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엔저’가 변곡점을 맞고 있다.
달러당 엔화 환율은 한때 164엔대까지 치솟았지만 최근 153엔대로 약 한 달 반 만에 11엔가량 떨어졌다.
엔화 가치가 그만큼 빠르게 강해지고 있다는 의미다. 시장에서는 엔·달러 환율이 추가로 150엔선까지 내려갈 가능성도 거론된다.
배경에는 일본은행의 긴축 전환이 있다. 일본은행은 오는 9월 17~18일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재 1.00%에서 1.25%로 0.25%포인트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문제는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이다. 저금리 엔화를 빌려 한국·미국 등 해외자산에 투자했던 자금이 엔화 강세와 일본 금리 상승을 계기로 해외자산을 매각하고 일본으로 되돌아갈 수 있다.
한국 증시 역시 외국인 수급 악화와 변동성 확대를 경계해야 하는 이유다.
그러나 슈퍼 엔저의 종료가 한국 경제에 모두 악재인 것은 아니다. 엔화 강세는 일본 기업의 가격 경쟁력을 약화시켜 자동차·기계 등 일본과 경쟁하는 한국 수출기업에는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 반면 엔 캐리 자금이 급격하게 청산되면 대형 기술주와 성장주에는 부담이 될 수 있다.
결국 관건은 엔화의 절대 수준보다 엔화 강세의 속도와 자금 이동의 속도다.
완만한 엔고라면 한국 기업의 수출 경쟁력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급격한 엔고와 캐리 청산이 겹치면 국내 증시에는 충격이 될 수 있다.
164엔대의 슈퍼 엔저에서 153엔대의 엔고 전환. 이제 한국 경제와 증시는 ‘엔저 수혜’를 계산하기보다 엔화 강세가 글로벌 자금의 방향을 얼마나 빠르게 바꿀지를 주시해야 할 시점이다.
차승민 기자 smcha@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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