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 평택사업장의 월세지원금 부정수급 의혹을 두고 회사 내부 조사 상황을 전하는 글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조사 대상 규모부터 면담 방식, 징계 조건까지 구체적으로 적은 게시물이 퍼지면서 조사 근황이 실시간으로 새어 나오고 있다. 다만 게시물에 담긴 수치와 처분 내용 상당수는 회사가 공식 확인하지 않아 사실 여부는 가려지지 않았다.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 뉴스1
10일 온라인에서 확산하고 있는 '평택 삼성전자 사건 실시간 상황'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작성자는 월세지원금 부정수령 대상자가 약 1000명이라고 주장했다. 인사과 면담은 절반가량 진행됐다는 게 이 작성자의 설명이다.
앞서 삼성전자 관계자는 월세지원금 수급자를 대상으로 내부 조사에 들어갔고 조사를 마친 뒤 징계 여부와 수위를 정할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조사 대상 규모를 두고는 의견이 분분했다. 조사 대상이 된 직원이 100명 이상이라는 전언이 있는가 하면 사실관계 확인에 나선 대상만 1000명 안팎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작성자 말대로라면 1000명 안팎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작성자는 인사과 직원이 평택으로 파견 나와 직원별로 부동산 계약서와 사택 지원 내용을 현장에서 1대1로 대조하고 있다고 적었다. 실거주 여부를 확인하는 면담을 위해 직원들이 줄을 서 있다는 목격담도 덧붙였다.
작성자는 부정수급 액수가 직원 1명당 3년간 2000만원씩, 전체 규모로는 200억원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글에는 처분 수위를 구체적으로 언급한 대목도 담겼다. 회사가 대상자에게 두 가지 중 하나를 고르도록 했다고 적혀 있다. 전환 배치를 선택하면 모든 성과급에서 제외되고 하위 고과가 고정 할당되며 이후 사내 복지를 이용할 때 모니터링 대상이 된다고 글쓴이는 전했다. 다른 하나는 퇴사다. 자진퇴사로 처리돼 희망퇴직금과 실업급여를 받지 못한다는 내용이다. 사안이 경미한 일부는 감봉에 그친다는 언급도 있었다.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 뉴스1
삼성전자 DS부문은 2022년부터 평택사업장 근무자 가운데 전용면적 33㎡(약 10평) 미만 오피스텔·원룸·1.5룸 등에 사는 저연차 직원에게 월 최대 70만원의 월세를 지원해 왔다. 본가가 멀어 출퇴근이 어렵거나 교대근무를 위해 별도 거처를 둬야 하는 직원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복지 제도다.
의혹의 핵심은 일부 직원이 실제 거주 조건과 다른 계약서를 회사에 낸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익명 커뮤니티에는 실제로는 33㎡가 넘는 집이나 투룸에 살면서 회사 제출용 계약서에만 면적을 줄이거나 원룸으로 표기했다는 주장이 올라왔다. 관리비 일부를 월세로 잡아 지원금을 더 받거나 실제 계약서와 회사 제출용 계약서를 따로 작성하는 '이중계약'을 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계약서를 지원 기준에 맞춰 작성하는 방법을 부동산 중개업자가 먼저 안내했다는 게시물도 나왔다.
직접 조사를 받은 것으로 보이는 직원이 쓴 글도 퍼지고 있다. 블라인드에 올라온 한 게시물에서 작성자는 면담 과정에서 눈물을 흘렸다고 적었다. 누구나 하는 것인 줄 알았고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는 것이다. 그는 면담에서 사안의 심각성을 전해 듣고 가족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책임 소재를 두고 반응은 엇갈린다. 회사를 탓하는 글도 있다. 한 작성자는 평택 근무가 사실상 강제였고 면적을 바꾸는 방법도 부동산에서 먼저 알려줬다고 주장했다. 신청 당시 회사가 제대로 확인하지 않다가 뒤늦게 문제 삼는다는 불만도 나왔다. 면담 압박이 심해 건강이 나빠졌다는 하소연도 있었다.
내부 시선은 싸늘하다. 일부 구성원의 행동 탓에 다른 복지까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성인이 스스로 판단해 한 일인 만큼 책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높은 성과급으로 외부 시선이 곱지 않은 상황에서 지원금 논란까지 겹쳐 분위기가 뒤숭숭하다는 반응도 있다. 지원 기간이 끝난 과거 수급 건까지 전수조사해 부당이득을 환수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법적으로는 고의성이 핵심 쟁점으로 꼽힌다. 지원 기준과 면적 초과 사실을 알고도 회사 제출용 계약서를 따로 만들었는지가 판단을 가를 수 있다. 허위 계약서를 내 받지 않았어야 할 지원금을 받았다면 사기죄, 계약서를 임의로 고쳐 제출했다면 사문서위조·변조 및 위조사문서행사 여부가 문제 될 수 있다. 중개업자가 허위 계약서 작성에 관여했다면 공인중개사법 위반 소지도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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