인 감각을 입혀 기존 역사 콘텐츠와는 다른 방식으로 백제를 경험하도록 연출할 예정이다.
개막식은 10월 2일 오후 7시 30분 공산성 일원에서 열린다.
개막 무대에는 최근 활발한 활동으로 주목받는 서도밴드가 축하공연에 나서 역사와 음악, 빛이 어우러지는 특별한 밤을 선사한다.
무엇보다 올해 행사의 가장 큰 변화는 ‘왕’에서 ‘사람’으로 시선을 넓혔다는 점이다.
그동안 무령왕을 중심으로 웅진백제의 역사와 업적을 조명했다면, 올해는 “그 찬란한 시대를 함께 만든 사람들은 누구였을까”라는 질문에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무령왕의 뒤를 따라 웅진백제의 기술과 문화를 발전시키고 지식을 축적했던 ‘오경박사·와박사·역박사·노반박사 등 전문 지식인들’이 새로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이들의 이야기는 ‘박사들의 연구실’이라는 독특한 세계관으로 구현된다.
과거의 기록 속에 머물렀던 전문 지식인들의 삶과 역할을 현대적인 미디어아트로 재해석하면서, 관람객들은 왕과 궁궐 중심의 백제를 넘어 ‘당시 사회를 움직였던 수많은 사람들의 시선으로 백제를 만나는 경험’을 하게 된다.
공산성 미디어아트는 이미 공주를 대표하는 야간문화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매년 하루 평균 6천 명에 가까운 관람객이 찾을 정도로 지역의 역사문화자원과 첨단 영상기술을 결합한 대표적인 관광 콘텐츠로 주목받고 있다.
올해는 관광객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들의 문화 향유 기회도 확대한다.
평소 행사장을 찾기 어려운 읍·면 지역 주민과 어르신들을 위한 ‘지역주민 모심의 날’을 운영한다.
각 읍·면·동 주민들이 직접 행사장을 찾아 편안하게 관람할 수 있도록 좌석을 마련하고, 지역에서 준비한 문화콘텐츠를 모든 주민이 함께 누릴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번 행사는 지방소멸대응기금과 공주시 시비를 투입해 추진된다.
김지광 공주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는 “올해는 왕 한 사람의 이야기를 넘어 그 시대를 함께 만들었던 사람들까지 시선을 확장했다”며 “하나의 빛이 무한한 모습으로 펼쳐지는 만화경처럼 시민과 관광객들이 각자의 시선으로 새로운 백제를 발견하고, 지역의 어르신들까지 함께 즐길 수 있는 행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는 10월, 공산성이 다시 한번 거대한 빛의 무대로 변한다.
왕의 역사에서 사람의 역사로, 기록에서 상상으로.
천오백 년의 시간을 품은 공산성 위에 하나의 빛이 켜지는 순간, 백제의 이야기는 수많은 색과 장면으로 다시 피어난다.
‘백제만화경’이 보여줄 것은 단순한 빛의 쇼가 아니다.
오늘을 살아가는 관람객들이 각자의 시선으로 ‘새로운 백제를 발견하는 1,500년 시간여행’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