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수능만점 시대, 너무 빨라서 두렵다 [김현아의 IT세상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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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수능만점 시대, 너무 빨라서 두렵다 [김현아의 IT세상읽기]

이데일리 2026-09-09 05:05:0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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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GPT-6 아스트라가 새 통합수능 기준 450점 만점을 받았다.

국어·수학·영어·한국사에 통합사회·통합과학 등 탐구 영역까지 모두 만점이다. 공개된 수능 AI 평가에서 전 영역 만점은 아스트라가 처음이다.

그런데 점수보다 눈에 들어오는 대목이 있다. 아스트라는 문제를 푸는 데 그치지 않는다. 웹을 검색하고 문서를 만들며 컴퓨터를 직접 조작한다. 코드 작성과 오류 수정까지 해낸다. AI가 ‘대답하는 도구’에서 ‘일하는 도구’로 넘어가고 있는 것이다.

얼마전 만난 국내 NPU(신경망 처리장치) 기업 모빌린트의 신동주 대표는 회사 입구의 ‘We bring Intelligence Everywhere(모든 곳에 지능을 더하다)“라는 문구를 바꾸겠다고 했다. ”너무 빨리 AI가 변해서 두렵다“는 이유에서다.

AI의 변화는 이제 새로운 서비스가 등장하는 수준을 넘어섰다. 검색부터 문서 작성, 분석, 개발까지 사람이 하던 업무를 AI가 직접 처리하기 시작했다.

기업에는 반가운 변화다. 생산성을 높이고 비용을 줄일 수 있어서다. 경쟁사가 AI로 같은 일을 더 적은 인력으로 처리하면 다른 기업도 따라갈 수밖에 없다.

문제는 이 변화가 사회 전체에서 동시에 일어날 때다.

AI 수능만점 시대, 너무 빨라서 두렵다 [김현아의 IT세상읽기]


◇기업에는 합리적 선택, 사회에는 큰 전환

AI가 생산성을 높인다고 곧바로 대량 실업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과거에도 기술은 일자리를 없애는 동시에 새로운 일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AI 시대에는 변화의 속도가 다르다. AI는 짧은 시간에도 새로운 능력을 추가하며 영역을 넓히지만, 사람이 새로운 직무를 익히고 경력을 바꾸는 데는 수년이 걸릴 수 있다. 특히 문서 작성, 분석, 개발, 고객 대응 등 화이트칼라 업무까지 AI의 영역이 빠르게 넓어지고 있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일자리가 몇 개 사라지느냐‘만이 아니다. 지금 하던 일을 계속할 수 없는 사람이 얼마나 빨리 다음 일로 이동할 수 있느냐가 더 현실적인 문제가 될 수 있다.

기업의 AI 전환(AX)은 막기 어렵다. 생존과 경쟁력을 위해 필요한 선택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기술의 발전을 늦추기보다 사람이 변화에 적응할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

◇사후 구제에서 ’사전 이동‘으로

지금까지의 고용정책은 일자리를 잃은 뒤 실업급여와 재취업을 지원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AI 시대에는 직무가 사라진 뒤가 아니라 변화가 시작되는 시점부터 다음 일을 준비해야 한다.

기업은 AI 도입 단계부터 업무 재설계와 직무 전환을 함께 준비해야 한다. 정부는 이를 뒷받침할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이런 고민에서 나온 것이 ’인공지능 전환 대응을 위한 기본사회법안‘이다. 이해민 국가AI미래기획수석이 의원 시절 발의한 이 법안은 AI 전환으로 얻은 생산성 이익의 일부를 기업이 분담해 재원을 마련하고, 이를 재교육·직무 전환·고용 안전과 지역경제 회복 등에 활용하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AI 도입을 막는 대신 전환 비용을 사회가 함께 부담하자는 구상이다. AI로 고용을 얼마나 대체·유지·창출했는지에 따라 기업의 부담을 달리하고,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에는 감면·면제를 적용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AI 시대의 고용정책은 ’실업 이후의 안전망‘에서 ’변화 이전의 이동망‘으로 넓어져야 한다. 사람이 기술에 밀려난 뒤 구제하는 것이 아니라, 탈락하기 전에 다음 일자리로 이동할 시간을 만들어줘야 한다.

AI의 생산성이 기업 성장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사람이 AI와 함께 일하며 새로운 일과 소득을 만들어낼 수 있어야 한다. 수능에서 AI가 인간을 넘어섰다는 사실보다 중요한 것은 그 생산성을 인간의 새로운 기회로 연결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AI의 시험은 끝났다. 이제 시험대에 오른 것은 인간 사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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