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 에스테틱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의료진에게 요구되는 역할도 넓어지고 있다. 이제는 단순히 환자가 원하는 외적 변화를 구현하는 것을 넘어 안전한 시술환경을 조성하고 환경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까지 고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의료진이 진료현장에서 실천할 수 있는 작은 행동이 모이면 산업 전반의 변화를 이끄는 큰 힘이 될 수 있다.
한국엘러간 에스테틱스의 ‘뷰티업(Beauty Up) 캠페인’은 이러한 변화를 보여주는 사례 중 하나다. 보툴리눔톡신 시술 후 폐기되는 빈 바이알(주사용 유리용기)을 수거해 예술작품으로 재탄생시키고 전시·활용을 통해 기부로 연결하는 업사이클링 ESG 활동으로 2024년 시작해 올해로 3년째 이어지고 있다. 의료진이 폐바이알 수거에 직접 참여하고 이것이 ‘업사이클링→예술→기부’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환경보호뿐 아니라 사회적 환원의 의미도 담고 있다.
특히 올해는 ‘시간을 초월한 영원한 아름다움(Ultimate Beauty: The Timeless)’을 주제로 전년보다 규모를 약 1.5배 확대해 200개 병원 참여를 목표로 한다. 참여 작가진과 작품 형태도 다양화할 예정이다.
최윤덕 뮬피부과의원 부산센텀 원장은 캠페인 첫해부터 올해까지 3년 연속 동참했다. 두 차례에 걸쳐 업사이클링 작품을 직접 구매해 병원에 전시하는 등 캠페인의 가치를 환자들과도 공유하고 있다. 최윤덕 원장에게 뷰티업 캠페인에 꾸준히 참여하게 된 이유와 그 과정에서 체감한 변화, 나아가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메디컬 에스테틱문화를 위해 의료진이 고민해야 할 역할에 대해 들었다.
- 처음 뷰티업 캠페인을 접했을 때 든 생각은.
가장 먼저 ‘의료현장에서 매일 사용하는 작은 바이알도 충분히 새로운 가치를 만들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진료하다 보면 사용 후 폐기되는 바이알을 자연스럽게 접하지만 이를 환경적인 관점에서 깊이 생각해볼 기회가 많지 않았다.
뷰티업 캠페인을 계기로 평소 익숙하게 사용하던 의료자원도 사용 이후의 과정까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인식하게 됐다. 특히 단순히 폐기물을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버려질 바이알이 예술작품으로 재탄생하고 다시 기부와 나눔으로 이어진다는 구조가 인상 깊었다. 의료진이 진료현장에서 비교적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작은 행동이 환경과 사회를 위한 가치로 확장될 수 있다는 점에 공감해 참여했다.
- 올해까지 3년 연속 캠페인에 참여했다. 꾸준히 함께하는 이유가 있다면.
일상적인 진료과정에서 발생하는 빈 바이알을 제공하는 것만으로 참여할 수 있고 그 작은 실천이 환경보호와 나눔으로 확장된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다. 하반기에 열리는 뷰티업 전시회에도 매년 참석했는데 지난해에는 캠페인 시작 당시보다 참여 의료기관과 의료진, 작품 수가 많이 늘어난 것을 보면서 지속가능성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는 것을 체감했다. 이제는 단순히 좋은 취지의 행사에 참여한다는 의미를 넘어 메디컬 에스테틱산업의 일원으로서 꾸준히 함께해야 할 활동이라는 책임감도 느끼고 있다.
- 캠페인 참여 전후로 어떤 점이 달라졌나.
흔히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것도 어떤 가치와 의미를 담아내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물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다시 느꼈다. 예전에는 다 쓴 바이알을 단순한 폐기물로 여겼다면 이제는 다시 활용할 수 있는 자원으로 바라본다. 이러한 인식의 변화는 병원에서 발생하는 다른 소모품이나 폐기물에도 자연스럽게 이어져 분리배출이나 재활용방식을 한 번 더 점검하는 계기가 됐다.
폐바이알이 작가의 손을 거쳐 작품으로 재탄생하는 것을 보면서 ‘지속가능한 아름다움’이 무엇인지도 생각해보게 됐다. 환자가 원하는 아름다움을 함께 만들어가는 의료진으로서 우리가 제공해야 할 지속가능한 아름다움은 시술을 통한 외적인 변화뿐 아니라 환자가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과 만족감을 회복하는 내면의 변화까지 포함한다고 생각한다.
- 업사이클링 작품도 두 차례나 구매했다고.
지난해에는 이창진 작가의 ‘Yellow Orangeish’를 구매했다. 노랑의 밝은 활력과 오렌지의 따뜻한 포근함이 만나 밝음과 따뜻함 사이를 오가며 생동하는 순간의 전이를 담았다는 작품 설명이 마음에 들었다.
