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부동산에 부착된 전세 매물 안내문 모습. /연합뉴스
서울 아파트 전세 물량이 1년 새 13.2% 줄었다. 노원구의 한 1,890채 대단지는 지난 8일 기준 전세 매물이 단 2건에 그쳤다.
전세가 사라진 자리는 월세가 채우고 있다. 서울 임대차 거래 중 월세 비중은 올해 1~7월 52%까지 올랐다. 지난해 같은 기간(43.9%)보다 8.1%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대단지도 "전세 없어요"부터 안내
주간동아에 따르면 노원구는 7월 한 달 전세가격지수가 1.69% 올라 서울 25개 자치구 중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월세지수도 1.67% 올라 함께 1위였다.
한 공인중개사는 2030세대 세입자가 매물을 찾아오면 "전세는 없다"는 말부터 건넨다고 전했다. 나와 있는 몇 안 되는 A급 매물은 포털 광고에 올라가기도 전에 알음알음 소진된다.
서울 전세 1년 새 13% 줄었다, 왜?
한국부동산원·아실 집계를 보면 서울 아파트 전세 물량은 1년 새 23,229건에서 20,163건으로 13.2% 감소했다.
자치구별로는 중랑구가 73.9% 줄어 감소 폭이 가장 컸다. 동대문구 69.6%, 노원구 56.0%가 뒤를 이었다.
원인으로는 지난해 10월 서울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고 실거주 1주택이 권장된 점이 꼽힌다. 이 조치로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갭투자 매물이 크게 줄었다.
다주택자들이 세 부담을 피해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하게 된 것도 물량 감소를 부채질했다.
계약갱신청구권으로 최장 4년을 산 세입자가 그 뒤 오른 전세금을 감당하지 못하면 월세나 외곽 지역으로 밀려나는 경우도 늘고 있다.
대출규제와 금리도 걸림돌이다. 6·27대책으로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6억으로 묶이고 생애최초 대출의 담보인정비율(LTV)도 80%에서 70%로 낮아지면서, 전세에서 매매로 갈아타는 길도 좁아졌다.
전세 물량이 줄어든 배경에는 정부의 실거주 유도 정책도 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는 매수자가 일정 기간 실거주 의무를 지므로, 세입자를 들이고 보증금을 받아 잔금을 치르는 갭투자 방식의 전세 공급 자체가 어려워진다.
세입자가 쓸 수 있는 카드와 한계
임차인은 1회에 한해 계약 갱신을 요구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최초 2년에 2년을 더한 기간을 보장받는다.
갱신 시 임대인이 올릴 수 있는 차임 상승률은 5% 이내로 상한이 정해져 있다. 이 전월세상한제는 세입자가 갱신 시점에 급격한 보증금 인상을 겪지 않도록 하는 취지다.
다만 이 상한은 갱신 계약에만 적용된다. 계약갱신청구권을 다 쓰고 새로 계약하는 시점에는 시세대로 보증금이 오를 수 있다. 4년 만기 뒤 전세금 부담이 커지는 이유다.
임대인이 갱신을 거절할 수 있는 예외도 있다. 임대인 본인이나 직계존속·직계비속이 실제로 거주하려는 경우다.
이 사유로 갱신을 거절해놓고 실제로는 거주하지 않고 제3자에게 임대했다면, 세입자는 임대인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전세를 유지하고 싶다면 계약 만료 통지기간 안에 갱신 의사를 임대인에게 밝혀야 한다. 문자·내용증명처럼 의사표시 시점이 남는 방식으로 통지해야 나중에 분쟁이 생겨도 입증이 쉽다.
월세로 넘어갈 때 확인할 것
전세에서 월세로 계약을 바꿀 때는 전월세전환율을 확인해야 한다. 보증금을 월세로 환산하는 비율에 상한이 있어, 이를 넘는 조건이면 초과분을 돌려받을 수 있다.
전세 물량 감소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세입자 입장에서는 계약 갱신 시점마다 전세를 유지할 수 있을지를 다시 따져야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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