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통에 배 채우려고 먹었는데.. 지금은 부산 가면 줄 서서 찾는 ‘한국 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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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통에 배 채우려고 먹었는데.. 지금은 부산 가면 줄 서서 찾는 ‘한국 음식’

위키푸디 2026-09-13 06: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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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비빔당면은 한국전쟁 당시 먹을거리가 부족했던 부산에서 피란민과 시장 상인들이 허기를 채우며 먹던 음식에서 시작된 것으로 전해진다. 지금은 부평깡통시장과 국제시장 일대를 찾는 여행객들이 한 번쯤 맛보는 메뉴가 됐지만 처음 등장했을 당시에는 적은 재료로 한 끼를 해결하는 음식에 가까웠다.

9월에 접어들면서 선선한 날씨가 이어지면 부산의 오래된 시장 골목을 천천히 둘러보기에도 부담이 적어진다. 부산에는 돼지국밥과 밀면, 어묵처럼 널리 알려진 먹거리뿐 아니라 시장 생활 속에서 생겨난 음식도 남아 있다. 그 가운데 비빔당면은 삶은 당면에 고명과 양념을 넣어 비벼 먹는 부산 음식이다.

문화체육관광부 지역문화 포털 지역N문화와 부산시 자료에 따르면 비빔당면은 한국전쟁 당시 부산으로 몰려든 피란민과 시장 상인들의 끼니와 연결돼 있다. 당시 어떤 이유로 당면이 한 끼 음식으로 쓰였고 이후 부산 시장을 따라 어떻게 퍼졌는지 지금부터 알아본다.

먹을 것 부족했던 전쟁 시절 등장한 당면 음식

한국전쟁이 시작된 뒤 부산에는 전국에서 내려온 피란민이 몰렸다. 그러나 갑자기 사람이 늘어난 것과 달리 먹을거리는 넉넉하지 않았다. 이때 부평시장에서는 피란민과 상인들이 당면으로 허기를 달랐고 이것이 비빔당면의 시작으로 전해진다.

당면은 마른 상태로 보관할 수 있으며 물에 삶으면 양이 늘어난다. 또한 한꺼번에 삶아 준비해둘 수 있어 시장에서 빠르게 한 끼를 내놓기에도 편했다. 먹을 것이 부족했던 시절에는 적은 양으로도 배를 채울 수 있다는 점이 중요했다.

처음부터 지금처럼 여러 고명이 올라간 것은 아니었다. 초기에는 삶은 당면에 매콤한 양념과 참기름 등을 넣어 비벼 먹는 형태에 가까웠다. 이후 시장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단무지와 당근, 부추나 시금치, 어묵 등이 하나씩 더해지면서 현재와 비슷한 모습이 만들어졌다.

현재 판매되는 비빔당면도 기본 방식은 크게 다르지 않다. 삶은 당면을 그릇에 담은 뒤 어묵과 채소, 단무지 등을 올리고 고춧가루와 참기름 등이 들어간 양념을 넣어 비벼 먹는다. 당면의 쫄깃한 식감에 단무지의 아삭함과 어묵, 채소가 함께 섞이는 음식이다.

부평깡통시장에서 자리 잡은 비빔당면

비빔당면이 부산의 시장 음식으로 알려지는 데에는 부평시장이 큰 역할을 했다. 부평시장은 1910년 개설됐으며 1915년에는 부산 최초의 공설시장으로 운영됐다.

한국전쟁 이후에는 시장으로 여러 물자가 들어왔다. 특히 통조림과 외국 제품이 많이 거래되면서 부평시장에는 ‘깡통시장’이라는 이름이 붙었고 현재도 부평깡통시장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당시 시장에는 물건을 사고파는 상인뿐 아니라 피란민과 장을 보러 온 사람들이 계속 오갔다. 따라서 오래 기다리지 않고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자연스럽게 자리를 잡았다. 비빔당면은 당면과 고명을 미리 준비할 수 있었고 주문이 들어오면 그릇에 담아 양념을 더해 바로 내놓을 수 있었다.

또한 큰 조리 시설이 없어도 만들 수 있어 시장 좌판이나 작은 가게에서도 판매하기 어렵지 않았다. 이런 방식은 사람이 몰리는 시장 환경과 잘 어울렸고 부평시장 주변에서 비빔당면을 판매하는 곳도 점차 늘었다.

이후 인근 국제시장에서도 비빔당면을 쉽게 볼 수 있게 됐다. 부산의 주요 시장이 가까운 거리에 모여 있는 만큼 시장을 오가는 사람들을 따라 음식도 자연스럽게 퍼졌다. 그러면서 비빔당면은 특정 가정에서만 먹는 음식이 아니라 부산 시장 골목에서 만날 수 있는 메뉴로 자리 잡았다.

피란민의 끼니에서 부산 여행 별미로

세월이 흐르면서 비빔당면을 찾는 이유도 달라졌다. 전쟁 당시에는 적은 재료로 한 끼를 해결하기 위해 먹었지만 지금은 부산의 오래된 시장 음식을 맛보려는 사람들이 찾는 메뉴로 이어지고 있다.

현재 부평깡통시장과 국제시장 일대에서는 비빔당면을 판매하는 식당과 분식집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가게마다 고명의 종류나 양념 비율에는 차이가 있지만 삶은 당면에 어묵과 채소, 단무지 등을 올린 뒤 양념에 비벼 먹는 형태는 비슷하다.

비빔당면을 먹을 때는 당면과 고명을 먼저 골고루 섞은 뒤 양념이 한쪽에 뭉치지 않도록 비비면 된다. 당면은 쫄깃하고 단무지는 아삭하며 어묵과 채소가 함께 씹힌다. 여기에 매콤한 양념과 참기름 향이 더해지면서 부산 시장에서 오랫동안 이어진 비빔당면의 맛이 완성된다.

처음 등장했을 때는 당면과 양념을 위주로 한 소박한 음식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단무지와 채소, 어묵 등 고명이 더해졌다. 한 그릇에 들어가는 재료는 달라졌어도 삶은 당면에 고명과 양념을 넣어 비벼 먹는 방식은 부산 시장 골목에 계속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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