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가상화폐 시장 구조 법안인 ‘클라리티(CLARITY)’가 현지 상원 문턱을 넘지 못했다. 시장에서는 ‘클라리티’ 법안이 현지 상원에서 필요했던 60표를 확보하지 못하면서 연내 입법도 사실상 어려워졌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사진=foto.wuestenigel
미국 상원에서는 현지시간으로 9월 15일 ‘클라리티’ 법안을 본회의 표결로 부치기 위한 투표가 진행됐다. 그러나 법안 심의를 시작하는 데 필요한 60표를 확보하지 못하면서 표결은 무산됐다.
지난 1년간 이어진 ‘클라리티’ 법안에 대한 논의는 스테이블코인(현금성 가상화폐)을 둘러싼 은행과 가상화폐 업계의 이해관계, 불법 금융에 대한 우려 등이 겹치면서 예상보다 길어졌다. 막판에는 도널드 트럼프(Donald J. Trump) 대통령을 겨냥한 공직자 윤리 규정이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미국 공화당은 ‘클라리티’ 법 통과를 위해 주(州) 법무장관이 가상화폐 거래소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과 공직자가 보유한 가상화폐가 일정 규모 이상이면 처분하거나 제3자에게 맡겨 직접 관리하지 못하도록 하는 조항을 최종 수정안에 담았다.
그러나 현지 민주당은 공화당의 수정안만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의 가상화폐 관련 이해충돌 문제를 막기 어렵다고 주장하며 협상을 거부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가족이 가상화폐 사업을 통해 수억 달러 규모의 재산을 보유한 만큼 공직자의 가상화폐 관련 이해관계를 제한하는 규정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민주당은 표결을 앞두고 윤리 규정을 수정해 트럼프 대통령뿐 아니라 가족까지 적용 범위를 넓히고, 가상화폐 기업에 지분을 크게 보유한 공직자는 매각하도록 요구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클라리티’ 법을 주도한 신시아 루미스(Cynthia Lummis) 공화당 상원의원은 민주당의 수정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양당의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한 채 상원 표결이 무산되면서 ‘클라리티’ 법의 향후 처리 일정도 불투명해졌다.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가 다가오면서 의회 일정이 빠듯해졌기 때문이다. 상원이 추가 절차 표결을 진행할 수 있지만, 실제 표결을 위한 의사일정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만약 상원을 통과하더라도 하원 표결을 다시 거쳐야 한다. 미국 하원은 현재 9월 마지막 2주간 의회 일정을 취소한 상태여서 심사가 이뤄지더라도 오는 11월 중간선거 이후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
한편 향후 ‘클라리티’ 법안이 미국 상원에서 다시 표결될 기회를 얻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의 가상화폐 사업과 공직자 윤리 문제를 둘러싼 정치적 갈등이 최대 변수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Copyright ⓒ 경향게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