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이 다음 달 2일 출범하는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초대 청장 후보자로 김지용 법무법인 에이펙스 변호사를 낙점했다. 김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이달 하순께 임명될 전망이다.
중수청은 검찰이 갖고 있던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기 위해 설치되는 기관이다. 그런 점에서 초대 중수청장에 20년 이상 검찰에 몸을 담았던 김 후보자가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윤 장관은 "출범 초기 수사 공백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켜야 한다"며 "중대범죄에 대한 수사 전문성, 수사과정에서의 공정성과 중립성, 그리고 신설 조직을 안정적으로 이끌어갈 경험과 리더십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행안장관 "김지용 후보자, 인권보호 최우선가치 중수청 만들 것"
"檢출신, 배제 조건 아냐…전문성·공정성 종합 고려"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장 최종 후보에 검찰 출신인 김지용 변호사가 낙점됐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어 김지용 변호사를 첫 중수청장 후보로 이재명 대통령에게 제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법무법인 에이펙스 대표변호사로 활동해온 김 변호사는 사법연수원 28기로 대검 형사부장과 광주고검 차장검사 등을 지냈다. 2020년 8월 추미애 장관 재임 당시 형사·공판부 우대 기조에 따라 검사장으로 승진했다.
대검 형사부장 재직 당시에는 경찰 송치 사건과 보완수사·재수사 요청 등 검경 간 사건 처리 체계를 총괄했다. 2014년 대구지검 특수부장을 지내는 등 특수수사에 경험도 있으며, 형사·공판·감찰 등 다양한 분야를 거쳤다.
윤 장관은 김 변호사에 대해 "수사, 감찰, 공판 등의 형사사법 분야에서 충분한 경험을 쌓아온 수사·법률 전문가"라며 "주요 수사기관의 지휘부에서 근무하며 조직을 안정적으로 관리해 온 경험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중수청은 수사와 기소의 분리라는 새로운 형사사법체계의 변화를 현장에 안착시키는 한편, 출범 초기 수사 공백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켜야 한다"며 "이를 위해 중대범죄 수사 전문성과 공정성·중립성, 신설 조직을 안정적으로 이끌 경험과 리더십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후보자가 그간 쌓아온 경험과 축적된 역량을 바탕으로 국민의 인권 보호를 최우선 가치로 두는 중수청을 만들어 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중수청장후보추천위원회는 국민 천거로 올라온 후보자 11명의 자질과 전문성 등을 심의해 김 변호사를 비롯해 문홍주 변호사, 김관정 변호사, 이윤제 명지대 교수 등 4명을 초대 중수청장 후보로 윤 장관에게 추천한 바 있다.
윤 장관은 검찰 출신 인사를 낙점한 배경에 대해 "검찰의 부정적 관행은 반드시 근절돼야 하지만, 수사 전문성은 중수청에 제대로 이관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검찰 출신이라고 배제 조건으로 삼기보다는 검찰 개혁 취지를 올바르게 구현하면서 신설 조직을 이끌 자질을 갖췄는지를 판단 기준으로 삼았다"고 덧붙였다.
김 후보자가 과거 검찰 보완수사의 필요성을 언급한 데 대해서는 "검찰 개혁 취지를 부정했다고 보지 않는다"며 인사청문회에서 직접 설명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수청장후보추천위가 김 후보자를 포함해 4명을 추천한 지 이틀 만에 최종 제청이 이뤄진 점에 대해서는 "국민 천거와 추천위 논의를 거쳐 각계 의견을 참고해 결정했다"고 밝혔다.
윤 장관이 김 변호사를 중수청장 후보로 제청하면, 이 대통령은 국회에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절차를 요청하게 된다.
국회 인사청문회 절차가 끝나면 이 대통령은 김 변호사를 임기 2년의 초대 중수청장에 임명하게 된다.
행안부 관계자는 "서면으로 곧 김 변호사에 대해 제청할 예정"이라며 "이후 대통령실에서 적절한 후속조치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수사·감찰·공판 거친 형사통…보완수사 필요성 공개 강조
김지용 변호사가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로 추천된 배경은 정치적 색채가 옅고, 다양한 수사 경험을 통해 조직 안정성을 이끌 수 있다는 점에 방점이 찍혀 있다.
김 후보자는 문재인 정부 시절 서울고검 차장검사, 춘천지검장, 대검 형사부장 등 요직을 거쳤지만 친문 검사로 분류되지는 않았다.
그는 2020년 추미애 장관 재임 당시 검사장으로 승진했고, 윤석열 검찰총장 직무 정지에 반대 성명에 이름을 올린 바 있으며, 2022년에는 '검수완박' 법안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입장을 내기도 했다. 직접적으로 지난 정부를 겨냥한 수사를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정치적 중립성 논란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는 평가다.
김 후보자는 특수·형사·공판·감찰 등 검찰 내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쳤고, 대검 형사부장 시절에는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사건 처리 체계를 총괄했다. 또한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 맞춰 대검 중대재해 수사지원 추진단에서 팀장을 맡아 벌칙 해설서를 집필하기도 했다.
