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썰 / 이연주 기자] 인공지능(AI) 메모리 수요 확대 기대감 속에서도 국내 대표 반도체주를 향한 개인 투자자의 매수세가 이달 들어 순매도로 돌아섰다. 상반기 주가 상승을 이끌었던 개인 수급이 둔화한 가운데 외국인 이탈까지 겹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수급 부담이 가중되는 양상이다.
◇5개월 매수 행진 끝낸 개미…삼전·하이닉스 동반 매도
개인 투자자의 반도체 대형주 순매수 흐름이 꺾였다. 지난 5월부터 8월까지 매수세를 이어가던 개인은 이달 들어 11일까지 삼성전자 약 5조2120억원, SK하이닉스 약 7조8180억원을 각각 순매도했다.
개인의 매수 강도는 여름 들어 급격히 둔화했다. 삼성전자 순매수액은 6월 17조1190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7월 5조470억원, 8월 2조380억원으로 감소했다. SK하이닉스 역시 5·6월 15조원대에서 7월 9조100억원, 8월 1조740억원까지 축소됐다.
외국인의 동반 매도세도 지수를 압박하고 있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각각 약 1조9600억원 순매도하며 수급 공백을 키웠다.
증권사 관계자는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물량과 AI 수요 지속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맞물리며 개인 순매도 전환을 이끌었다”며 “외국인 매도세까지 겹쳐 단기적인 수급 부담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상승 피로감 누적…가격 부담에 추격 매수 제동
개인 수급 약화의 주원인으로는 급등에 따른 피로감이 꼽힌다. 코스피와 반도체 대형주의 추가 상승 탄력이 둔화하면서 신규 진입 자금 유입이 멈칫한 모양새다.
시장에선 AI 메모리 수요 기대가 주가에 상당 부분 선반영됐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주가 상승을 지탱하던 신규 유동성 유입이 둔화하자 지수 견인력도 함께 약화하는 악순환이 이어지는 구조다.
◇국장 떠난 자금, 美 기술주로…자사주 방어도 역부족
국내 반도체주를 정리한 개인 자금은 알파벳·브로드컴·메타 등 미국 빅테크로 향하고 있다. AI 산업에 대한 관심은 여전하지만, 실적 가시성과 성장 탄력이 더 뚜렷한 미국 시장으로 분산 투자가 확대되면서 국내 증시의 수급 공백이 깊어졌다.
김대종 세종대 경제학부 교수는 “미국 기술주로의 자금 이동은 국내 반도체주에 단기 수급 악재로 작용한다”며 “다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과 기술 경쟁력이 재입증된다면 자금 재유입은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단행 중인 자사주 매입 역시 매도 물량을 전액 방어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자사주 매입이 주가 하방 압력을 완화할 수는 있으나 추세적 매도세를 되돌리기는 어렵다”며 “결국 실적 개선과 기술적 우위에 대한 시장 신뢰가 회복돼야 수급 정상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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