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과 나물처럼 기름을 쓰는 음식이 많은 명절 상에는 맑고 뜨끈한 국물이 함께 오르면 한결 먹기 편하다. 경상도에서는 소고기탕국뿐 아니라 바지락과 홍합, 새우 등을 넣은 해물탕국을 끓이는 집도 많다.
해물탕국은 소고기를 넣은 탕국보다 국물 맛이 개운하고 시원한 편이다. 멸치육수를 따로 내지 않아도 조개와 홍합에서 우러난 맛으로 국물을 낼 수 있고, 무와 두부를 더하면 담백하게 완성된다. 해산물을 너무 많이 준비할 필요도 없다.
바지락과 홍합을 중심으로 새우와 오징어를 조금씩 넣고, 국간장과 소금으로 간을 맞추는 방법을 지금부터 알아본다.
해물탕국 국물은 멸치 없이 끓인다
탕국이라고 하면 먼저 멸치육수를 떠올리기 쉽지만, 해물탕국은 바지락과 홍합만으로도 국물 맛을 낼 수 있다. 여기에 멸치까지 더하면 조개와 홍합에서 우러나는 맛과 향이 겹쳐 국물이 다소 무거워질 수 있다.
2인분 기준으로 물 900mL에 바지락 80g과 홍합 80g을 준비한다. 새우 4마리와 오징어 몸통 1/3마리도 함께 넣는다. 큰 조개를 구할 수 있다면 대합 1개를 추가해 국물 맛을 더해도 된다.
해산물은 끓이기 전에 손질해 둔다. 오징어는 다리보다 몸통을 쓰면 국물을 비교적 맑게 끓이기 좋다. 붉은 껍질을 벗긴 뒤 먹기 좋은 크기로 썬다. 홍합은 껍데기 표면을 씻고 수염을 제거하며, 바지락은 미리 해감한 것을 준비한다.
재료 손질이 끝나면 냄비에 물 900mL를 붓고 국간장 1작은술, 천일염 1/2작은술, 미림 1큰술을 넣는다. 미림이 없다면 소주 1큰술로 대신할 수 있다. 간을 가볍게 잡은 뒤 물이 끓기 전에 손질한 해산물을 모두 넣는다.
해산물을 찬물부터 넣으면 물이 끓어오르는 동안 바지락과 홍합에서 맛이 서서히 우러난다. 이때 처음부터 간을 짜게 맞추지 않는 것이 좋다. 조개와 홍합이 익으면서 염분이 국물에 더해지기 때문에 마지막에 맛을 본 뒤 소금으로 조절하면 된다.
끓어오르면 거품부터 걷어낸다
해산물을 넣은 국물이 끓기 시작하면 표면에 거품과 작은 찌꺼기가 떠오른다. 이때 국자로 윗부분만 가볍게 걷어낸다. 냄비 안을 여러 번 휘저으면 국물이 탁해질 수 있으므로 떠오른 거품만 정리하는 정도로 충분하다.
거품을 걷어낸 뒤에는 나박하게 썬 무 80g을 넣는다. 무는 국물에 시원한 맛을 더하지만 양이 지나치게 많으면 조개와 홍합에서 우러난 맛보다 무 향이 더 강하게 느껴질 수 있다. 2인분 기준으로는 80g 정도만 넣는 편이 무난하다.
소고기를 함께 넣고 싶다면 무를 넣는 시점에 50g 정도 추가한다. 따로 팬에 볶지 않고 냄비에 바로 넣어 익히면 된다. 반대로 조개와 홍합 맛을 더 또렷하게 살리고 싶다면 소고기는 넣지 않아도 된다.
무를 넣은 국물이 다시 끓어오르면 먹기 좋은 크기로 썬 곤약 60g을 넣는다. 두부 100g은 무보다 조금 도톰하게 썰고, 어묵 1개는 어슷하게 썰어 준비한다.
