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한국거래소에서도 정규장 종료 후 오후 8시까지 주식을 실시간으로 사고팔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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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KRX)는 14일부터 오후 4시부터 8시까지 시간 외 시장인 ‘애프터마켓’을 운영한다. 정규장 운영시간은 기존과 마찬가지로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 유지되며 정규장 종료 뒤에도 상당수 코스피·코스닥 종목을 실시간으로 거래할 수 있게 된다. 한국거래소가 주식 거래시간 체계를 크게 손보는 것은 2016년 정규장 마감 시간을 오후 3시에서 3시 30분으로 연장한 이후 10년 만이다.
이번 개편에서 가장 크게 달라지는 부분은 거래 방식과 시간이다. 기존에는 정규장이 끝난 뒤 오후 4시부터 6시까지 ‘시간외 단일가’ 방식으로 거래가 이뤄졌다. 10분 동안 들어온 주문을 모아 하나의 가격으로 체결하는 방식이었지만, 이날부터 시간외 단일가 시장은 폐지된다. 대신 오후 4시부터 8시까지 매수·매도 호가가 맞으면 즉시 거래가 체결되는 접속매매 방식으로 전환된다.
정규장 종료 뒤 거래 흐름도 달라진다. 오후 3시 30분 정규장이 끝난 뒤 오후 3시 40분부터 4시까지는 당일 종가로 매매하는 시간외종가매매가 진행되고, 이후 오후 4시부터 애프터마켓이 시작된다. 이에 따라 장 마감 이후 발표되는 기업 실적이나 수주 계약, 주요 공시 등에도 투자자가 당일 바로 대응할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나게 됐다.
오후 6시까지 10분 단위 거래→오후 8시까지 실시간 체결
애프터마켓 개장의 핵심은 오후 4시 이후 거래 환경이 정규장과 비슷해진다는 점이다. 기존 시간외 단일가 시장에서는 주문을 넣어도 정해진 시간마다 가격이 결정됐지만 앞으로는 매수자와 매도자의 가격이 맞는 즉시 거래가 이뤄진다.
거래 가능한 종목도 대폭 확대된다. 이미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NXT)가 오후 8시까지 애프터마켓을 운영하고 있지만 거래 대상은 일부 종목에 한정돼 있다. 반면 KRX 애프터마켓은 시장 관리가 필요한 일부 종목을 제외한 코스피·코스닥 상장 주식과 주식예탁증서(DR)를 폭넓게 거래 대상으로 삼는다. 그동안 NXT 거래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정규장 종료 뒤 실시간 거래가 어려웠던 중소형주까지 저녁 시간 거래가 가능해진다.
다만 모든 종목이 대상에 포함되는 것은 아니다. 관리종목과 투자경고·투자위험 종목, 이상급등 종목, 거래량이 극히 적은 초저유동 종목, 당일 정규장에서 거래가 없었던 일부 종목 등은 제외된다. 상장지수펀드(ETF)와 상장지수증권(ETN)도 시행 초기에는 거래 대상에서 빠진다.
NXT는 오후 3시 40분부터…KRX는 거래 종목 수에서 우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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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의 애프터마켓 개장으로 저녁 시간 주식시장은 KRX와 NXT가 동시에 운영되는 구조로 바뀐다.
NXT는 오후 3시 40분부터 8시까지 애프터마켓을 운영하고 있어 KRX보다 20분 먼저 거래를 시작한다. 오후 4시 이후에는 두 시장이 동시에 문을 열며, 양쪽 모두에서 거래되는 종목의 경우 투자자가 어느 시장에서 체결될지 확인해야 하는 상황도 생긴다.
두 시장의 경쟁력은 다소 차이가 있다. NXT는 비교적 낮은 거래 수수료와 빠른 개장 시간이 강점이다. NXT가 증권사에 부과하는 매매체결 수수료는 KRX보다 20~40% 낮은 수준이다. 다만 개인 투자자가 실제 부담하는 수수료는 이용 증권사의 요율과 각종 우대 조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반면 KRX는 거래 가능한 종목 수가 훨씬 많다. NXT가 600여개 종목을 중심으로 거래하는 데 비해 KRX는 시장 관리 대상 등을 제외한 대부분의 코스피·코스닥 상장 주식을 애프터마켓에 포함한다. 오후 3시 30분 이후에는 사실상 거래가 막혔던 상당수 중소형주까지 저녁 시간 매매가 가능해지는 셈이다.
