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치열하게 싸웠다"… 히딩크, 이탈리아 기자 한국 조롱에 사이다 제대로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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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치열하게 싸웠다"… 히딩크, 이탈리아 기자 한국 조롱에 사이다 제대로 날렸다

위키트리 2026-09-09 13:58: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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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의 4강 신화를 이끌었던 거스 히딩크 감독이 24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이탈리아의 판정 논란 주장에 대해 격앙된 반응을 보이며 일침을 가했다.

거스 히딩크 대한민국 전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이 2024년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서울시향 홍보대사 위촉식 및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뉴스1

히딩크 감독은 이탈리아 한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2002년 한일 월드컵 16강전 당시에 불거졌던 판정 논란과 관련한 질문을 받았다. 기자는 인터뷰 도중 “당시 경기 주심이었던 바이론 모레노 심판이 심판복 안에 한국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있었던 것 아니냐”라는 노골적인 질문을 던지며 히딩크 감독의 심기를 자극했다.

이에 히딩크 감독은 “그런 질문은 이미 특정하게 편향된 의도를 드러내고 있기 때문에 전혀 좋아하지 않는다”라고 선을 그은 뒤 “굳이 당신들이 주장하는 것과 같은 논리적인 방향으로 가보자면 전반전에 팔꿈치로 한국 선수를 가격했던 크리스티안 비에리야말로 당장에 옐로카드를 받았어야 했다. 하지만 모레노 심판은 그 장면 역시 보지 못하고 그냥 넘어가지 않았나”라며 당시 경기 내에서 발생했던 이탈리아 측의 반칙 사례를 역으로 지적했다.

이어 패배의 원인을 오직 심판에게만 돌리려 하는 이탈리아 축구계의 안일한 태도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경기 결과를 두고 심판을 탓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가장 쉬운 핑계에 불과하다. 당시 이탈리아 대표팀은 그야말로 엄청난 잠재력과 전력을 갖추고 있던 팀이었다. 당대 세계 축구를 호령하던 그 대단한 이름들을 직접 보라. 그들이 실제로 필드 위에서 보여줬어야 할 플레이 방식대로라면 한국을 완벽하게 압도했어야 정상이다. 하지만 그들은 필드 위에서 전혀 그러지 못했다”라며 상대 전력의 우위에도 경기력에서 압도하지 못한 이탈리아의 불찰을 꼬집었다.

거스 히딩크(76) 전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2022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여자친구와 함께 입국하고 있다. / 뉴스1

실제로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이탈리아 국가대표팀의 라인업은 세계 최고 선수들로 가득 찬 화려함 그 자체였다. 프란체스코 토티를 비롯해 잔루이지 부폰, 파울로 말디니, 크리스티안 비에리 등 내로라하는 슈퍼스타들이 대거 포진해 있었다.

히딩크 감독은 이 점을 재차 강조하며 “그 위대한 선수들이 필드 위에서 한국을 무너뜨렸어야 했다. 그것이 당연한 수순이었지만 우리 한국 대표팀은 스스로에 대한 강한 자신감이 있었고, 경기가 진행되는 내내 매우 높은 템포를 유지하며 치열하게 싸웠다. 이탈리아는 우리가 이토록 강력하게 저항하고 거세게 압박할 것이라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탈리아는 자신들의 실력으로 손쉽게 이겼어야 했던 경기였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이기지 못했다”고 전했다.

더불어 히딩크 감독은 16강전 당시 골든골의 주인공이었던 안정환을 향해 이탈리아 축구계가 가했던 부당한 처사에 대해서도 거센 분노를 표출했다. 당시 이탈리아 세리에A 페루자 소속이었던 안정환은 극적인 골든골로 한국의 8강 진출을 이끈 후 소속팀 페루자로 복귀하지 못했다. 페루자의 구단주가 언론을 통해 안정환을 향한 공개적인 비난과 협박성 발언을 서슴지 않으며 사실상 방출 수순을 밟게 했기 때문이다.

