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는 이날 정례회의에서 동양생명에 70억원대 과징금을 부과하는 제재안을 의결했다.
동양생명은 2022년 금감원 검사에서 고객 동의 없이 개인신용정보를 자회사형 법인보험대리점(GA)에 제공한 사실이 적발됐다. 금감원은 이를 신용정보법상 동의 없는 제3자 제공으로 판단하고 제재심에서 1400억원대 과징금을 산정했다.
금융위는 과징금 산정 과정에서 정보가 일반 외부업체가 아닌 보험 모집과 계약 유지, 고객관리 등을 담당하는 자회사 GA에 제공됐다는 점을 참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보험 모집 업무를 맡긴 자회사에 정보를 제공한 만큼 일반적인 제3자 제공과는 성격이 다르고, 업무위탁의 성격도 일부 있다는 점을 고려해 과징금 산정 범위와 감경 수준을 조정했다는 것이다.
최종 제재가 확정되기까지는 3년 넘게 걸렸다. 금감원 제재심 이후 금융위 법령해석심의위원회와 안건검토소위원회 등이 정보 제공의 법적 성격과 제재 수위를 거듭 검토했다. 같은 행위를 두고 금감원 제재심과 금융위 심의 과정에서 위반 정도와 과징금 산정에 대한 판단이 달라지면서 제재액도 1400억원대에서 70억원대로 크게 줄었다.
당초 과징금이 1400억원대까지 산출된 데는 신용정보법의 과징금 부과 구조가 영향을 미쳤다. 신용정보법은 고객 동의 없이 개인신용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한 경우 관련 매출액의 3% 이하에서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동양생명의 매출액을 기준으로 3%를 단순 적용하면 과징금 규모는 약 1400억원에 이른다.
보험업계에서는 이러한 산정 방식이 정보 제공의 목적과 고의성, 실제 소비자 피해 정도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고객 정보를 불특정 외부업체에 판매하거나 유출한 행위와 보험 모집을 담당하는 자회사에 제공한 행위를 같은 기준으로 제재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주장이다.
이번 결정은 유사한 사안으로 제재 절차를 밟고 있는 신한라이프와 라이나생명의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두 회사 역시 자회사형 GA에 고객 정보를 제공한 건으로 금융당국의 제재 절차가 진행 중이다. 매출액의 3%를 단순 적용한 법정 상한은 신한라이프 약 2096억원, 라이나생명 약 962억원으로 두 회사를 합치면 3000억원을 웃돈다.
금융위가 동양생명 제재 과정에서 적용한 정보 제공의 성격과 감경 논리를 후속 제재에도 반영할 경우 두 회사의 실제 과징금도 당초 예상보다 크게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다만 정보 제공 방식과 기간, 대상 고객 수와 위반 정도 등이 회사별로 다른 만큼 동양생명과 동일한 수준의 감경이 적용될지는 미지수다.
금융당국은 이번 사안을 계기로 신용정보법상 과징금 부과 기준을 정비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위반 행위의 성격과 고의성, 소비자 피해 규모 등을 과징금에 보다 세밀하게 반영할 수 있도록 부과 기준을 세분화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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