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원 의혹'에 들춰진 주식 불공정거래 실태…개미들 피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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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원 의혹'에 들춰진 주식 불공정거래 실태…개미들 피눈물

연합뉴스 2026-09-09 18:30:52 신고

미정보공개 이용·주가조작 등 불법의혹 종합선물세트 방불

제넨셀 강모씨 "1억원 보낼게, 일단 사라"…허위자료로 주가띄우기

임상승인 호재 뜨자 큰 손들 일제 매도…고점에 물린 개미는 피해

생각에 잠긴 김승원 법무부 장관 생각에 잠긴 김승원 법무부 장관

(서울=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8일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2026.9.8 hwayoung7@yna.co.kr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정회인 기자 =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신약 임상시험 승인 청탁 의혹'을 전후로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관련 주식 매매가 이뤄진 것은 물론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매개로 주가조작 의혹까지 제기됐다.

허위 자료 등을 토대로 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코로나 치료제 임상계획 승인까지 치솟았던 주가가 이후 급격히 하락하면서 일반 개인 투자자들이 큰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 "1억원 보낼게. 일단 사라"…빠지지 않는 내부자 거래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김 후보자의 신약 로비 의혹 당사자인 제넨셀 창업자 강모 교수는 2021년 10월 19일 제넨셀 지분 66만주와 전환사채(CB) 50억원을 세종메디칼에 넘기는 계약을 체결했다. 세종메디칼이 제넨셀의 최대주주가 된 것이다.

해당 내용은 이튿날 오전 7시 30분께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됐는데 강 교수는 약 2시간만인 오전 9시 23분께 역시 이번 의혹의 핵심 당사자로 꼽히는 양모씨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다.

정치권 인사 등에 대한 인맥을 보유한 브로커 양씨는 강 교수의 청탁을 받고 김 후보자에게 접촉, 김강립 당시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게 제넨셀의 임상시험 계획 승인과 관련한 연락을 하도록 한 인물이다.

관련 공소장과 1심 판결문을 보면 강 교수가 양씨에게 보낸 메시지에는 "세종메디칼이 제넨셀 주식을 인수했으므로 세종메디칼 주가가 오를 것"이란 취지의 내용이 담겼다.

강 교수는 약 30분뒤엔 "1억원을 보내겠다, 수익률을 어떻게 나눌지는 나중에 생각하고 일단 주식을 매수하라"는 취지의 추가 메시지와 함께 돈을 송금했고, 양씨는 세종메디칼 1만8천920주, 당시 시가 1억2천700만원 상당을 매입했다.

전자 공시후 3시간이 지나기까지는 침묵을 지켜야 하는 자본시장법상 규제를 무시하고, 지인을 통해 내부자 거래를 한 것이다.

이는 상장사 호재성 정보를 입수한 특수관계자와 큰 손이 먼저 움직이고, 공개된 정보만 믿고 투자한 개인은 뒤늦게 위험을 떠안는 국내 주식시장의 고질적 병폐가 적나라하게 드러난 대목이다.

2021년 10월 26일 식약처의 제넨셀에 대한 임상계획 승인 전까지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한 허위·과장 자료 제출 등도 드러났다.

강 교수는 코로나 치료제를 개발하면서 실제로 하지도 않은 햄스터 동물실험을 한 것처럼 특허명세서를 작성해 특허청에 제출해 특허 결정을 취득했고, 식약처가 햄스터 동물실험 자료가 필요하다고 하자 실제로 수행하지도 않은 실험을 한 것처럼 자료를 만들어 제출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혐의는 제넨셀의 허위자료 제출과 세종메디칼 주가조작 등과 관련한 의혹의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관련 공시를 거슬러 올라가면 세종메디칼을 둘러싼 자금 흐름은 제넨셀 투자 약 석 달 전부터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세종메디칼 세종메디칼

[세종메디칼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 공시로 본 석 달…'경영권 교체→바이오 진출→제넨셀 투자'

2021년 7월부터 10월까지 세종메디칼에서는 경영권 교체와 바이오 신사업 진출, 초기 투자자들의 지분 매각 등 굵직한 거래가 잇달아 이뤄졌다.

이 과정에서 타임인베스트먼트 등 최소 7개 법인·투자조합이 공시에 등장했고, 이들 가운데 일부는 대표나 조합원이 겹쳤다.

