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김진성 기자] 영화나 드라마에서 볼 수 있는 시각특수효과(VFX)는 컴퓨터 그래픽을 이용해 만드는 경우가 많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간편히 제작할 수있게 되면서 해당 업계에 인력 파장이 심화하고 있다. 제작비가 줄어드는 만큼 ‘더 많은 편수의 영화나 드라마’를 만들 수 있게 됐지만, VFX 분야 투입 인력은 오히려 줄어드는 역설적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런 현상은 대표적 OTT 서비스 ‘넷플릭스’에서도 드러난다.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 CEO는 지난 7월 16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게토스 시에 자리한 넷플릭스 본사에서열린 실적발표회에서 “생성형 AI를 이미 300편의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활용했다”고 밝혔다. 주로 군중 장면·역사적 전투 장면 등, 지금까진 많은 비용이 투입되는 VFX 제작을 AI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서랜도스 CEO는 “예산 문제로 촬영하지 못했을 장면들도 AI 덕분에 구현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넷플릭스는 이렇게 절감한 비용을 다시 콘텐츠 제작에 투입할 생각이다. 2026년 총 비용만 전년 대비 약 10% 늘어난 ‘200억 달러(약 27조원)’ 수준으로 예상했다. 이렇게 늘어난 예산은 VFX 분야가 아니라 전체 콘텐츠 투자금이다. 즉 VFX 분야 비용을 아껴 전체 파이를 키운 셈이다. 지난 3월 넷플릭스는 AI 콘텐츠 제작을 전담하는 사내 스튜디오 ‘인큐베이터’를 신설했다.
이런 정황은 VFX 업계 전체에서 발견된다. VFX 분야 전문지 ‘VFX 보이스’는 올해 초 ‘2026년 전망’을 발표하며 ‘주니어 아티스트가 하던 업무 자체가 없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흐름은 과거부터 예견돼 왔다.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KCA)은 2023년 발간한 ‘미디어 이슈&트렌드’ 이슈 리포트를 통해 ‘스트리밍 서비스 확대로 콘텐츠 발주 물량이 인간 VFX 아티스트가 감당할 수 없는 수준으로 폭증하면서, VFX 업계 스스로도 AI를 적극 활용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런 동향은 국내 VFX 산업계도 크게 다르지 않다. 강윤성 감독의 영화 ‘중간계’는 18종의 캐릭터와 430신의 전투장면을 AI로 구현했다. 이 영화에선 AI 비전문가를 포함한 단 7명의 전담 인력만으로 VFX 관련 CG 작업을 모두 완료했다. 1세대 VFX 업체 ‘모팩스튜디오’에서도 AI를 적극적으로 도입, ‘AI를 활용해 1년이 걸리던 기존 CG작업을 3~4개월로 단축한 바 있다.
방송 현장도 마찬가지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와 한국전파진흥협회는 지난 10일 개최한 세미나 발표 자료에 따르면, SBS 드라마 ‘김부장’은 약 3분 분량의 액션 시퀀스 전체를 AI로 구현했다. 기획부터 영상 생성, 편집까지 전 과정에 AI를 활용한 것으로, 통상 스턴트 촬영과 후반 합성에 여러 인력이 투입되던 작업이 모두 AI로 대체됐다.
익명의 한 방송업계 관계자는 “많은 인력 투입은 결국 제작비 상승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AI대체는 피할 수 없는 대세”라면서 “인력의 재배치 및 효율적 운영을 통한 산업 활성화 방안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Copyright ⓒ 이뉴스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