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음식을 주문할 때마다 따라오는 나무젓가락은 한두 개씩 남기 시작하면 어느새 주방 한쪽에 수북이 쌓인다. 당장 쓸 일이 없어도 언젠가 필요할 것 같아 서랍이나 싱크대 아래 수납장에 모아두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시간이 지나면 언제 받은 젓가락인지 구분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종이 포장이 멀쩡해 보여도 어디에 얼마나 오래 보관했는지에 따라 상태가 달라질 수 있다.
특히 싱크대 하부장은 수도관과 배수관이 지나가는 경우가 많다. 배관 주변에 결로가 생기거나 작은 누수가 생기면 수납장 내부 습도가 높아지고, 종이 포장과 나무까지 눅눅해질 수 있다.
배달 음식과 함께 받은 일회용 젓가락은 어떤 상태까지 사용할 수 있을까. 지금부터 오래 모아둔 나무젓가락에서 먼저 확인할 부분과 보관 장소를 고를 때 살펴야 할 점을 알아본다.
포장이 눅눅하다면 안쪽 젓가락까지 확인해야
일회용 젓가락은 단순한 생활용품으로만 취급되지 않는다. 현행 위생용품 관리법은 일회용 컵과 숟가락, 젓가락, 포크, 나이프, 빨대 등을 위생용품으로 분류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기준에서도 일회용 젓가락은 음식과 직접 접촉하는 제품으로 관리된다. 따라서 집에 가져온 뒤에도 깨끗하고 건조한 환경에서 보관하는 것이 중요하다.
오래 모아둔 젓가락이 있다면 먼저 포장부터 살펴본다. 종이가 울거나 축축해졌고 물 얼룩까지 남았다면 안쪽 나무도 습기를 머금었을 가능성이 있다.
포장이 찢어져 나무가 밖으로 드러났거나 젓가락 자체에 검은색·푸른색 반점이 생긴 경우도 폐기하는 게 안전하다. 퀴퀴한 냄새가 나거나 손에 닿았을 때 축축함이 느껴지는 제품 역시 음식용으로 쓰기 어렵다.
젓가락만 보는 것보다 주변 환경을 함께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 배수관 아래에 물자국이 있거나 수납장 바닥이 들뜨고 변색됐다면 한동안 습기가 머물렀을 가능성이 있다.
습기 머금은 목재는 곰팡이가 생기기 쉬워
나무는 주변 습도에 따라 수분을 흡수하고 내놓는 성질이 있다. 국립산림과학원도 목재가 습도가 높은 환경에서 수분을 흡수한다고 설명한다.
곰팡이 역시 습한 환경에서 쉽게 번식한다. 식품안전나라는 곰팡이가 습기가 많은 곳에서 생기기 쉽고, 상대습도가 높을수록 잘 자란다고 안내하고 있다.
이 때문에 종이 포장이 한 번 젖었다가 다시 말랐더라도 안쪽 상태까지 겉으로 판단하기는 어렵다. 특히 입과 음식에 직접 닿는 제품이라면 애매한 상태의 젓가락을 굳이 남겨둘 필요가 없다.
표면에 검은 점이나 변색이 생긴 젓가락은 해당 부분만 긁어내는 방식으로 되살릴 수도 없다. 끓는 물에 담그거나 전자레인지로 말리는 방법 역시 이미 생긴 오염 상태를 확인할 수 없다는 문제가 있다.
한 번 사용한 일회용 나무젓가락도 마찬가지다. 음식물과 침, 물이 닿은 뒤 다시 씻어 말려두면 처음 포장된 제품과 같은 위생 상태를 유지하기 어렵다. 일회용 제품은 한 번 사용한 뒤 바로 폐기하는 방식이 가장 깔끔하다.
남은 젓가락은 건조한 상부장과 서랍에 보관
포장이 깨끗하고 젖은 흔적이 없는 나무젓가락은 물기와 떨어진 공간에 따로 모아둔다.
싱크대 아래보다는 주방 상부장이나 건조한 서랍처럼 배관과 거리가 있는 곳이 관리하기 쉽다. 여러 개를 한 번에 넣어두는 수납함도 내부가 완전히 마른 상태인지 확인한 뒤 사용한다.
락스와 배수관 세정제 같은 생활화학제품 옆도 피한다. 식품용 기구와 용기·포장에 관한 보관 기준에서는 인체에 해가 될 수 있는 화공약품 등과 함께 보관하지 않도록 정하고 있다.
오래된 제품과 새 제품이 뒤섞이는 것도 줄일 수 있다. 새로 받은 젓가락은 뒤쪽에 넣고 먼저 보관한 것부터 꺼내 쓰면 몇 달씩 방치되는 일을 막기 쉽다.
방습제를 넣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보관 장소 자체를 건조하게 유지하는 일이다. 배관 주변에 물방울이 자주 맺히거나 수납장 바닥이 눅눅해진다면 젓가락 보관 장소부터 옮기는 것이 먼저다.
이처럼 나무젓가락은 보관 기간만큼이나 보관 환경이 중요하다. 물기와 습기가 닿지 않는 건조한 공간에 따로 두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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