연수원 28기로 현직 검찰 간부들보다 기수가 높아 중수청에 힘을 실어주려는 의도도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10월 2일부터 수사와 기소가 분리되면서 중수청과 공소청 간 관계 설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중수청 출범 D-25…조직 구성 및 인력배치 '속도'
중수청 출범을 25일 앞두고 조직을 이끌 초대 수장 인선이 본격적인 임명 절차에 들어가면서 조직 구성과 인력 배치 등 막바지 준비 작업도 한층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중수청은 본청과 서울·수원·대전·대구·부산·광주 등 6개 지방청을 포함해 총 2,874명 규모로 출범한다. 이 가운데 수사관은 2,567명, 일반직 공무원은 307명이다.
다만 출범 초기 필요한 수사 인력 확보는 아직 진행 중이다. 검찰청 소속 검사와 수사관을 대상으로 한 특례임용에는 당초 2,376명이 신청했으나, 615명(25.9%)이 철회해 최종 신청자는 1,761명으로 줄었다. 이는 전체 정원의 61.3% 수준이다.
개청준비단은 신청자들의 근무 희망지, 경력, 전문성을 고려해 이달 중 실제 임용 대상을 확정할 예정이다. 이와 별도로 경찰·변호사·회계사·변리사 등 전문 인력을 경력경쟁채용으로 확보하고, 공소청 공무원을 대상으로 추가 특례임용도 추진한다. 추가 임용은 내년 4월 30일까지 가능하다.
중수청은 부패, 경제, 방위사업, 마약, 내란·외환 등 국가보호 범죄, 사이버범죄, 법왜곡죄 등 7대 범죄를 전담 수사한다.
결국 초대 청장 임명과 인력 충원이 동시에 진행되는 만큼, 남은 기간 동안 조직의 진용을 얼마나 완비하느냐가 출범 초기 안착을 좌우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힘 "李 검찰 장악 속셈"
국민의힘은 인사청문회에서 정치적 중립성 등을 검증하겠다는 입장이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지난 5일 후보군 발표와 관련해 "이재명 정부의 속셈이 결국 '검찰 장악'이었다는 것이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문제 삼아 검찰을 해체해 놓고, 더 직접적인 권력의 영향 아래 놓인 수사기관을 만든다면 개혁이 아니라 개악이고 '권력의 수사기관 사유화'"라며 "검찰 조직문화와 수사 관행을 그토록 비난하며 검찰청을 해체하고 정작 새로 만든 수사기관 수장은 검찰과 특검 출신 인사를 앉히겠다니, 이쯤 되면 검찰 개혁이 아니라 '검찰 판갈이'"라고 했다.
이어 "애초에 검찰을 해체한 진짜 목적이 국민을 위한 개혁이 아니라, 사적 보복과 정권의 입맛에 맞지 않는 수사 권력을 틀어쥐고 정적을 처단할 '제2의 검찰청'을 만드는 데 있었음을 자인한 꼴"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부패·경제·마약·방산 등 국가의 중대범죄를 수사하는 막강한 수사기관의 청장을 행정안전부 장관이 제청하고, 인사권까지 정부가 행사하는 구조라면 정권의 입김에서 자유로운 독립적 수사는 기대조차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중수청이 국민을 위한 독립 수사기관인지, 이재명 정권을 위한 정치수사청이자 전위부대인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그 실체를 낱낱이 파헤치겠다"고 했다.
조국혁신당 "檢 출신 중수청장 내정, 강력 우려"
조국혁신당은 김 후보자가 검사출신이라는 점에 강한 우려를 표했다.
임명희 대변인은 논평에서 "검찰개혁의 원칙을 훼손하는 '검찰주의자'가 중수청장이 되는 것에 대해 깊은 우려를 갖는다"며 "신설되는 수사 전담 기관의 수장에 또다시 검찰 출신을 앉히는 것은 수사·기소 분리가 제도적 형식에 그친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임 대변인은 김 후보자가 과거 윤석열 검찰총장 직무배제에 반발하는 성명에 이름을 올린 점을 언급하며 "검찰 권력의 영향력이 그대로 연장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검찰 조직 문화에 익숙한 인물이 수사기관 수장이 될 경우, 무리한 수사 기법이나 언론플레이 같은 잘못된 관행이 중수청에 이식될 위험이 있다"고 강조했다.
또 "인적 청산과 문화적 쇄신이 없는 조직 분리는 결국 '제2의 검찰청'을 만드는 변칙 개편에 불과하다"며 "중수청은 국민 인권을 보호하는 독립적이고 공정한 수사기관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국혁신당은 "초대 중수청장은 수사·기소 분리 원칙을 확고히 실천하고 국민 인권을 최우선으로 다뤄야 한다"며 "인사 검증 과정에서 김 후보자에 대해 철저히 검증하겠다"고 덧붙였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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