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현장에서 필요한 전력량이 늘면서 발전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연구개발 투자도 커지고 있다. 정부는 내년 에너지 기술 연구개발(R&D)에 7336억원을 편성했다. 소형모듈원자로(SMR)와 핵융합 등 차세대 발전 기술에 배정된 예산이 크게 늘면서 실제 발전에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연구가 이어질 전망이다.
SMR 개발부터 실증까지 지원 기반 마련
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제출받은 '연도별 에너지 기술 관련 R&D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27년도 과기정통부 에너지 기술 R&D 예산은 7336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4952억원보다 48.2% 증가한 규모다. 2024년 3024억원과 비교하면 약 2.4배다.
분야별로 보면 원자력 R&D 예산은 3864억원으로 올해보다 16.6% 늘어난다. SMR에는 1275억원이 배정돼 55.7% 증가한다. 핵융합 R&D는 2840억원으로 올해보다 2.5배가량 늘어난다. 신재생에너지 R&D 예산도 215억원으로 64% 증가한다.
에너지 기술에 대한 연구비가 늘어난 가운데 SMR과 핵융합은 장기간의 기술 개발과 실증이 필요한 분야라는 점에서 별도의 지원 체계가 마련되고 있다.
SMR은 발전용량 300메가와트(MWe) 이하의 소형 원자로다. 대형 원전보다 발전 규모가 작아 전력 수요가 발생하는 산업시설 등에 활용할 수 있는 기술로 개발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i-SMR) 개발이 진행 중이다. 한국수력원자력과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올해 초 표준설계인가를 신청했으며 내후년까지 표준설계인가를 받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정부는 2035년 SMR 전력 생산을 목표로 기술 개발과 인허가 제도 마련을 추진하고 있다. 소듐냉각고속로(SFR), 고온가스로(HTGR), 용융염원자로(MSR) 등 차세대 원자로 기술도 연구 대상에 포함됐다.
부산 기장군에서는 2035년까지 SMR 1기를 구축하는 사업이 추진된다. 내년부터는 SMR을 탑재한 원자력 추진선 개발을 위한 민관 협력 사업에도 착수할 예정이다.
연구개발을 뒷받침할 법적 근거도 마련됐다. '소형모듈원자로 개발 촉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정안은 지난 2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법에는 SMR 개발 기본계획과 시행계획 수립, 연구개발·실증 지원, 민관협력, 전문인력 양성, 국제협력 등에 관한 내용이 담겼다.
정부는 5년마다 SMR 개발 기본계획을 세우고 매년 시행계획을 마련한다. 연구개발과 실증에 필요한 부지와 재원 확보를 지원하고 공공 연구시설과 장비를 활용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했다.
민간기업과 공공기관 등이 공동 출자하는 회사나 연구조합 설립을 지원할 수 있으며 관련 대학과 연구소, 기업 등이 모여 있는 지역을 연구개발 특구로 지정할 수 있도록 했다.
핵융합 2840억원…2030년대 발전 검증
핵융합 분야도 내년 연구비가 크게 늘어난다. 2840억원이 배정되면서 올해보다 두 배 이상 많은 자금이 투입된다. 정부는 핵융합 발전에 필요한 기술을 검증하고 실증로를 거쳐 실제 전력 생산까지 이어가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목표 시점은 2030년대다. 소형 실증 장치를 활용해 발전에 필요한 기술을 검증하고 2035년 실증로를 준공한 뒤 2039년 전력 생산 실증까지 진행한다는 구상이다.
내년부터는 민관 합작 특수목적법인(SPC) 등 정부와 민간이 함께 참여하는 방식도 추진한다. 연구 단계에서 확보한 기술을 실제 설비와 전력 생산으로 연결하기 위한 사업 방식이다.
태양전지 분야에서는 실리콘을 대신할 차세대 기술 개발도 진행한다. 정부는 페로브스카이트 기반 초고효율 태양전지 원천기술을 2030년까지 확보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전력 사용량이 많은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생산시설이 늘어나는 상황에서는 발전량을 늘리는 것과 함께 안정적인 공급에 필요한 기술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 내년 에너지 R&D 예산에서 SMR과 핵융합 등 장기 연구 분야의 비중이 커진 것도 향후 전력 수요에 대응할 기술 선택지를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폴리뉴스 최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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