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훈 전 TBS 위원이 9일 일본 도쿄서 별세했다. 향년 86세. 사진은 2010년 8월 31일 잠실 넥센-LG전 장 위원의 시구 장면. 스포츠동아DB
[스포츠동아 박정현 기자] 일본프로야구(NPB) 통산 최다인 3085안타를 기록한 재일교포 장훈(일본명 하리모토 이사오) 일본 TBS 해설위원이 향년 86세로 세상을 떠났다.
산케이스포츠 등 일본 현지 매체들은 10일 “장훈 위원이 9일 도쿄서 사망했다”고 알렸다.
약 2달 전까지 장 위원은 건강했다. 7월 27일 일본 도쿄 도쿄돔서 열린 자선 야구대회에 대타로 출전해 팬들과 다시 만났다. 투수의 초구를 지켜본 뒤 도저히 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곧바로 덕아웃으로 돌아왔다. 그는 경기를 마친 뒤 “내년에도 출전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일주일 전부터 연습하겠다”며 특유의 입담을 선보였지만 그 타석이 생애 마지막이 됐다.
장 위원은 재일교포로 1940년 일본 히로시마서 태어났다. 오른손잡이였지만 히로시마 원자폭탄 피폭과 교통사고의 여파로 오른손을 제대로 활용할 수 없었다. 힘을 충분히 쓰기 위해 왼손타자로 야구 생활을 시작한 그는 1959년 도에이 플라이어즈(현 닛폰햄 파이터즈)에 입단해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롯데 오리온즈(현 지바 롯데 마린즈)를 거치며 NPB 통산 2752경기서 타율 0.319, 504홈런, 1676타점의 성적을 올렸다.
현역 시절 20연속 시즌 세 자릿수 안타를 때려내 ‘안타 제조기’로 불렸다. NPB 최초로 3000안타 고지를 밟았다. 수위타자(타격왕) 7회, 최고 출루율 9회, 최우수선수(MVP) 1회 등을 수상하며 NPB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은퇴한 후에는 TBS 해설위원으로 활동하며 야구팬들과 소통했다.
한국 야구와도 인연이 깊다. 장 위원은 KBO리그가 출범한 1982년부터 2005년까지 KBO 총재 특별보좌역으로 활동했다. 여러 공로를 인정받아 1980년 대한민국 체육훈장 맹호장, 2007년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받았다. 또한 절친한 후배인 고(故) 백인천 전 감독의 현역 시절 NPB 진출을 돕기도 했다. 백 전 감독은 지난달 17일 영면에 들었다.
지난달 백 전 감독의 별세 소식을 전해 들었던 장 위원은 “백 전 감독은 나보다 세 살 어린 소중한 후배이자 같은 시대를 함께 달려온 동료다.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이 정말 안타깝다”며 추모 메시지를 남겼다. 그는 한 달도 지나지 않아 한 시대를 함께 했던 동료의 곁으로 떠났다.
KBO는 장 위원의 조문을 검토하고 있다.
박정현 기자 pjh6080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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