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어코리아=박태성 기자] 인천국제공항과 인천대교로 익숙한 영종도가 갯벌과 철새를 만나는 생태여행지로 변신하고 있다. 멸종위기 야생생물인 흰발농게와 저어새 등 다양한 생물을 주민 해설사와 관찰하며 영종의 자연을 새롭게 발견하는 주민 주도형 생태관광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인천시와 인천관광공사는 ‘2026 인천생태관광마을 선정 및 육성사업’을 통해 영종도의 생태관광마을인 ‘영종생태갯벌여행’의 프로그램 운영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인천생태관광마을 사업은 지역에 숨어 있는 생태자원을 주민이 직접 관광콘텐츠로 발굴하고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올해는 지역별 특색을 갖춘 6개 마을을 선정해 지속가능한 생태관광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영종생태갯벌여행의 가장 큰 특징은 주민이 직접 해설사로 참여한다는 점이다. 영종에서 생활하며 지역의 자연환경을 관찰해 온 주민들이 관광객과 함께 갯벌과 해안길을 걸으며 생물과 서식환경, 지역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준다.
대표 프로그램인 ‘갯벌투어’는 영종씨사이드 레일바이크 인근 송산남단 해안길에서 진행한다.
참가자들은 주민 생태해설사와 데크길을 걸으며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 흰발농게를 비롯한 다양한 갯벌생물을 관찰한다. 흰발농게의 생김새와 생활방식, 갯벌 생태계에서의 역할과 서식환경 등에 대한 설명도 함께 들을 수 있다.
철새 관찰도 빼놓을 수 없다. 이곳에는 저어새를 비롯한 다양한 새가 찾아와 쉬어간다. 주민 해설사들은 여러 종류의 새가 머무는 모습을 빗대 이곳을 ‘새들의 카페’라고 부른다.
영종생태갯벌여행은 갯벌에만 머물지 않는다. 계절과 장소에 따라 철새를 관찰하는 ‘새투어’를 비롯해 염전을 경험하는 ‘짠내투어’, 환경정화 활동을 결합한 ‘줍깅투어’, 소무의도의 자연과 마을을 둘러보는 프로그램 등을 운영한다.
참여 대상도 가족과 개인 여행객에서 청소년과 기업·단체까지 확대하고 있다. 대상에 따라 프로그램을 달리 구성하면서 생태교육과 관광을 결합한 지역 체험 콘텐츠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주민들이 생태관광에 참여하면서 지역 자연환경에 대한 인식도 달라지고 있다.
이향 주민 생태해설사는 활동 과정에서 흰발농게뿐 아니라 저어새와 알락꼬리마도요 등 멸종위기 조류 7종을 포함한 다양한 생물이 영종 갯벌에 서식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면서 자연을 보전해야 한다는 책임감도 커졌다고 설명했다.
관광객 증가에 따른 생태 훼손은 풀어야 할 과제다. 갯벌생물을 보기 위해 영종을 찾는 방문객이 늘고 있지만 일부 관광객의 무분별한 채집이 생물의 서식환경을 훼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주민 해설사들은 생물을 잡거나 채집하는 체험보다 자연 상태에서 관찰하고 생태적 가치를 이해하는 여행문화를 확산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향 생태해설사는 “영종도는 세계적인 공항과 인천대교 가까이에 바다와 갯벌, 다양한 생명이 함께 살아가는 곳”이라며 “갯벌생물을 잡기보다 자연 그대로 관찰하며 그 가치를 알아가는 여행의 즐거움을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유지상 인천관광공사 사장은 “익숙한 관광지도 주민의 시선과 이야기가 더해지면 새로운 여행 콘텐츠가 될 수 있다”며 “관광객들이 미처 알지 못했던 영종의 자연을 발견하고 지역을 새롭게 경험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영종생태갯벌여행은 대규모 관광시설을 새로 만드는 대신 기존 자연자원에 주민의 지식과 이야기를 더해 관광콘텐츠로 전환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공항과 도시개발 이미지가 강했던 영종에 갯벌과 철새, 섬을 연결한 생태관광이라는 새로운 여행 선택지를 더하는 시도다.
인천시와 인천관광공사는 주민이 관광의 운영 주체가 되고 자연환경 보전과 지역관광이 함께 성장하는 생태관광 모델을 지속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영종생태갯벌여행 프로그램은 유료로 운영하며 일정과 참가비, 신청 방법은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