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그룹 차기 회장 최종 후보에 이재근 KB금융지주 부문장이 선정됐다. 역대 최대 실적을 이끈 양종희 현 회장의 연임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던 만큼 금융권에서는 예상 밖의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안정'보다 '변화와 세대교체'에 무게를 뒀다.
KB금융 회추위는 11일 최종 후보 3명(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권광석 전 우리은행장·이재근 KB금융지주 부문장)을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를 진행한 뒤 이 부문장을 차기 회장 최종 후보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당초 금융권에서는 양 회장의 연임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였다. 재임 기간 KB금융이 사상 최대 실적을 잇달아 경신해서다. KB금융은 양 회장 취임 이듬해인 2024년 금융지주 최초로 연간 당기순이익 5조원을 넘어섰다. 올해 상반기에도 3조8846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금융권에서는 올해 연간 순이익이 사상 처음 6조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가능성도 거론됐다.
하지만 회추위는 2차 심층 인터뷰에서 후보별 경영 비전과 사업 전략, 그룹의 중장기 성장 방향 등을 검증한 뒤 차기 회장에 이 부문장을 선정했다.
조화준 회추위원장은 "현재의 우수한 성과에 머무르지 않고, 그룹의 본원적 경쟁력 강화와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과감한 변화와 세대교체가 필요한 시점에서 이를 이끌 적임자로 이 부문장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실제 두 사람은 KB국민은행과 지주에서 요직을 두루 거친 공통점이 있지만 이 부문장은 1966년생으로 양 회장보다 5살 젊다.
이어 조 위원장은 "(이 부문장은) 지주 부문장과 은행장을 맡으며 쌓은 은행과 비은행 전반에 대한 탁월한 전문성에 더해 재무·전략·글로벌 부문 등에 대한 높은 식견과 통찰력까지 겸비했다"고 평가했다. 회추위는 이 부문장이 은행장과 지주 부문장을 거치며 은행·비은행 사업 전반에 대한 경험을 쌓은 점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재근 체제 첫 과제는 양 회장 체제에서 높아진 실적 눈높이를 충족하는 동시에 새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것이 될 전망이다. 현재 KB금융은 자산관리(WM)·연금, 중소기업(SME), 기업투자금융(CIB), 보험, 인공지능(AI) 등을 차기 핵심 사업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에 이 부문장이 AI 전환과 생산적 금융, 글로벌 사업 확대를 통한 추가 성장 동력을 얼마나 구체적으로 제시할지가 과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생산적·포용금융 확대도 주요 과제로 꼽힌다. KB금융은 지난 7월 발간한 '2025 KB금융그룹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 오는 2030년까지 서민·취약계층에 10조5000억원, 소상공인·자영업자에 6조5000억원 등 총 17조원의 포용금융 자금을 공급한다는 계획을 제시한 바 있다. 수익성 관리와 금융의 사회적 역할을 동시에 충족해야 하는 셈이다.
이 부문장은 다음 달 2일 회추위와 이사회 추천을 거쳐 11월 20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회장으로 정식 선임될 예정이다. 임기는 11월 21일부터 3년이다.
한편, 이 부문장은 서울고와 서강대 수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경제학과 대학원을 거쳐 1993년 주택은행에 입행했다. 이후 KB국민은행 경영기획그룹장과 영업그룹장 등을 거쳐 2022년에는 업계 최연소 은행장에 올랐다. 지난해부터는 KB금융지주 부문장으로 글로벌과 WM, SME 사업 등을 총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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