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어코리아=류석만 기자] 행정·공공기관의 세종시 이전이 가시화되면서 주택 부족에 대한 선제적 대응이 세종시의 새로운 현안으로 떠올랐다.
조상호 세종시장이 행정·공공기관 이전에 따른 인구 유입에 대비해 행복청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관계기관과 협의, 주택 공급 물량과 시기를 구체적으로 확정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기관 이전은 속도를 내는데 주택 공급이 뒤따르지 못할 경우 주거 불안과 집값·전셋값 상승 등 또 다른 도시 문제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세종시가 주택공급 계획을 선제적으로 들여다보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조 시장은 15일 시청 집현실에서 열린 간부회의에서 “행정·공공기관 이전을 앞두고 기관 규모와 시기에 맞춰 주택이 적기에 공급되도록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내년부터 기관 이전…공공기관 350여 곳 추가 이전 예고
정부가 지난 3일 행정·공공기관 이전계획을 발표하면서 세종시의 주택 수요에도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정부 계획에 따르면 내년 상반기 법무부와 성평등가족부가 세종으로 이전하고, 검찰청과 경찰청은 신사옥 완공 이후 이전할 예정이다.
대통령 집무실은 2029년 8월, 국회는 2033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된다.
여기에 수도권에 남아 있는 350여 개 공공기관의 이전계획도 올해 안에 발표될 예정이어서 향후 세종으로 유입될 공무원과 공공기관 종사자 규모가 현재보다 커질 가능성이 있다.
문제는 ‘사람이 이동하면 주거 수요도 함께 움직인다는 점’이다.
세종시가 기존 도시건설 계획에 포함된 주택 물량을 언제, 어떤 방식으로 공급할 것인지 지금부터 구체화해야 하는 이유다.
■ “20만호, 계획만 있어선 안 돼”…연도별 물량·일정 구체화
조 시장은 행복도시 건설계획에 반영된 20만호의 주택을 실제 수요에 맞춰 어떻게 공급할지 행복청과 LH 등 관계기관과 협의할 것을 지시했다.
핵심은 전체 물량 자체보다 ‘연도별 공급 규모와 구체적인 공급 시점’이다.
기관별 이전 일정과 예상 인구 유입 규모를 분석해 필요한 시기에 필요한 만큼 주택이 공급될 수 있도록 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조 시장은 필요한 경우 신도시에만 주택 공급을 집중하지 않고 읍·면 지역까지 범위를 넓히는 방안도 검토할 것을 주문했다.
도시 확장과 주거 수요 증가에 대응하면서 읍·면 지역의 정주 여건도 개선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 ‘기관 이전→인구 유입→주택 수요’…세종시 대응 시험대
세종시는 그동안 중앙행정기관 이전을 중심으로 성장해 왔지만 앞으로는 대통령 집무실과 국회, 추가 공공기관 이전까지 맞물리면서 도시의 주거 수요 구조가 다시 바뀔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공공기관 이전이 한꺼번에 진행될 경우 특정 시기에 주택 수요가 집중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주택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 기존 세종시민의 주거 부담까지 커질 수 있어 공급 시기와 물량을 정밀하게 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조상호 세종시장은 “행복도시를 차질 없이 완성하려면 관계기관 간 긴밀한 협력이 중요하다”며 “세종시가 주택공급과 도시 건설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지 관계기관과 충분히 협의해 달라”고 말했다.
세종시가 앞으로 관계기관과의 협의를 통해 구체적인 연도별 공급계획을 마련할 경우, 정부의 기관 이전 일정과 주택 공급을 연계하는 도시 차원의 대응체계가 구축될 전망이다.
■ 추석 앞두고 “실적보다 사고 예방”…안전·위생 점검 강화
한편 조 시장은 추석 명절을 앞두고 종합대책을 마련하는 데 그치지 말고 시민들이 실제 체감할 수 있는 조치를 찾아 시행할 것을 주문했다.
특히 다중이용시설과 전통시장 등을 대상으로 한 위생·안전점검에서는 단속과 실적보다 ‘사전 계도와 위험요인 제거에 초점을 맞출 것’을 당부했다.
조 시장은 “상인과 시설 관계자들이 관련 규정을 숙지하고 준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시민들이 안전하고 편안한 명절을 보낼 수 있도록 위험 요인을 사전에 살펴달라”고 말했다.
이어 추석 연휴에도 시민 불편을 줄이기 위해 근무하는 직원들을 격려하고 안전한 명절을 보낼 수 있도록 당부했다.
행정·공공기관 이전이라는 세종시의 최대 도시변화가 본격화하면서 ‘기관을 얼마나 유치하느냐’ 못지않게 ‘늘어나는 사람을 어디에, 어떻게 수용하느냐’가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
주택 공급의 속도와 규모를 둘러싼 세종시와 행복청·LH의 협의가 향후 도시 성장의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