예를 들어 B 컨소시엄의 대표 최모씨는 K 조합의 대표를 겸했고, 또다른 조합의 최대출자자인 신모씨는 M 조합 조합원으로도 참여했다. 여타 조합들에서도 다수의 조합원이 중복해 이름을 올린 모습이 확인된다.

이런 투자주체들이 세종메디칼에 들어오고 빠져나간 과정은 당시 공시를 시간순으로 보면 보다 뚜렷하게 나타난다.

기존 최대주주인 정현국 씨는 7월 23일 보유지분 58.25%에 대한 매각 계약을 맺었고, 이후 4개 투자조합이 8월 27일 약 757억원에 지분을 최종 인수했다.

이와 별도로 타임인베스트먼트는 약 125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 16.67%의 세종메디칼 최대주주에 올랐다.

최대주주 변경 직후인 9월에는 이재철 타임인베스트먼트 대표가 세종메디칼 대표에 취임하고 바이오사업이 신규 사업목적으로 추가됐다.

세종메디칼은 10월 19일 제넨셀 주식과 전환사채(CB)에 총 112억9천800만원을 투자해 지분 14.01%를 확보했고, 일주일 뒤인 26일 제넨셀 임상시험 계획이 승인됐다.

곧바로 초기 투자자들의 매도가 이어졌다. 일부 조합은 임상 승인 다음날인 27일부터 이틀 동안 세종메디칼 지분을 모두 장내 매도했다.

공시된 거래를 합산하면 매도대금은 약 809억원, 취득가 대비 단순 차익은 약 183억원으로 추산된다.

반면 임상 승인이라는 호재가 현실화한 직후 주가는 정반대로 움직였다. 임상 승인 이튿날인 10월 27일 장중 8천760원까지 치솟았던 세종메디칼 주가는 대규모 매물이 쏟아지면서 하한가인 5천300원으로 추락했다.

주가는 28일에도 22% 넘게 떨어진 데 이어 29일에는 4천115원까지 밀렸다. 27∼28일 이틀간 사라진 시가총액은 약 1천500억원에 이른다. 초기 투자자들이 수백억원어치 주식을 처분하면서 주가가 나흘 만에 반 토막이 된 것이다.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홍보관의 주식 전광판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홍보관의 주식 전광판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 '8천760원→412원'…주가폭락·상폐 위기에 주주들 '피눈물'

당시만 해도 전 세계적 위협이었던 코로나19 팬데믹을 해결할 치료제에 대한 기대감에 투자를 결정했던 일반 투자자들에게는 악몽이 시작됐다.

허위 자료로 승인을 받아냈던 임상은 중단됐고, 손실이 지속되며 주가가 412원까지 추락했다. 결국 현재는 매매거래가 정지된 채 상장폐지 결정을 내린 한국거래소와 법적 다툼을 진행 중이다.

강 교수의 코로나19 신약 불법청탁 의혹과 관련한 피해자는 최소 수백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종메디칼·제넨셀 주주연대는 최근 재판부에 제출한 엄벌 탄원서에서 약 700명의 소액주주가 결집했으며, 이 가운데 당시 관련 호재를 보고 투자한 실질 피해주주 약 100명의 피해 규모를 별도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2020년 11월 코스닥기업 KH필룩스가 제넨셀에 15억원을 투자한 것과 관련해서도 논란이다.

KH필룩스는 배상윤씨가 무자본 M&A로 인수한 코스닥 기업으로,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배씨에 대해 최근 "쌍방울 대북송금의 핵심 김성태 전 회장과 '경제공동체'로 불리는 인물이며, 현재 수천억 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인터폴 적색수배까지 내려진 해외 도피 사범"이라며 "대장동 김만배와도 금전적으로 얽혀 있다는 의혹마저 받는 자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김승원 후보자는 그 김만배와 수원 수성고 동문"이라고 주장했다.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가 금융위원회에 통보하는 불공정거래 혐의 사건은 작년 한 해에만 총 98건에 이르렀다. 이 가운데선 미공개정보 이용이 58건(59.2%)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부정거래 18건(18.4%), 시세조종 16건(16.3%) 등 순이었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이하 한투연) 대표는 "주가조작이 여전히 횡행하고 있다. 작전세력이 판을 치고 그 설거지를 개인 투자자들이 온전히 뒤집어쓰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등과 달리 우리나라는 중대 자본시장 범죄에 대한 처벌이 약한 데다 재판을 하려 해도 비용이나 시간 부담이 큰 게 문제"라면서 "이런 잘못을 하면 정말로 일벌백계로 패가망신한다는 풍토를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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