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 너머에서 다시 마주한 사람들...최랄라, 5년 만에 개인전 ‘I SEE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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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 너머에서 다시 마주한 사람들...최랄라, 5년 만에 개인전 ‘I SEE YOU’

뉴스컬처 2026-09-07 14:00:26 신고

사진=전시된 최랄라 작가의 사진(human 17, 2026)
사진=전시된 최랄라 작가의 사진(human 17, 2026)

[뉴스컬처 이준섭 기자] 사진작가 최랄라(Rala Choi)가 5년 만에 개인전으로 돌아왔다. 이번에는 카메라 너머로 대상을 바라보는 데 그치지 않는다. 사진과 회화의 경계를 넘나들며 자신이 마주한 사람과 감정, 그리고 관계를 보다 솔직한 시선으로 풀어낸다.

최랄라는 9월 1일부터 30일까지 서울 마포구 레이어스튜디오11에서 개인전 ‘I SEE YOU’를 개최한다. 약 300평 규모의 전시장에는 최근 작업한 신작 57점이 소개된다. 지난 몇 년 동안 작가에게 일어난 변화와 내면의 고민이 작품 곳곳에 담겼다.

이번 전시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대상을 바라보는 작가의 태도다. 이전 작업에서는 인물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며 화면을 구성했다면, 신작에서는 대상을 보다 가까이 마주한다.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는 태도가 사진 속 인물과 감정에 고스란히 스며든다.

작가 개인의 이야기가 전면에 등장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타인의 모습을 포착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자신의 경험과 감정을 작업 안으로 끌어들이면서 작품은 보다 내밀한 성격을 갖게 됐다. 인간을 바라보는 시선 역시 한층 직접적이고 솔직해졌다.

사진 매체에 대한 실험도 이번 전시의 중요한 특징이다. 최랄라는 사진 위에 드로잉과 페인팅을 더한 뒤 이를 다시 촬영하고 인화하는 과정을 반복했다. 사진에 회화적 흔적을 덧입히고 다시 사진으로 환원하는 방식이다.

그 결과 작품에는 카메라로 포착한 이미지와 손으로 더해진 흔적이 함께 존재한다. 사진의 사실성과 회화의 자유로운 표현이 한 화면에서 충돌하면서 기존 사진 작업에서 보기 어려웠던 독특한 질감과 시각적 인상을 만들어낸다.

전시장 역시 작품의 성격에 맞춰 색다르게 구성했다. 레이어스튜디오11이 가진 거칠고 가공되지 않은 구조를 그대로 살려 화이트큐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정돈된 전시 방식과 거리를 뒀다. 작품이 놓인 공간 자체가 하나의 작업 과정처럼 느껴지도록 설계했다.

음악과 원화, 영상이 결합된 구조물도 마련된다. 각각의 작품을 개별적으로 감상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시각과 청각이 함께 작동하는 전시 환경을 구축했다. 작품의 변화와 작가의 이야기를 보다 입체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시도다.

사진=최랄라 작가 개인전 ‘I SEE YOU’ 전시가 개최되는 레이어스튜디오11 전시장 전경
사진=최랄라 작가 개인전 ‘I SEE YOU’ 전시가 개최되는 레이어스튜디오11 전시장 전경

전시 기간에는 다양한 프로그램도 이어진다. 지난 5일에는 작곡가 이지안과 함께한 ‘이지안X최랄라 콘서트’가 열렸으며, 9일에는 ‘아티스트 토크’, 19일에는 ‘프로젝트 토크’가 진행된다.

전시를 기획한 이소현 큐레이터는 “이번 전시는 작가가 지난 몇 년 동안 깊은 고민의 시간을 거치며 무엇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보여주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이번 개인전이 최랄라의 작업 세계가 변화하는 과정을 살펴볼 수 있는 기회라는 의미다.

최랄라는 군 복무 당시 사고 현장을 기록한 경험을 계기로 사진 작업을 시작했다. 이후 상업 사진 분야에서 활동했으며, 2016년부터 개인 작업을 본격적으로 이어왔다.

감각적인 색채와 질감, 인물의 정서를 섬세하게 포착하는 사진으로 자신만의 작업 세계를 구축해온 그는 서울을 비롯해 바르셀로나, 파리, 이에르 등 국내외에서 개인전과 단체전을 선보였다. 알주에타 갤러리, 빌라 노아이유, 팔레 드 도쿄 등에서도 작품을 소개하며 활동 범위를 넓혀왔다.

‘다시 바라보기’라는 이번 전시의 태도는 최랄라가 오랜 시간 이어온 사진 작업에도 새로운 변화를 예고한다. 카메라로 대상을 기록하는 데서 한발 더 나아가 직접 마주하고, 그리고 덧입히고, 다시 촬영하는 과정을 통해 사진이라는 매체의 가능성을 확장한다.

5년 만의 개인전 ‘I SEE YOU’는 최랄라가 지나온 시간을 돌아보는 동시에 앞으로의 작업 방향을 보여주는 자리다. 인물과 감정에 대한 보다 솔직한 접근, 사진과 회화의 경계를 넘나드는 실험, 전시 공간 자체를 활용한 연출이 맞물리며 작가가 새롭게 바라본 세계를 보여준다.

뉴스컬처 이준섭 rhees@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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