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 살 때 색깔만 보고 고르지 마세요…천연벌꿀·사양벌꿀 구별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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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 살 때 색깔만 보고 고르지 마세요…천연벌꿀·사양벌꿀 구별하는 법

위키푸디 2026-09-11 09:00:00 신고

가을로 접어들면 따뜻한 차나 요리에 꿀을 넣어 먹는 일이 많아지고, 명절 선물이나 환절기 먹거리로 꿀을 찾는 사람도 늘어난다. 이때 마트에 가면 아카시아꿀과 밤꿀, 잡화꿀, 사양벌꿀처럼 여러 제품이 한꺼번에 진열돼 있어 무엇을 골라야 할지 헷갈리기 쉽다. 특히 겉으로 봐서는 색과 점도 정도만 달라 보여 천연벌꿀과 사양벌꿀의 차이를 바로 알아채기 어렵다.

하지만 모든 꿀이 같은 방식으로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천연벌꿀과 사양벌꿀은 꿀벌이 먹는 원료부터 다르고, 비타민과 무기질 같은 미량성분에서도 차이가 나타난다. 게다가 꿀이 굳었는지, 색이 진한지만 보고 종류를 판단하는 방법도 정확하지 않다. 따라서 꿀을 살 때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와 천연벌꿀과 사양벌꿀을 구별하는 방법을 지금부터 알아본다.

벌이 먹는 원료부터 다른 천연벌꿀과 사양벌꿀

먼저 천연벌꿀은 꿀벌이 꽃에서 꿀을 모아 벌집에 저장하고 숙성해 만든다. 아카시아꿀과 밤꿀처럼 특정 꽃에서 주로 얻은 제품도 있고, 여러 꽃에서 모은 잡화꿀도 있다. 따라서 같은 천연벌꿀이라도 어떤 꽃에서 얻었는지에 따라 색과 향, 맛이 달라진다.

반면 사양벌꿀은 꿀벌에게 설탕을 먹여 생산한 꿀이다. 그렇다고 완성된 천연벌꿀에 사람이 설탕이나 시럽을 직접 섞은 제품과 같은 것은 아니다. 꿀벌이 당액을 먹은 뒤 벌집에 저장하는 단계를 거쳐 생산되며, 천연벌꿀과는 별도의 식품으로 구분된다.

양봉 농가에서는 꽃이 부족한 시기에 벌무리를 유지하기 위해 당액을 공급하기도 한다. 이후 이런 방식으로 생산한 꿀은 천연벌꿀과 구분해 사양벌꿀로 판매한다. 결국 두 제품 모두 벌이 만든 꿀이라는 점은 같지만 벌이 처음 먹은 원료에는 차이가 있다.

또한 단맛만으로 두 제품을 구별하기는 어렵다. 천연벌꿀과 사양벌꿀 모두 과당과 포도당 같은 당류가 많은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 숟가락 먹어보고 더 달거나 덜 달다는 이유만으로 천연벌꿀 여부를 판단할 수는 없다.

성분을 비교하면 차이는 좀 더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국립농업과학원 김세건·한상미·홍인표·우순옥·장혜리 연구원과 가천대학교 장재선 연구원은 2017년 한국식품영양학회지에 ‘천연꿀과 사양꿀의 성분 분석’을 발표했다. 연구진은 국내산 천연 아카시아꿀과 밤꿀, 사탕수수와 사탕무를 먹인 꿀벌에서 얻은 사양꿀을 비교했다.

그 결과 천연꿀의 비타민과 무기질, 유리아미노산 함량은 사양꿀보다 높게 나타났고, 천연 밤꿀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또한 총단백질과 회분 함량 역시 천연 밤꿀에서 가장 높았다. 반면 천연꿀에서는 맥아당과 자당이 검출되지 않았지만 사양꿀에서는 2~7%가 확인됐다.

따라서 천연벌꿀과 사양벌꿀은 단맛만 놓고 보면 비슷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당류 외의 성분까지 보면 차이가 있다. 특히 꽃에서 얻은 천연벌꿀은 밀원에 따라 성분 차이가 생길 수 있어 아카시아꿀과 밤꿀도 같은 특성을 보이지 않는다.

색과 굳은 상태로 꿀을 구별하면 안 되는 이유

온라인에서는 천연벌꿀을 구별하는 방법이라며 여러 확인법이 소개된다. 물에 떨어뜨렸을 때 퍼지는 모습을 보거나 휴지에 묻혀 확인하는 방법이 있고, 숟가락에서 떨어지는 속도를 비교하거나 꿀이 굳는지를 보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이런 방법만으로 천연벌꿀과 사양벌꿀을 정확하게 구별하기는 어렵다. 꿀의 점도는 수분 함량과 보관 온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어떤 꽃에서 얻었는지에 따라서도 차이가 생긴다. 따라서 숟가락에서 천천히 떨어진다는 이유만으로 천연벌꿀이라고 볼 수 없다.

