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은 언제나 운이 따라붙는 장태영(변요한)과 매 순간 악전고투해 온 박태영(노재원), 일명 장태와 박태다. 학창 시절부터 절친했던 이들은 성인이 된 후 메타버스 카지노 사업에 뛰어든다. 회사는 설립 8년 만에 매출 1000억원을 기록하지만, 성공과 함께 박태의 질투와 욕망은 점차 커진다. 급기야 박태는 베트남 출장길에 장태를 없애려는 계획을 세운다. 타고난 ‘운빨’로 목숨을 건진 장태는 전설의 타짜 곽동욱(조우진) 아래에서 복수를 준비하고, 거액이 오가는 글로벌 도박판에서 박태와 재회한다.
‘타짜: 벨제붑의 노래’는 허영만 화백의 ‘타짜’ 시리즈 마지막 편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전편들과 서사적으로 연결되어 있진 않지만, 벼랑 끝에 몰린 주인공이 고수를 만나 각성하고, 팜므파탈과 복수에 나선다는 시리즈 골격은 유사하다. 차별점은 시기와 질투, 복수라는 보편적이면서도 원초적인 감정을 전면에 내세웠다는 데 있다. 단순히 금전적 승부를 넘어 서로의 인생을 빼앗고 되찾으려는 주인공들의 관계성은 도박판의 긴장과 맞물려 극의 몰입도를 높인다.
극을 이끄는 변요한의 연기는 ‘타짜: 벨제붑의 노래’가 지닌 ‘최고의 패’다. 변요한은 성공에 취한 승부사의 여유부터 모든 것을 잃은 뒤 복수에 매달리는 독기까지, 장태영의 극단적인 변화를 설득력 있게 쌓아간다. 조우진과의 호흡은 예상 밖의 재미다. 두 사람이 주고받는 티키타카는 묵직한 복수극에 크고 작은 웃음을 만들며 숨통을 틔운다.
대립 서사를 완성하는 노재원과 이번 편의 히든카드인 미요시 아야카(가네코 역)의 존재감도 신선하다. 익숙한 배우들에서 벗어난 새로운 얼굴과 관계 배치는 ‘타짜’ 시리즈를 과거가 아닌 현재의 영화로 만든다. 반면 아브라함 역의 스윙스는 찰나의 등장에도 과잉 연기로 실소를 안긴다. 감독이 대사를 한국어에서 영어로 바꿔줬다고 해서 가려질 ‘발연기’는 아니다. 영화 속 곽동욱의 가르침처럼 가장 운 좋은 놈은 좋은 패를 가진 놈이 아니라, 그만둘 때를 아는 놈이다.
오는 23일 개봉. 청소년 관람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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