괌 동남쪽 해상에서 발생한 열대저압부가 빠르게 세력을 키우며 태풍으로 발달할 채비를 하고 있다. 기상청은 이 열대저압부가 24시간 안에 제25호 태풍 두쥐안(DUJUAN)으로 발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강력한 태풍이 발생할 조짐을 보이면서 진로와 한국 영향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일본 기상위성에 포착된 제53호 열대저압부 / himawari8
괌 동남쪽서 빠르게 세력 확대…18일 강도 3까지 전망
기상청이 14일 오전 10시 40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제53호 열대저압부는 이날 오전 9시 기준 괌 동남쪽 약 1050km 부근 해상에 위치했다. 중심기압은 1002hPa, 최대풍속은 초속 15m(시속 54km)이며 시속 15km 속도로 북서진하고 있다.
기상청 예상에 따르면 이 열대저압부는 15일 오전 9시 최대풍속 초속 18m(시속 65km), 중심기압 1000hPa로 강도 1 수준까지 세력을 키운다. 이어 16일 오전에는 최대풍속 초속 24m(시속 86km), 중심기압 990hPa에 이르며 강도 1 태풍으로 정식 발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력 확대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17일 오전에는 최대풍속 초속 32m(시속 115km), 중심기압 975hPa로 강도 2에 도달하고, 18일 오전에는 최대풍속 초속 35m(시속 126km), 중심기압 970hPa까지 강해져 강도 3 태풍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예상 진로를 보면 태풍은 북서진을 이어가며 일본 남쪽 해상으로 접근한다. 18일 오전 일본 오키나와 남쪽 약 1210km 부근 해상, 19일 오전에는 오키나와 동쪽 약 1020km 부근 해상까지 이동할 것으로 예측됐다. 기상청은 이 열대저압부가 24시간 내 제25호 태풍 두쥐안으로 발달할 것으로 예상하며, 이날 오후 4시 30분경 후속 정보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제25호 태풍 두쥐안(DUJUAN)으로 발달될 것으로 예상되는 53호 열대저압부 / 기상청
90W 열대요란이 '두쥐안 후보'로…98W는 소멸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JTWC)도 같은 시스템을 주시하고 있다. 앞서 함께 관찰되던 98W 열대요란은 베트남 내륙으로 이동하며 소멸해 향후 24시간 내 발달 후보에서 제외됐다. 반면 서태평양에서 저기압성 회전을 유지하고 있는 90W 열대요란은 남은 발달 후보로 꼽힌다.
90W 열대요란이 위치한 해역의 해수면 온도는 30~31도로 높고, 태풍 발달을 방해하는 연직시어는 낮음에서 보통 수준으로 비교적 약한 편이다. JTWC는 24시간 내 발달 가능성을 기존 '낮음(Low)'에서 14일 오전 11시쯤 '보통(Medium)'으로 한 단계 상향 조정했다. 수치예보모델들도 향후 36~48시간 동안 이 열대요란이 점차 조직화하면서 대체로 북북서진할 것이라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두쥐안이라는 이름은 태풍 발생 순번에 따라 이미 정해져 있다. 앞서 9월 1일 일본 오키나와 동쪽 해상에서 열대저압부로 약화한 제24호 태풍 크로반에 이어, 이번 열대저압부가 태풍으로 발달하면 제25호 태풍 두쥐안이 된다. 이후 발생할 태풍에는 순서대로 제26호 수리개, 제27호 초이완이라는 이름이 붙는다.
서태평양에서 발달 중인 열대요란(90W) /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JTWC) 제공
예상 경로는 일본 중부로…나고야 아시안게임 변수 되나
다중앙상블(GEFS) 예상경로에서는 90W 열대요란이 서태평양을 북상한 뒤 방향을 북동쪽으로 틀어 일본 열도로 향하는 흐름이 나타난다. 여러 앙상블 경로 가운데 일본 중부를 통과하는 시나리오가 다수 포함돼 있고, 앙상블 평균 예상경로 역시 일본 중부 쪽을 가리키고 있다.