히딩크 감독은 이를 언급하며 “당시 페루자에서 뛰고 있던 선수가 국가대표팀 경기에서 골을 넣었다는 이유만으로 불합리한 대우를 받았다는 것은 정말이지 허무맹랑하고 말도 안 되는 일”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격앙된 어조로 “그렇다면 그 선수는 국가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뛰지 말았어야 했단 말인가? 나라를 위해 뛰어 뛰면서 골을 넣으면 안 되는 것이었나? 그것이 당신들이 생각하는 정답인가? 당연히 아니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스포츠다. 그는 대한민국 국민이자 선수이기 때문에 자신의 국가를 위해 최선을 다해 뛴 것뿐이다. 골든골을 터뜨렸을 때, 그리고 승리했을 때는 정당한 결과에 대해 축하를 보내는 것이 마땅한 이치다. 반대로 패배했을 때는 사나이답게, 신사답게 결과를 받아들이고 행동해야 한다. 당시 이탈리아가 과연 그런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었는가”라며 이탈리아의 대응을 강하게 질타했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히딩크 감독은 “이미 아주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변하지 않는 사실은 이탈리아가 그 경기에서 이기지 못했다는 점이다. 말디니, 토티, 비에리, 다른 모든 세계적인 스타 플레이어들을 보유하고도 정규 시간 90분 안에 경기를 끝내고 이겼어야 했다. 경기가 다 끝난 나중에 불평을 늘어놓을 것이 아니라 말이다. 당신들은 어떻게든 내게서 원하는 반응을 유도해 내려고 애쓰고 있지만 이 경기에 대한 제 대답은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앞으로도 변함이 없을 것”이라며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이변의 연속 2002 한일 월드컵, 한국 축구가 남긴 유산

2002년 한일 월드컵은, 세계 축구사에서도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강력한 우승 후보들의 조기 탈락과 약체로 평가받던 팀들의 반전이 속출했던 ‘역대급 이변의 대회’로 기록돼 있다.

거스 히딩크 전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이 2014년 서울월드컵경기장 인터뷰실에서 열린 ‘K리그 올스타전 with 박지성’ 공식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뉴스1

대회 개막 전 우승 후보 0순위이자 디펜딩 챔피언으로 꼽혔던 프랑스는 조별리그에서 단 한 골도 터뜨리지 못하는 최악의 빈공 끝에 16강 진출에 실패하며 조기 탈락이라는 수모를 겪었다. 남미 예선에서 독주하며 1위로 본선에 올랐던 포르투갈 역시 32강 조별리그 문턱을 넘지 못하고 짐을 싸야 했다.

반면, 지역 예선 과정에서 심각한 고전을 면치 못하며 자국 언론으로부터 ‘녹슨 전차’라는 비판을 받던 독일과 본선 진출 탈락 위기까지 몰렸던 브라질은 본선 무대에서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독일은 특유의 조직력으로 준우승을 차지, 브라질은 전승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작성하며 전통 강호로서의 자존심을 지켜냈다. 더불어 개막 전까지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던 대한민국과 터키는 연일 이변을 연출하며 나란히 4강 신화를 완성하는 기적을 만들어냈다.

이변의 중심에 서 있던 대한민국은 거스 히딩크 감독의 탁월한 지도력과 체력적인 한계를 극복한 선수들의 투혼, 여기에 전국을 붉게 물들인 압도적인 홈 팬들의 응원과 협회의 전폭적인 지원이 한데 어우러져 기적을 일궈냈다. 포르투갈, 이탈리아, 스페인 등 세계 최강의 전력을 자랑하던 유럽의 거함들을 연달아 격파하며 최종 4위라는 전무후무한 대기록을 남겼다. 이는 아시아 축구 역사상 월드컵 토너먼트 무대에서 정규시간 및 연장전 승리를 통해 다음 라운드로 진출한 유일한 사례로 남아있다.

한편, 대한민국과 이탈리아가 펼쳤던 16강전은 지금까지도 2002 한일 월드컵 최고의 명경기 1위로 꼽히는 동시에 패배한 이탈리아와 8강전 상대였던 스페인 등 일부 국가들 사이에서는 역대 오심 논란 경기 중 하나로 꼽히며 끊임없이 언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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