두 시장에서 모두 거래되는 종목의 경우 증권사는 스마트주문전송(SOR)을 통해 가격과 거래비용, 체결 가능성 등을 비교해 상대적으로 유리한 시장으로 주문을 보낼 수 있다. 실제 체결 시장은 단순히 수수료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거래량과 유동성, 주문 가격 등 여러 조건이 함께 반영된다.
정규장 미체결 주문은 애프터마켓으로 자동 승계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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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가 주의해야 할 부분도 있다. KRX 정규장에서 제출한 주문이 오후 3시 30분까지 체결되지 않더라도 해당 주문이 애프터마켓으로 자동 이월되지는 않는다.
정규장이 끝나면 기존 미체결 주문의 효력이 종료되기 때문에 오후 4시 이후에도 같은 종목을 거래하려면 주문을 다시 내야 한다. 반면 NXT 주문은 애프터마켓까지 효력이 유지될 수 있다. 구체적인 주문 설정과 처리 방식은 증권사별로 차이가 있을 수 있어 이용 중인 증권사의 안내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호가 방식에도 제한이 있다. KRX 애프터마켓에서는 가격을 정하지 않고 현재 시장에서 가장 유리한 가격에 바로 거래하는 시장가 주문을 사용할 수 없다. 지정가와 최유리지정가, 최우선지정가 등 가격이 특정되는 주문 방식만 허용된다.
가격제한폭은 정규장과 동일하게 기준가격 대비 ±30%가 적용된다. 순간적인 수급 변화로 가격이 급격하게 움직일 경우에는 변동성완화장치(VI)도 가동된다. VI가 발동하면 일정 시간 즉시 체결을 멈추고 주문을 모은 뒤 하나의 가격으로 거래해 급격한 가격 변동을 완화한다.
ETF·ETN은 거래 대상 제외…시장 변동성 고려
ETF와 ETN은 이번 애프터마켓 거래 대상에서 제외됐다. 거래소는 당초 일부 ETF까지 거래시간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시장 변동성과 운용업계의 가격 관리 부담 등을 고려해 시행을 미뤘다.
애프터마켓에서는 ETF의 실시간 추정순자산가치(iNAV)가 제공되지 않아 적정가격 판단이 어려워질 수 있고, 설정·환매가 불가능한 시간대에 유동성공급자(LP)가 계속 호가를 제시해야 하는 부담도 제기됐다. 거래소는 애프터마켓 운영 이후 시장 안정성을 살핀 뒤 ETF 거래 도입 시점을 다시 논의할 계획이다.
거래시간 늘었지만 변동성 확대 가능성도
애프터마켓 개장으로 투자자의 거래 선택지는 넓어졌지만 장 마감 이후 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정규장에 비해 참여 투자자와 주문량이 적을 경우 작은 주문에도 주가가 크게 움직일 수 있다. 특히 장 종료 뒤 기업 실적이나 대형 계약, 국내외 돌발 뉴스가 발표되면 한쪽으로 주문이 몰리면서 가격 쏠림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전문가들은 애프터마켓의 경우 정규장보다 유동성이 부족할 수 있는 만큼 원하는 가격에서 주문이 바로 체결되지 않거나 가격 변동폭이 커질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지적한다. 지정가 주문 등을 활용하고 거래량과 호가 상황을 함께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한국거래소는 이번 애프터마켓 도입을 시작으로 거래시간 추가 연장도 추진하고 있다. 당초 오전 시간대 프리마켓을 함께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증권사 전산 개발과 인력 운영 부담 등을 고려해 시행 시기를 늦췄다. 향후 프리마켓까지 도입되면 국내 주식 거래 가능 시간은 현재보다 다시 늘어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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