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차기 은행연합회장, 민간으로 무게추 기울까…‘김용범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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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차기 은행연합회장, 민간으로 무게추 기울까…‘김용범 변수’

더리브스 2026-09-09 09:05:5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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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전 IBK기업은행 윤종원 은행장과 전 KB금융지주 윤종규 회장. [그래픽=황민우 기자]
왼쪽부터 전 IBK기업은행 윤종원 은행장과 전 KB금융지주 윤종규 회장. [그래픽=황민우 기자]

은행연합회 조용병 회장의 임기가 오는 11월 말 종료되는 가운데 회장직 선출 기류가 바뀔지 주목된다. 관료 출신이자 전 IBK기업은행장인 윤종원 후보와 KB금융지주를 오랜 기간 이끌어온 민간 출신 윤종규 후보 사이에서다.

업계와 전문가들 사이에선 정부 판단과 맞물리는 현안이 많은 상황에서 당국과 소통 능력을 갖춘 윤종원 후보가 당선에 유리하다는 의견이 우세했지만 이를 뒤집을 변수가 생겼다. 청와대 김용범 정책실장이 전격 사퇴를 결정한 일이다.

국내 경제 정책을 좌우한 인사가 한순간 물러나면서 야기한 파장이 크기에 윤종규 후보에게로 무게가 실릴 수 있다. 정부 소통 능력이 보다 중시되는 분위기에 밀리는 듯 했지만 9년간 리딩금융 체제를 구축한 경영 성과를 무시할 수는 없다.


회장 선임 절차와 후보 초읽기…윤종원 vs 윤종규


조 회장 임기는 오는 11월 30일 종료된다. 은행연합회는 임기 만료를 앞두고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해 차기 회장 선임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다. 회추위는 이사회 구성원과 동일하게 총 12명으로 구성되며 회원 은행장들이 직접 참여한다. 은행권 관계자는 이번 차기 회장 선임 절차에 대한 더리브스 질의에 “10월 이후 회추위가 구성되며 직전 회장 선임 때와 같은 방식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 IBK기업은행장 윤종원 후보는 행정고시 27회로 공직에 입문해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과 청와대 경제수석 등을 거친 경제관료 출신으로 업계에서 유력한 후보로 거론된 인물이다. 지난 2020년부터 2023년까지 기업은행장을 맡으며 금융회사 운영 경험도 쌓았다. 경제·금융정책에 대한 이해도와 정부·금융당국과의 소통 능력을 함께 갖췄다는 평가다.

다만 윤종원 후보에 앞서 은행연합회장 대세론의 주인공으로 언급됐던 윤종규 후보는 지난 2014년부터 2023년까지 9년간 KB금융을 이끌며 그룹 최초로 3연임에 성공한 성과가 있다. 재임 기간 현대증권 등을 잇달아 인수하며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강화했으며 금융업 전반에 대한 이해와 KB금융지주를 장기간 이끈 조직관리 경험이 강점으로 꼽혀온 인물이다.


윤종원 후보 우세론 배경엔 “당국과 소통 능력”


은행연합회. [그래픽=황민우 기자]
은행연합회. [그래픽=황민우 기자]

전문가들 사이에선 현 정부 기조를 감안해 관료 출신이 당선될 거란 의견이 우세했다. 서강대학교 경영학과 김용진 교수는 더리브스와 통화에서 “규제 관련이나 새로운 정책 방향은 정부와 논의해야 하기 때문에 소통이 잘 되는 사람이 돼야 한다”고 짚었다. 이어 “은행연합회 입장에서는 관료 출신이 유리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디지털금융 제도화 등 은행권 앞에 놓인 과제에도 정책 조율 능력이 강조됐다. 김 교수는 “은행 산업 방향을 어떻게 가져갈지, 디지털 자산을 은행과 어떻게 접목할지 등 제도적인 부분을 정책적으로 아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가계부채 관리와 포용금융 확대 등 정부 정책과 맞물린 현안이 많은 상황에서 당국과의 접점이 많은 윤종원 후보가 유리하다고 본 셈이다.

은행권도 비슷한 시각에 무게가 실렸다. 차기 회장 선임 요건에 관한 더리브스 질의에 은행권 관계자는 “정부 당국과 소통이 잘 되어야 하고, 회원사들을 가장 좋은 방향으로 대변할 수 있는 역할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정부 부처를 상대해본 인물일수록 차기 은행연합회장에 더 적합하다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김용범 사퇴에 기류 바뀌나…재주목되는 윤종규 


관료 인사가 유리할 거란 관측이 우세했던 가운데 이달 들어 기류가 달라질 조짐이다. 대표가 갖춰야 할 자질에서 정부와 긴밀한 소통 능력보다 중요한 건 개인의 경영 판단이나 리더십임을 이달 1일 청와대 김용범 정책실장의 사퇴가 반면교사로 보여줬기 때문이다. 

전 청와대 김용범 정책실장은 이재명 정부 출범과 함께 임명돼 경제·재정 정책을 총괄해왔다. 하지만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도입에 따른 증시 변동성 확대와 부동산 정책을 둘러싼 여론 악화 등을 배경으로 지난달 31일 사의를 표명해 하루 만에 사표가 수리됐다. 이후 그가 직면하게 된 건 검찰 수사로 검증 없이 레버리지 ETF를 추진했다는 혐의다.  

이는 민간 출신 윤종규 후보에게 보다 유리한 국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윤 후보는 정부와의 밀착 관계보다는 KB금융지주를 9년간 이끌며 실적으로 성과를 입증한 공로가 부각되는 인물이어서다. 더욱이 지난 1일 관료 출신인 전 BC카드 우상현 부사장이 전무이사로 임명받은 상황에서 회장까지 관료 출신으로 뽑히는 건 은행연합회에 부담이 될 수 있다. 

이와 관련 숙명여대 경제학과 신세돈 교수는 더리브스와 통화에서 “정부 정책 기조에 따라 협회장이 함께 교체되는 관행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신 교수는 “중립적인 인물이 협회장 자리를 맡는 게 원칙이지만 정부 코드에 맞는 인사가 앉아온 게 현주소”라며 “금융 산업이 정치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박세영 기자 yeong00@tleav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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