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산업 패러다임의 변화…다각화·지원 확대로 생존 모색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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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산업 패러다임의 변화…다각화·지원 확대로 생존 모색해야

비즈니스플러스 2026-09-08 07:35:0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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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겨울연가'로 불을 지핀 한류 열풍이 오늘날 K뷰티와 K푸드 등 다양한 분야로 확산되면서 "모든지 'K'자만 붙이면 인기를 끈다" "K한류 열풍이 세계를 휩쓸고 있다"는 칭송이 자자하다. 해외 여러 나라에서 외국인 관광객이 물밑듯이 들어오고 있고, 기자 개인의 경험으로는 해외에서 한국인이라는 이유만으로 K팝 10대 팬과 그 어머니에게 사인도 해주고 기념사진도 찍어준 기억이 있을 정도로 한국인에게 호의적인 기류가 형성됐다.

그러나 K한류의 이면에는 실적을 두고 자조적인 현실 인식을 하는 내부 평가도 이어진다.

K뷰티 양대 축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지난해 연간 매출이 각각 4조6000억원, 6조3000억원 수준이고 K푸드의 선두주자인 국내 주요 식품업체들의 지난해 매출은 많아야 5조원을 넘지 못하는 상황에서 글로벌적으로 어마어마한 한류 열풍만큼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실적 규모를 아쉬워하는 목소리다.

당장 '한국 경제의 핵심'으로 여겨지는 반도체 두 축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지난해 연간 매출이 각각 333조원, 97조원으로 화장품·식품 업체와의 비교가 불가할 정도의 압도적인 산업 규모를 보이는 것이 주요 원인이다.

실적 규모로 볼 때 비교가 되지 않다보니, 아무리 한류 열풍과 K팝, K뷰티가 공전의 히트를 치고 있다고 해도 산업 육성이나 정부 정책 지원 측면에서 큰 목소리를 내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생존' 관점에서 보면, 소수 대기업에 경제력이 집중되는 것보다 경쟁력 있는 강소 산업과 중소·중견기업이 두텁게 존재하는 구조는 전체 사회 시스템에 훨씬 효과적이다.

한 사회의 경쟁력은 거대기업 몇 곳에만 의존하기보다, '스타트업→성장기업→중견기업→대기업'으로 이어지는 기업의 성장 사다리가 활발하게 작동할 때 끊임없는 혁신과 경쟁, 생산성 향상이 일어나며 강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AI)와 전기차(EV), 자율주행 등으로 산업 지형이 급변하는 지금과 같은 경제 전환기에는 더욱 더 강소 산업의 고른 성장이 필요하다.

독일 폴크스바겐이 중국 전기차 공세에 밀려 대규모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지만, 1973년부터 자체 운영하는 소시지 사업이 사상 최대 판매량을 기록하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거대기업이 사양산업의 경기 순환 사이클을 탔을 때, 다양한 강소산업으로의 위험 분산을 통해 생존할 수 있다는 힌트를 던져준다.

국내 제약업체들이 화장품·건강기능식품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는 것도 마찬가지의 사례다. 한때 '문어발식 확장'이라고 비판받던 사업 다각화가 지금과 같은 산업 패러다임 전환기에는 생존을 위한 필수 선택지가 됐다.

혹자는 현 정부가 K한류 기업들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고 제도적으로 걸림돌이 없도록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뭐가 문제냐고 되물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K한류 열풍이 새로운 정점을 거듭 경신하는 가운데, 해외에서는 의외의 아우성도 들려온다. 해외 각지 대학에서 진행되던 한국학 프로젝트가 종료되고 한류 문화를 전파할 한국어교사들 규모가 축소되고 있다는 소식이다. 가까스로 해외 대학에 수십 년 만에 한국어학과를 개설했는데 운영 교수가 없어 학과가 존폐 위치에 놓인다는 위기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같은 현상의 근저에는 숫자 위주로 산업 경쟁력을 평가하고, 강소 산업군보다 압도적 실적의 거대기업의 운영 논리를 우선시하는 현실과 무관치 않다. 한류 강소 산업이 한류 열풍을 타고 날아올라야 할 시점에 한류의 근간을 이루는 한국학과 한국어 교육에 대한 지원이 축소된다는 사실이 의아하다. 한류의 수혜주가 될 국내 강소 산업군이 규모 논리에 치여 적절한 산업 육성과 정책 지원을 받지 못하는 우가 행해지지 않길 바란다.

다양한 산업군이 공존하며 두터운 기업생태계를 조성해 생존의 활로를 모색하는 도전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현정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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