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있는 동물과 먹을거리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지니고 있다. 현대를 사는 우리 사람에게 최대 관심사 중 하나는 건강한 육체, 좀 더 나아가 아름다운 몸매, 솔직히 말하면 본인이 원하는 몸일 것이다.
따라서 최근 마운00 등등 식욕을 억제해 체중을 조절해주는 약물이 세계적으로 엄청난 관심과 인기를 끌고 있다. 이와 관련해 병원에 상담하러 가면 상담하는 사람이 너무 많아 서 있기도 힘들다고 한다. 이제 먹거리는 확실히 인간에게 부족한 것보다 조절해야 할 것이 됐다.
그렇다면 우리 강아지·고양이 친구들은 어떠할까? 필자의 동물병원에 방문하는 강아지·고양이들은 비만이 참 많다. 많은 보호자에게 간식의 급여는 최대행복으로 여겨지고 있다. 필자도 그 마음을 잘 안다. 강아지·고양이가 간식을 간절히 원하는 눈빛을 거부하기 쉽지 않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동물의료에서 마운00 같은 식욕조절제는 아직까지 상용화되지는 않았다. 사람과 달리 반려동물의 식욕조절은 보호자라는 존재로 말미암아 한 단계를 더 거치게 된다. 이 장점이 확실하다. 무엇보다 ‘보호자가 확실히 교육이 돼 있다면…’ 이라는 전제가 붙는다. 그렇지 않을 때는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쌓인다.
반려동물이 많이 먹어서 생기는 병은 다양하다. 많이 먹으면 소화기, 간, 신장, 방광, 관절 등 몸의 거의 모든 곳에 힘이 든다. 음식은 소화관을 거쳐 소화되며 소화된 음식은 문맥을 통해 가장 먼저 간으로 들어간다. 간에서 변화를 거친 음식물은 필요한 것과 필요하지 않은 것으로 나뉘고 필요하지 않은 것들은 신장에서 배설된다. 필요한 것이라고 다 좋은 것은 아니다. 콜레스테롤은 몸에 필수적인 요소인데 너무 많으면 건강에 치명적이다.
최근에 필자가 많은 관심을 가지는 분야는 담낭슬러지다. 간 중앙부에 붙어 있는 담낭은 지방의 소화에 필수적인 장기이다. 이 담낭에는 콜레스테롤이 풍부한데 너무 지나치면 콜레스테롤은 서로 엉겨 슬러지를 형성하고 최악의 경우 담낭의 개구부를 막아 터지게 될 수도 있다. 담낭이 복강 안에서 터지면 지방 소화액이 풍부한 담즙으로 말미암아 복막염이 생기며 유착이 일어나 예후가 매우 불량하다.
이러한 담낭슬러지를 예방하려면 당연하게도 음식 섭취를 적절하게 조절해야 한다. 콜레스테롤이 쌓이지 않게 관리하면 되는 것이다. 음식을 적절히 급여하면 비만이 초래하는 관절염, 당뇨병 등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돼 반려견·반려묘의 삶의 질을 높이고 수명을 연장할 수 있다. 반려동물의 비만은 그 자체로 질병이다. 우리집 강아지·고양이가 통통하다고 느껴진다면 동물병원을 찾아 객관적으로 비만도를 측정해 보고 수의사와 상담해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글 최재용 대전 중리더펫동물병원 대표원장ㅣ정리 헬스경향 조선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