곤약을 넣고 약 2분간 끓인 뒤 무가 반쯤 익으면 두부와 어묵을 넣는다. 처음부터 모든 재료를 한꺼번에 넣기보다 익는 데 시간이 더 걸리는 무와 곤약을 먼저 끓이고 두부와 어묵을 나중에 넣어야 모양이 쉽게 흐트러지지 않는다.
두부 넣고 한 번 끓으면 바로 마무리
두부와 어묵을 넣은 뒤에는 오래 끓이지 않는다. 해산물은 불에 오래 두면 오징어와 새우가 질겨지고 조개살도 단단해질 수 있다. 재료를 모두 넣은 뒤 약 3분간만 끓여 국물이 한 번 충분히 끓어오르면 마무리하면 된다.
조개 입이 벌어지고 새우가 붉게 익으면 해산물은 거의 다 익은 상태다. 무가 반투명해지고 두부까지 뜨겁게 데워졌다면 불을 약하게 줄인다. 이때 국물을 한 번 맛본 뒤 부족한 간은 천일염으로 맞춘다.
처음부터 소금을 많이 넣는 것은 피하는 편이 좋다. 바지락과 홍합, 어묵에서도 짠맛이 나오기 때문에 끓인 뒤에는 처음보다 간이 강해질 수 있다. 바로 먹지 않고 다시 데울 예정이라면 국물이 졸아드는 점까지 생각해 조금 싱겁게 마무리해도 된다.
끓이는 동안 냄비 뚜껑은 닫지 않는다. 뚜껑을 열어 두면 국물이 넘치는 것을 바로 확인할 수 있고, 표면에 올라오는 거품도 그때그때 걷기 편하다. 국물을 세게 휘젓지 않고 그대로 끓여야 맑은 색도 유지하기 쉽다.
해물탕국은 많은 양념을 넣기보다 조개와 홍합에서 우러난 국물 맛을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 국간장도 색이 진해지지 않을 정도로만 넣고, 마늘이나 고춧가루는 넣지 않는다. 마지막에는 소금으로 간만 정리하면 맑고 개운한 경상도식 해물탕국으로 완성된다.
해물탕국 레시피 총정리
■ 요리 재료
→ 물 900mL, 바지락 80g, 홍합 80g, 새우 4마리, 오징어 몸통 1/3마리, 무 80g, 두부 100g, 곤약 60g, 치쿠와 어묵 1개, 국간장 1작은술, 천일염 1/2작은술, 미림 1큰술, 마무리용 천일염 약간
■ 만드는 순서
1. 바지락은 해감하고 홍합은 깨끗하게 씻는다. 오징어는 껍질을 벗겨 먹기 좋은 크기로 썬다.
2. 냄비에 물 900mL, 국간장 1작은술, 천일염 1/2작은술, 미림 1큰술을 넣는다.
3. 물이 끓기 전 바지락 80g, 홍합 80g, 새우 4마리, 오징어 몸통 1/3마리를 넣고 끓인다.
4. 끓어오르면 국물 위에 뜨는 거품을 국자로 걷어낸 뒤 무 80g을 넣는다.
5. 무가 반쯤 익으면 곤약 60g을 넣고 2분 정도 더 끓인다.
6. 두부 100g과 치쿠와 어묵 1개를 넣고 약 3분간 끓인다.
7. 무가 익고 조개 입이 벌어지면 국물 맛을 본 뒤 천일염을 조금씩 넣어 마지막 간을 맞춘다.
8. 불을 끄고 바로 담아낸다. 다시 데울 때도 오래 끓이지 않는다.
■ 오늘의 레시피 팁
→ 멸치육수는 따로 내지 않고 조개와 홍합으로 국물 맛을 낸다.
→ 무를 많이 넣으면 해산물보다 무 향이 강해질 수 있어 2인분에는 80g 정도가 적당하다.
→ 해산물은 찬물부터 넣고 끓이며 떠오르는 거품만 가볍게 걷어낸다.
→ 두부를 넣은 뒤에는 오래 끓이지 않는다. 3분 안팎으로 한 번 끓어오르면 마무리한다.
→ 겨울에 굴을 넣을 때는 마지막에 넣고 1분 안팎만 익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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