공교롭게도 오는 19일부터 10월 4일까지 일본 아이치현 나고야 일대에서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이 열린다. 앙상블 평균 경로가 가리키는 방향이 대회가 열리는 아이치현 인근과 겹치면서, 태풍의 발달 시점과 진로에 따라 대회 기간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이는 어디까지나 아직 열대요란 단계에서 나온 예상경로일 뿐, 실제 태풍으로 발달하는 시점과 북태평양고기압의 위치·세력에 따라 진로가 하루 사이에도 크게 바뀔 수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현재 단계에서 특정 지역 직격 가능성을 단정하기는 이르다.
한국 영향은 아직 미지수…경로 변동성 계속 살펴야
가장 관심이 쏠리는 한반도 영향 여부는 현재로선 판단하기 이르다는 게 중론이다. GEFS 예상경로에서는 태풍이 한반도로 직접 향하는 경로보다 일본 쪽으로 이동하는 시나리오가 우세하게 나타난다. 다만 태풍으로 실제 발달한 이후 진로가 서쪽으로 치우치는 이른바 '서편화' 여부는 계속 확인이 필요한 상황이다.
올해 태풍 활동 흐름을 짚어보면 왜 한국 영향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는지 이해할 수 있다. 올해 북서태평양에서는 8월 하순까지 태풍 21개가 발생해 평년 같은 기간(13.5개)보다 55.6% 많았고, 평년 연간 발생량(25.1개)의 83.7%를 이미 채웠다. 특히 8월 한 달에만 태풍 10개가 만들어져 1966년 이후 60년 만에 가장 많은 수치를 기록했다.
그런데도 올해 한반도에 상륙한 태풍은 아직 한 개도 없다. 기상청이 공식적으로 '우리나라 영향 태풍'으로 분류한 것도 제6호 태풍 장미 1개뿐이다. 그마저도 장미는 일본 도쿄 동쪽 약 560km 부근 해상까지 북상하다 온대저기압으로 변질돼 남해 먼바다 정도에만 영향을 미쳤을 뿐, 직접적인 피해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전문가들은 태풍의 길이 한반도로 열리지 않은 배경으로 한여름 이중 열돔을 꼽는다. 한반도를 뒤덮은 열돔이 태풍이 북상할 길목을 막아섰다는 설명이다. 다만 가을로 접어들면 북태평양고기압이 점차 수축하면서 태풍이 지나는 길도 달라질 수 있어, 이번 두쥐안을 비롯해 앞으로 발생할 가을 태풍에 대한 경계는 계속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푸른 가을 하늘 자료 사진 / 뉴스1
일교차 15도 안팎 '완연한 가을'…태풍이 최대 변수
기상청에 따르면 14일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은 19.3도로 20도를 밑돌았지만, 낮에는 기온이 27도까지 오르며 따뜻했다. 남부지방은 한낮 기온이 최고 31도까지 오르는 등 30도 안팎의 더위가 이어졌다. 기상청은 당분간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낮과 밤의 기온 차가 10~15도로 크게 벌어지겠다며 건강관리에 유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런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서울은 16일 낮 기온이 29도까지 오르면서 일교차가 더 벌어질 것으로 보이고, 18~19일 제주도에 비 소식이 있는 것을 제외하면 대부분 지역은 주말까지 대체로 맑거나 구름 낀 날씨가 예고됐다.
이 같은 전형적인 가을 날씨에 변수를 던지는 게 바로 가을 태풍이다. 지난달 관측 이래 가장 많은 태풍 10개가 발생한 뒤 가을에 접어들며 태풍 활동은 한동안 뜸해졌다. 여름철 이례적으로 많은 태풍이 발생하며 수증기를 많이 소모한 데다 바다의 열기도 다소 식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태풍의 씨앗인 열대요란이 다시 관찰되며 발달 조짐을 보이고 있다.
강남영 경북대 지리학과 교수는 "가을철에는 제트기류를 따라 태풍이 한반도로 향하는 통로가 열릴 가능성이 큰 만큼 태풍의 성수기인 9월까지는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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