또한 꿀이 하얗게 굳거나 안쪽에 결정이 생겼다고 해서 가짜 꿀이라고 판단해서도 안 된다. 꿀 속 포도당은 보관 조건에 따라 결정으로 바뀔 수 있으며, 포도당 비율과 온도에 따라 굳는 속도도 달라진다.

특히 날씨가 차가워지면 액체였던 꿀이 점차 되직해지거나 결정이 생기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런 현상은 천연벌꿀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 반대로 오랫동안 액체 상태를 유지한다고 해서 천연벌꿀이라는 뜻도 아니다.

색 역시 확실한 구별 기준이 아니다. 아카시아꿀은 비교적 밝고 투명한 편이지만 밤꿀은 진한 갈색을 띠는 경우가 많다. 같은 천연벌꿀 안에서도 색 차이가 크기 때문에 밝으면 사양벌꿀이고 진하면 천연벌꿀이라는 식으로 나눌 수 없다.

결국 집에서 물이나 휴지, 점도, 결정 상태만 보고 꿀의 종류를 판별하려는 방법에는 한계가 있다. 소비자가 구매할 때 가장 쉽게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제품 포장에 적힌 표시다.

특히 제품 앞면이나 표시사항에 ‘사양벌꿀’ 또는 ‘사양벌집꿀’이라는 문구가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이어 식품 유형과 원재료 표시까지 함께 보면 어떤 방식으로 생산된 제품인지 확인하기 쉽다.

또한 ‘국산’이라는 문구도 천연벌꿀을 뜻하는 표시로 받아들이면 안 된다. 국내에서 생산한 사양벌꿀도 국산으로 판매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생산 국가와 꿀의 생산 방식은 따로 구분해서 봐야 한다.

단맛·밀원·가격 따져 고르는 꿀 구매법

천연벌꿀과 사양벌꿀의 차이를 확인했다면 다음으로는 꿀을 어디에 사용할지 생각해볼 수 있다. 요리나 음료에 단맛을 더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사양벌꿀도 사용할 수 있다. 두 제품 모두 당류 비중이 높아 조림이나 볶음, 따뜻한 음료 등에 단맛을 넣는 용도로 쓸 수 있다.

반면 꽃에서 비롯된 향이나 밀원에 따른 맛을 중요하게 본다면 천연벌꿀의 종류까지 확인하는 편이 좋다. 아카시아꿀은 비교적 색이 밝고 향이 부드러운 편이며, 밤꿀은 색과 향이 짙은 편이다. 잡화꿀은 여러 꽃에서 얻기 때문에 생산 지역과 시기에 따라 맛과 향이 달라질 수 있다.

가격 차이가 나는 이유도 생산 방식과 관련이 있다. 천연벌꿀은 꽃이 피는 시기와 밀원 상태에 따라 생산량이 달라질 수 있다. 특히 특정 꽃에서 얻는 꿀은 채밀 시기가 한정돼 있어 생산 여건에 따라 가격 차이가 커질 수 있다.

하지만 가격이 비싸다는 사실만으로 천연벌꿀이라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반대로 저렴하다는 이유로 곧바로 사양벌꿀이라고 판단하는 것도 정확하지 않다. 이때도 가장 먼저 볼 것은 가격표가 아니라 제품에 적힌 식품 유형과 표시다.

또한 천연벌꿀이라고 해서 많은 양을 먹어도 되는 식품은 아니다. 천연벌꿀과 사양벌꿀 모두 당류가 많은 식품이기 때문에 차나 음식에 넣을 때도 양을 조절해서 먹는 편이 좋다.

한편 돌이 지나지 않은 영아에게는 천연벌꿀과 사양벌꿀을 가리지 않고 꿀을 먹이지 않아야 한다. 따라서 어린아이가 있는 가정이라면 꿀의 종류를 고르는 것보다 섭취 연령을 먼저 확인해야 한다.

※ 꿀 살 때 확인할 5가지

① 천연벌꿀과 사양벌꿀은 꿀벌이 먹는 원료부터 차이가 난다.

② 물에 떨어뜨리거나 점도를 보는 방법만으로 두 꿀을 구별하기 어렵다.

③ 꿀이 굳거나 결정이 생겨도 가짜 꿀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④ 구매할 때는 ‘사양벌꿀’ 표시와 식품 유형, 밀원을 함께 확인한다.

⑤ 돌이 지나지 않은 영아에게는 종류와 관계없이 꿀을 먹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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