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영우(27·아우크스부르크)가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그 과정에는 든든한 조력자가 있었다.
설영우는 9일 국내 언론과의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어린 시절 잠도 안 자고 TV로 독일과 영국 리그를 봤다. 나에게는 꿈에 그리던 리그였다"고 빅리그에 입성한 소감을 전했다.
유럽 이적시장 막바지에 아우크스부르크 유니폼을 입은 설영우는 구자철, 지동원, 홍정호에 이어 이 팀에서 뛰는 네 번째 한국인이 됐다. 특히 구자철은 설영우의 아우크스부르크행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처음부터 설영우가 구자철에게 조언을 구했던 것은 아니다. 두 사람은 연락처조차 없었다. 설영우는 "(구)자철이 형이 (이)승우에게 내 연락처를 전달받고 먼저 연락을 주셨다. 아쿠스부르크의 장점과 내가 이 팀에 왔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다"고 돌아봤다.
구자철의 이야기는 설영우의 선택에도 영향을 미쳤다. 설영우는 "자철이 형이 여기서 잘하셨기 때문에 나도 그 길을 따라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이 팀을 선택한 것"이라며 "자철이 형이 에이전트 역할을 했다"고 표현했다.
그렇게 독일에 도착한 설영우에게 이제 남은 것은 경쟁이다. 두 경기 모두 교체로 출전한 그는 아직 충분한 출전 시간을 확보하지 못했지만, 새로운 팀에서 자신의 자리를 만들어가고 있다.
설영우는 "많은 시간은 아니었지만 이제야 '이적했구나'라는 실감이 난다"면서 "최대한 많이 뛰고 싶다"고 말했다.
설영우도 이를 인정했다. 그는 "난 한 게 없지만 같은 팀의 일원으로서 팀의 좋은 분위기를 같이 만끽하고 있다"며 "팀 상황이 좋다 보니까 내 경쟁에는 조금 어려움이 온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설영우는 "언젠가 나에게도 선발 기회가 올 거라고 생각한다"면서 "기회가 오면 그 친구들보다 더 좋은 퍼포먼스를 펼쳐서 감독님을 곤란하게 만들어 드리겠다는 생각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등번호 7번을 달게 된 것도 이런 각오와 맞닿아 있다. 설영우는 그동안 대표팀을 제외하면 꾸준히 66번을 달고 뛰었다. 아우크스부르크에서도 66번을 원했지만 분데스리가에서는 50번 이상의 등번호를 사용할 수 없었다.
그는 "이적하면서도 계속 66번을 달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다른 번호를 해본 적도 없고 딱히 하고 싶은 번호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구단이 먼저 7번을 제안했고, 설영우는 이를 받아들였다.
그는 "분데스리가에서 7번을 단다는 것 자체의 의미를 잘 알고 있고 부담도 컸다"면서도 "이 팀 선수들에게 무시받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7번에 어울리는 선수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할 수 있는 동기부여가 될 것 같아서 달았다"고 말했다.
분데스리가에서 만날 한국 선수들과의 맞대결 역시 설영우에게는 새로운 자극이다.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정우영(우니온 베를린), 황희찬(샬케), 이재성(마인츠), 옌스 카스트로프(묀헨글라트바흐) 등과 맞붙을 가능성이 있다.
설영우는 "외국에서 한국 선수를 만난다는 게 정말 반갑고 좋은 일"이라며 "(이)재성이 형, (정)우영이, (황)희찬이 형과 많이 부딪치고 경쟁하게 될 거다. 벌써 설렌다"고 기대했다. 특히 정우영을 두고는 "우영이랑 할 때 거칠게 해서 눌러줄 생각"이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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