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어코리아=류석만 기자] 해마다 반복되는 침수 피해로 몸살을 앓아온 충남 태안군이 대규모 재난예방 사업에 착수한다.
태안군은 행정안전부가 주관한 태안지구 우수유출 저감시설 설치사업과 백사장지구 풍수해생활권 종합정비사업이 최종 선정돼 총 638억 원 규모의 사업비를 확보했다.
이번에 선정된 두 사업은 도심 상습 침수와 해안지역의 복합적인 풍수해 위험을 동시에 개선하는 사업이다.
단순한 배수로 정비를 넘어 저류시설과 펌프장, 유수지, 하천 및 산사태 취약지역까지 종합적으로 손질한다는 점에서 태안의 재해 대응 체계에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 하루 355㎜ 폭우에 침수된 태안읍…저류시설 4곳 설치
태안지구 우수유출 저감시설 설치사업에는 2030년까지 398억 8800만 원이 투입된다.
사업 대상은 태안읍 구터미널과 서부시장 등이 위치한 동·남문리 일원이다.
이 지역은 도시화에 따른 불투수면 증가와 배수시설 용량 한계 등으로 집중호우 때 빗물이 한꺼번에 몰리는 구조적인 침수 위험을 안고 있다.
실제 지난해에는 하루 355㎜에 달하는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면서 상가와 주택 40동이 침수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군은 이번 사업을 통해 우수저류시설 4개소를 설치하고 총 3만t 규모의 빗물을 일시적으로 저장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우수관거 412m도 정비한다.
특히 저류시설 상부에는 공영주차장과 공원, 주민편의시설 등을 조성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침수 피해를 줄이는 방재시설을 평상시에는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생활공간으로 활용해 재난 예방과 도시 편의시설 확충을 동시에 노린다는 구상이다.
■ 백사장항은 ‘복합재난’ 대응…침수부터 월파·산사태까지
안면읍 창기리 백사장항 일원에서는 더욱 복합적인 재해 대응 사업이 추진된다.
백사장지구 풍수해생활권 종합정비사업에는 2027년부터 2031년까지 5년간 239억 4000만 원이 투입된다.
이 지역은 집중호우 때 우수관로의 배수능력이 부족한 데다 만조 시 해수위 상승과 월파, 소하천 범람, 산사태 위험까지 겹쳐 있다.
군은 침수 피해를 막기 위해 펌프장과 유수지를 신설하고 우수관로를 정비한다.
또 소하천 주변 세천을 정비하고 산사태 취약지역에 대한 정비사업도 함께 추진한다.
한 가지 원인만 해결하는 방식이 아니라 ‘내수 침수와 해안 월파, 하천 범람, 산사태 등 지역에 중첩된 재난 위험을 한꺼번에 낮추는 방식’이다.
■ 638억 투입…‘예산 확보’보다 중요한 것은 실제 침수 차단
이번 사업은 국비와 지방비를 합쳐 총 638억 원이 투입되는 대형 재난예방 사업이다.
태안군은 사업 선정을 위해 행정안전부와 국회, 충남도 등을 대상으로 사업의 필요성과 지역의 침수 피해 실태를 설명해 왔다.
윤희신 태안군수는 “앞으로 사전 절차와 공사를 차질 없이 추진해 군민들이 재해 걱정 없이 생활할 수 있는 안전한 태안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규모 예산이 확보됐다는 사실만으로 상습 침수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핵심은 실제 집중호우가 발생했을 때 저류시설과 배수관로, 펌프장, 유수지 등이 제 기능을 하느냐에 달려 있다.
특히 기후변화로 국지성 집중호우의 강도와 빈도가 커지는 상황에서 과거 강우량을 기준으로 한 방재시설만으로 충분한지도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반복되는 침수 피해에 638억 원을 투입하는 이번 사업이 ‘예산 확보’에 머물지, 태안의 상습 침수 지도를 실제로 바꿀지는 향후 설계와 시공, 유지관리에서 판가름 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