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은 한번 투자하면 쉽게 움직이기 어렵다. 특히 해외 부동산은 매물 탐색부터 실사, 자금조달, 계약, 인허가 등 거쳐야 할 절차가 많아 새로운 투자 기회가 생겼다고 해서 곧바로 자산을 편입하기 어렵다.
반면 리츠는 상장시장에서 거래되는 상품을 활용할 수 있어 상대적으로 빠르게 특정 국가나 섹터에 투자할 수 있다. 기관들이 실물 부동산의 비(非)유동성을 보완할 수단으로 리츠에 주목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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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리츠로 담고 보자”…전술적 자산배분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기관투자자 사이에서는 해외 부동산 포트폴리오의 일부를 리츠로 구성하는 ‘전술적 자산배분’ 전략이 중요해지고 있다.
전술적 자산배분(TAA)은 단기적 시장 상황이나 경제 전망에 맞춰 자산의 투자 비중을 탄력적으로 조절해 추가 수익을 노리는 투자 전략이다.
호주·일본·싱가포르 등 해외 기관투자자들은 전체 부동산 포트폴리오 가운데 약 5~10% 가량을 리츠로 보유하는 사례가 있다. 데이터센터, 호텔처럼 투자 수요가 빠르게 커지는 영역이 등장했을 때 실물 자산을 새로 매입하기 전에 리츠로 미리 투자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데이터센터 시장의 성장세가 예상되더라도 실제 데이터센터를 매입하려면 적합한 매물을 찾고 가격을 협상한 뒤 자금조달까지 마쳐야 한다. 그 과정에서 시장 분위기가 바뀌거나 좋은 투자 기회를 놓칠 수 있다.
리츠를 활용하면 이런 시간차를 줄일 수 있다. 특정 국가나 섹터에 대한 투자 기회를 먼저 확보한 뒤 실제 실물 부동산 투자로 연결하는 전략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특히 해외 부동산 포트폴리오 규모가 수십조원에 이르는 대형 기관일수록 이런 방식의 활용도가 커질 수 있다. 오피스, 물류, 주거, 데이터센터 등 각 섹터의 투자 트렌드가 바뀔 때 리츠로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것이다.
◇국민연금도 글로벌 리츠…“부족한 섹터 보완”
국민연금도 글로벌 리츠 투자를 활용하고 있다.
단순히 현재 금리 수준에서 리츠가 저평가됐는지를 판단해 투자하는 것과는 접근 방식이 다르다. 전체 부동산 포트폴리오를 놓고 봤을 때 특정 자산이나 지역, 섹터에 부족한 익스포저를 리츠로 채우는 데 초점을 맞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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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령 기존 해외 부동산 포트폴리오에서 데이터센터 비중이 낮다면 관련 리츠로 해당 시장에 우선 진입할 수 있다. 특정 국가의 호텔 시장이 유망하다고 판단될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기관 입장에서는 투자 타이밍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실물 자산에 직접 투자하기까지 필요한 시간을 벌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더 나아가 리츠 투자가 단순한 대체재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리츠로 먼저 투자한 국가나 섹터에서 실제 실물 부동산 투자 기회를 찾게 되면 기존 리츠 자산을 처분해 다시 유동성 자산으로 활용할 수 있다.
즉 ‘리츠로 먼저 들어가고, 실물로 갈아타는’ 방식이다. 실물 부동산의 느린 거래 속도를 리츠의 상대적인 유동성으로 보완하는 셈이다.
◇리츠로 부동산 트렌드 '선점'…발빠르게 투자
행정공제회는 이런 리츠 활용 전략을 적극적으로 구사하는 기관으로 꼽힌다.
기관투자자들이 리츠를 바라보는 시각도 과거와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리츠를 주식과 유사한 금융상품으로 보고 가격 변동성을 부담 요인으로 보는 경우가 많았다. 실물 부동산에 비해 시가 변동이 잦다는 점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리츠를 포트폴리오 전체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전술적 수단으로 보는 접근이 확대되고 있다.
특히 부동산 시장의 투자 트렌드가 빠르게 바뀌는 상황에서 리츠의 활용도는 더욱 커질 수 있다. 데이터센터처럼 과거에는 비중이 크지 않았던 자산이 새로운 핵심 투자처로 부상하거나, 특정 국가의 관광산업이 급성장하는 경우 실물 부동산만으로는 즉각 대응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기관투자자 입장에서는 모든 투자 기회를 실물 부동산으로만 대응할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장기 보유할 핵심 자산은 실물로 확보하되, 변화가 빠른 영역에는 리츠를 활용해 먼저 발을 담그는 방식으로 포트폴리오의 기동성을 높일 수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해외 부동산은 좋은 투자 기회를 발견해도 실제 자산을 매입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며 “리츠를 활용하면 특정 국가나 섹터에 대한 익스포저를 먼저 확보한 뒤 시장 상황에 따라 실물투자로 연결할 수 있어 전술적 자산배분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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