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 우려에 국제유가 상승과 인공지능(AI) 개발 속도 조절론까지 겹치면서 국내 증시가 급락했다. 외국인 매도세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주에 집중되면서 코스피는 장중 3% 넘게 밀렸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25.54포인트(3.26%) 내린 6684.37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6654.82까지 밀리며 전 거래일 대비 3.69% 급락하기도 했다. 코스닥도 13.85포인트(1.69%) 하락한 806.79에 마감했다.
외국인이 코스피에서 3조2996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기관도 1조1715억원을 순매도했다. 반면 개인은 2조9722억원을 순매수하며 저가 매수에 나섰다.
반도체주의 낙폭이 두드러졌다. 삼성전자는 4.05% 내린 24만9000원에 마감했고 SK하이닉스는 6.35% 급락한 169만7000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우도 5.12% 하락했다.
이날 증시를 짓누른 것은 미국 금리와 유가 부담, 그리고 주말 사이 부각된 AI 개발 속도 조절론이었다. 미국의 8월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치를 웃돌면서 오는 17일 새벽 예정된 연방준비제도(Fed)의 9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졌다. 국제유가도 부담이었다. 호르무즈 해협 통행 재개 관련 회의가 연기된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 동서 송유관 가동 중단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브렌트유가 배럴당 108달러를 다시 웃돌았다.
여기에 AI 업계의 개발 속도 조절론이 확산하면서 반도체 투자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었다.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최고경영자(CEO)가 AI 모델 성능 향상 속도를 늦춰야 한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힌 데 이어 샘 올트먼 오픈AI CEO와 일론 머스크도 속도 조절 필요성에 공감했다. 국내에서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11일 울산포럼에서 AI에 대규모 자원을 투입한 만큼 수익화가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버블 우려가 나올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FICC리서치부 연구원은 “오늘 급락의 핵심 팩터는 AI 개발 속도 조절 논란”이라며 “금리와 유가 부담에 AI 속도 조절론까지 겹치면서 외국인 매도세와 프로그램 매물이 출회됐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코스피 6600선 지지 여부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호르무즈 회의 재개 여부와 FOMC 이후 미국 10년물 금리 흐름이 분위기 반전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이번 조정이 AI 투자 사이클 자체의 둔화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AI 개발 속도 조절론은 AI 개발을 중단하자는 의미보다는 개발 속도와 안전성 검증을 조절하자는 성격이 강하다는 것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AI 속도 조절 논의가 국내외 AI와 반도체주의 변동성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도 “현재 논의는 AI 개발 중단보다 개발 속도와 안전성 검증을 조절하자는 성격이 강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AI 투자 사이클 둔화로 해석하는 것은 지양할 필요가 있다”며 “핵심은 하이퍼스케일러 업체의 CAPEX 가이던스 하향과 메모리 수요 부진으로 연결될지 여부”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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