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뜻밖이다... 북한 김정은이 평소에 가장 즐겨 본다는 '남한 TV프로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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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뜻밖이다... 북한 김정은이 평소에 가장 즐겨 본다는 '남한 TV프로그램'

위키트리 2026-09-07 10:4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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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주민이 남한 TV 프로그램을 봤다는 이유로 공개 망신부터 노동교화형, 처형까지 당할 수 있다는 조사 결과가 올해 초 공개된 바 있다. 그런데 정작 북한 최고지도자 김정은(국무위원장)이 남한 음식 프로그램을 즐겨 본다는 점, 거기에서 그치지 않고 방송에 나온 음식을 먹기 위해 한국산 식품까지 공수한다는 점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2019년 6월 30일 문재인 당시 대통령이 판문점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 회동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당시 청와대가 페이스북에 공개한 사진이다.

국제앰네스티는 지난 2월 4일 북한을 탈출한 25명을 심층 인터뷰한 결과를 공개했다. 북한에서 한국 TV 프로그램을 보다 적발되면 공개적인 망신부터 수년의 노동교화형, 심지어 처형까지 당할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뇌물을 마련하기 어려운 빈곤층이 더 가혹한 처벌을 받는다는 증언도 담겼다.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은 2020년 제정돼 한국 드라마와 영화, 음악 등을 보거나 소지한 경우 5~15년의 강제노동을 부과한다. 대량 유포나 집단 시청을 조직한 경우에는 사형까지 규정하고 있다. 국제앰네스티는 북한 주민들이 이런 위험을 알면서도 한국 콘텐츠를 계속 접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처벌 사례도 증언으로 나왔다. 일부 탈북민은 한국 드라마 시청으로 수년간 노동교화소에 수감됐다고 밝혔다. 한 탈북민은 같은 행위로 적발돼도 돈과 연줄에 따라 처벌이 달라진다고 했다. 다른 탈북민은 가족이 당국에 미화 9000달러를 건네 동생을 정식 기소 전에 풀어줬다고 증언했다.

최불암 / KBS '한국인의 밥상'

그런 북한에서 최고지도부는 남한 방송을 전혀 다른 시선으로 대하고 있다는 증언이 나온 바 있다. 한국의 지역 음식과 문화를 소개하는 KBS 교양 프로그램 '한국인의 밥상'이 바로 그 방송이다.

탈북민인 류현우 전 쿠웨이트 주재 북한대사대리는 지난해 12월 매거진동아 유튜브 채널의 '김정은의 숨겨진 비밀 금고' 7편에 출연해 장인어른에게 직접 들었다는 일화를 공개했다. 그의 장인은 북한 최고지도자의 자금을 관리했던 전일춘 씨로 알려져 있다.

류 전 대사대리가 '한국인의 밥상'을 처음 접한 곳은 북한이 아닌 시리아였다. 그는 2010년부터 2013년까지 시리아에서 근무했다. 현지에서는 볼 수 있는 TV가 많지 않았다. 말도 통하지 않았다. 그런 가운데 위성 안테나로 KBS 월드를 시청하며 한국 드라마를 자주 봤다. '한국인의 밥상'도 그중 하나였다.

2019년 6월 30일 문재인 당시 대통령이 판문점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 인사하고 있다. 당시 청와대가 페이스북에 공개한 사진이다.

'한국인의 밥상'은 전국 각지를 찾아가 향토 음식과 지역의 식재료, 음식에 담긴 역사와 문화를 소개하는 프로그램이다. 해외에서 한국을 접하기 어려웠던 류 전 대사대리에게는 음식과 지역 문화를 통해 한국 사회를 들여다보는 창구였던 셈이다.

류 전 대사대리는 2014년 추석 무렵 어느 일요일 아침 장인어른과 산책하며 음식 문화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홍어삼합, 과메기, 굴비처럼 북한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남한 음식을 그가 줄줄이 꺼내자 장인의 반응이 달라졌다. 장인은 눈을 크게 뜨며 어떻게 그런 음식을 아느냐고 물었다. 류 전 대사대리는 시리아 근무 당시 KBS 월드로 매주 '한국인의 밥상'을 봤다고 답했다.

그러자 장인은 뜻밖의 말을 꺼냈다. 자신도 그 프로그램을 본다는 것이었다. 장인은 2011년 방송을 시작한 이 프로그램을 김정일 시절부터 김정은에 이르기까지 대를 이어 봐왔다고 했다. 북한 고위 간부들에게도 이 프로그램이 내려보내진다는 설명이었다.

류 전 대사대리는 2013년 장인에게 들은 이야기라며 김정은이 '한국인의 밥상'을 보고 영광굴비를 먹고 싶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후 중국을 거쳐 한국의 영광굴비가 북한으로 공수됐다. 반응도 구체적으로 전해졌다. 김정은이 영광굴비를 녹차 우린 물에 밥과 함께 먹은 뒤 비린내가 전혀 나지 않고 금상첨화라는 취지로 흡족해했다는 것이다.

관심은 방송을 보고 음식을 구하는 데서 그치지 않았다. 류 전 대사대리는 '한국인의 밥상'에 등장한 조리법까지 하나하나 문건으로 작성해 북한 내부에 내려보내도록 했다는 장인의 설명을 전했다. 음식을 어떻게 만드는지까지 문서로 정리해 함께 배포했다는 이야기다.

류 전 대사대리는 북한 간부들 사이에서 진행자인 배우 최불암도 상당히 알려져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전국 각지를 돌며 한국의 음식과 지역 문화를 소개하는 모습 자체가 간부들에게 전달됐다는 것이다.

'한국인의 밥상'은 KBS 1TV에서 2011년 1월 6일 첫 방송을 시작했다. 전국의 향토 음식과 특산물뿐 아니라 음식이 만들어진 배경, 지역 주민들의 삶, 역사와 문화를 함께 다루며 국내 대표적인 음식 다큐멘터리로 자리 잡았다. 최불암이 오랜 기간 진행을 맡아 프로그램을 이끌었다. 지난해 3월 최수종으로 진행자가 바뀌었다.

북한 주민의 한국 콘텐츠 시청 방식은 최고지도부의 그것과 크게 다르다. 국제앰네스티 조사에서 탈북민들은 한국 드라마가 USB 등에 담겨 북한으로 들어오고, 젊은 세대가 이를 노트텔 등으로 본다고 증언했다. 외국 매체를 단속하는 이른바 109상무가 가택과 거리에서 가방과 휴대전화를 수색한다는 증언도 있었다. 일부 탈북민은 한국 매체를 보거나 유포한 사람의 공개처형을 직접 목격했다고 밝혔다.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공개처형을 강제로 보게 했다는 증언, 중학생 시절 두 차례 공개처형을 목격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다만 국제앰네스티는 북한의 정보 접근이 극도로 제한돼 있어 사형이 얼마나 광범위하게 집행되는지는 독립적으로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국 TV 시청자가 실제로 어느 정도 처형됐는지 통계로 확인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다만 지난해 수집된 탈북민 증언은 외국 매체 접근에 대한 가혹한 처벌이 북한의 법과 관행에 오랫동안 존재했음을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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