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한 쌀 대신 감자로 빚었다"…강원도 산골에서 탄생한 독특한 ‘송편’의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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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한 쌀 대신 감자로 빚었다"…강원도 산골에서 탄생한 독특한 ‘송편’의 정체

위키푸디 2026-09-13 22: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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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편은 보통 쌀가루를 반죽해 깨나 콩을 넣고 빚는 음식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지역에서 구하기 쉬운 재료가 달랐던 만큼 송편을 만드는 방식도 지역마다 차이가 있었다.

강원도에서는 쌀가루 대신 감자를 이용했다. 감자를 갈아 전분을 얻고 이를 반죽한 뒤 팥이나 강낭콩을 넣어 송편을 만들었다. 쌀이 넉넉하지 않았던 산간 지역에서 많이 생산되는 감자를 떡 재료로 사용한 것이다.

특히 감자를 오래 보관하기 어려웠던 시절에는 상태가 나빠진 감자에서도 전분을 얻어 다시 음식에 사용했다. 지금부터 강원도에서 감자로 송편을 빚게 된 배경과 만드는 방법, 보관 중 상한 감자까지 다시 이용했던 이유를 알아본다.

쌀이 부족했던 강원도에서 탄생한 '감자송편'

강원도는 산지가 많아 논농사를 짓기 어려운 곳이 적지 않았다. 이런 지역에서는 쌀이 넉넉하지 않았고 대신 감자를 재배해 끼니를 해결하는 경우가 많았다.

감자는 삶거나 쪄 먹는 데 그치지 않았다. 양이 많을 때는 갈아서 전분을 얻었고 이 전분은 떡을 만드는 재료로도 쓰였다. 감자송편도 이런 방식에서 만들어졌다.

한국문화원연합회가 운영하는 지역N문화에는 강원도에서 감자녹말을 반죽해 팥이나 강낭콩을 넣고 송편을 빚었다는 내용이 소개돼 있다. 쌀가루를 넉넉하게 쓰기 어려웠던 지역에서 감자를 대신 활용한 것이다.

감자송편은 재료가 다른 만큼 쪄낸 모습도 일반 송편과 차이가 난다. 감자전분으로 만든 반죽은 익으면서 반투명하게 변한다. 안에 넣은 팥이나 강낭콩의 색이 겉으로 살짝 비치기도 한다.

식감도 다르다. 쌀가루로 만든 송편보다 탄력이 강하고 쫀득하게 씹힌다. 감자전분을 사용하기 때문에 겉면도 비교적 매끈하게 익는다.

모양도 강원도식 특징이 있었다. 관련 자료에는 감자녹말 반죽에 소를 넣은 뒤 손으로 눌러 자국을 남긴 송편이 소개돼 있다. 강원도농업기술원 자료가 실린 한국전통지식포털에는 감자송편을 비교적 크게 빚었다는 설명도 남아 있다.

결국 강원도 감자송편은 쌀 송편을 그대로 따라 만든 음식이 아니라 지역에서 많이 나는 감자를 이용해 따로 만들어진 떡이었다.

감자전분에 강낭콩 넣어 빚는 방법

감자송편은 삶은 감자를 으깨 모양만 송편처럼 만드는 음식이 아니다. 감자에서 전분을 따로 얻고 그 전분을 반죽해 만든다.

강원도 감자전분송편 조리법에는 감자전분 5컵과 소금 1작은술, 뜨거운 물 250mL를 사용하는 방법이 기록돼 있다. 먼저 감자전분에 소금을 섞고 뜨거운 물을 조금씩 부어 반죽한다.

여기에 넣는 소는 강낭콩으로 만들 수 있다. 강낭콩은 손으로 쉽게 으깨질 정도로 삶은 뒤 으깨서 체에 내린다. 이어 면포로 물기를 빼고 설탕을 넣어 볶으면 송편에 넣을 소가 된다.

반죽은 한입 크기로 떼어 가운데를 오목하게 만든다. 준비한 강낭콩소를 넣고 입구를 닫은 뒤 손으로 눌러 모양을 잡는다. 지역에 따라 강낭콩 대신 팥을 넣기도 했다.

빚은 송편은 젖은 면포를 깐 찜통에 올린다. 김이 오른 뒤 약 20분 동안 찌고 뜨거울 때 꺼내 참기름을 바른다.

감자전분에 뜨거운 물을 쓰는 데에도 이유가 있다. 전분은 찬물만 넣으면 쉽게 뭉치지 않기 때문에 뜨거운 물로 익반죽해야 송편 모양을 만들 수 있다.

이렇게 만든 송편은 익으면서 반죽이 투명해지고 안에 넣은 콩소도 겉에서 살짝 보인다. 쌀 송편과 같은 이름을 쓰지만 반죽을 만드는 방식과 완성된 식감은 전혀 다르다.

상한 감자까지 송편 재료로 바꾼 이유

감자송편은 감자를 많이 재배하던 환경뿐 아니라 당시 저장 여건과도 관련이 있다.

감자는 수확할 때 표면에 상처가 나면 오래 보관하기 어렵다. 저장 시설이 충분하지 않았던 시절에는 겨울을 나는 동안 감자가 얼거나 썩는 경우도 생겼다.

강원도에서는 이런 감자를 모두 버리지 않았다. 바로 먹기 어려운 감자는 따로 모아 전분을 얻는 데 사용했다.

한국전통지식포털에 실린 강원도 자료에는 보관 중 썩은 감자를 활용해 전분을 만드는 방법이 나온다. 오래 두기 어려운 감자를 항아리에 넣고 물을 갈아주면서 두었다가 자루에 넣어 짰다.

감자를 짜낸 물을 그대로 두면 전분이 아래에 가라앉는다. 이 앙금을 걷어내 말리면 다시 보관할 수 있는 감자전분이 된다. 이렇게 만든 전분은 송편이나 떡을 만들 때 사용했다.

지역N문화 자료에도 감자를 오래 보관하기 어려웠던 시절 가루 형태로 만들어 저장했다는 내용이 나온다. 당시 이렇게 만든 전분에서는 삭힌 감자 특유의 냄새와 맛이 나기도 했다.

다만 상한 감자를 그대로 반죽에 넣어 먹었다는 뜻은 아니다. 상태가 나빠진 감자에서 전분을 따로 분리하고 물을 갈아가며 앙금을 얻은 뒤 말려서 다시 사용했다.

지금은 감자전분을 따로 구할 수 있어 이런 방법을 거치지 않아도 된다. 또 삭힌 감자에서 나는 강한 냄새를 줄이기 위해 생감자를 바로 갈아 전분을 얻거나 판매되는 감자전분을 사용하는 경우도 많다.

강원도에서 감자송편이 만들어진 배경에는 쌀이 부족했던 환경과 감자를 많이 재배했던 지역 사정이 함께 있었다. 쌀가루 대신 감자전분을 반죽하고 여기에 콩이나 팥을 넣어 빚으면서 지금의 감자송편이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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