현재 시술실에 비치해 환자와 직원들이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작품에 관심을 보이는 환자들에게는 빈 바이알로 만든 업사이클링 작품이라는 점과 캠페인의 취지를 설명하기도 한다. 병원에 단순한 장식 이상의 이야기가 생겼다는 점이 좋다. 작품을 매개로 환경이나 나눔에 관해 환자와 짧게나마 이야기할 수 있어 캠페인이 전시장 밖 의료현장에서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 실제 환자들의 반응도 궁금하다.
시술에 사용된 빈 바이알이 예술작품이 됐다는 사실 자체를 흥미롭게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 단순한 장식물이 아니라 환경보호와 기부의 의미가 담긴 작품이라고 설명하면 메디컬 에스테틱산업에서도 이러한 사회공헌활동이 가능하다는 점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병원이 시술만 제공하는 공간이 아니라 환자와 사회를 함께 고려하는 공간이라는 이미지를 형성하는 데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 캠페인이 환자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나.
캠페인이 시술 자체의 효과나 안전성을 직접 높여주는 것은 아니다. 이 부분은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 단 환자 입장에서는 자신이 방문하는 의료기관이 단순히 시술만 제공하는 공간이 아니라 환경과 사회적 가치까지 고민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이것이 시술의 안전성을 증명하진 않지만 병원과 의료진에 대한 신뢰를 강화하는 데는 긍정적인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 자신이 받은 시술에서 나온 바이알이 작품으로 재탄생하고 궁극적으로 기부로 이어져 다른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시술효과와는 별개로 시술경험에 정서적인 부가가치가 더해질 수 있다고 본다.
- 3년간 참여하면서 느낀 뷰티업 캠페인의 가장 큰 의미는.
뷰티업 캠페인의 본질은 한 번 사용한 자원이라도 그냥 폐기하지 않고 끝까지 책임지고 회수해 새로운 가치로 만드는 순환의 과정에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사용 이후까지 책임지는’ 방식은 안전한 시술문화 조성에도 필요한 자세다. 안전한 시술 역시 시술하는 순간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후 경과를 꾸준히 살피고 책임지는 사후관리까지 포함하기 때문이다.
캠페인이 3년째 이어지면서 참여 병의원이 늘고 있다는 것은 이러한 문화에 공감하는 의료진이 그만큼 많아졌다는 신호라고 본다. 그런 의미에서 뷰티업 캠페인은 환경보호와 기부를 넘어 지속가능한 아름다움을 위해 끝까지 책임진다는 원칙이 안전한 시술문화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실천이라고 평가하고 싶다.
- 메디컬 에스테틱시장 성장 속에서 의료진이 해야 할 역할은.
시장이 성장하고 시술이 보편화될수록 의료진의 책임도 커질 수밖에 없다. 가장 기본적인 책임은 환자안전이다. 단순히 환자가 원하는 시술을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개인의 상태와 해부학적 특성, 시술목적을 충분히 평가한 뒤 적절한 시술계획을 제시해야 한다.
예를 들어 보툴리눔톡신은 반복시술이 잦은 만큼 의료진은 단순히 제품의 가격이나 인지도만 보는 것이 아니라 축적된 임상연구와 실제 사용경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환자에게 적합한 제품을 선택해야 한다.
시술효과뿐 아니라 안전성, 장기적인 관리방향, 불필요한 시술을 줄이는 방법까지 함께 설명해 환자가 합리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 역할도 중요하다. 나아가 의료진이 환경과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고 건강한 시술문화를 확산하는 주체로 참여해야 산업 전반에 대한 신뢰도 높아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 환자들은 어떤 점을 주의해야 하는지 조언 부탁한다.
환자 역시 가격이나 즉각적인 효과만으로 의료기관을 선택하기보다 의료진의 경험, 사용하는 제품의 임상근거, 충분한 상담이 이뤄지는지 등을 함께 살펴야 한다. 결국 기업과 의료진, 환자가 각자의 위치에서 책임 있는 선택을 할 때 환경과 사회를 고려하면서도 안전한 메디컬 에스테틱문화가 만들어질 수 있다.
- 앞으로도 뷰티업 캠페인에 참여할 생각인가.
물론이다. 3년간 참여해보니 물리적인 시간과 노력은 크지 않지만 그 의미는 매우 큰 캠페인이라고 느꼈다. 주변 의료진에게도 직접 참여경험을 공유하면서 부담 없이 함께할 수 있는 활동이라는 점을 알리고 싶다.
개별 의료기관의 참여는 작아 보일 수 있지만 참여하는 병원과 의료진이 늘어날수록 수거되는 자원의 규모도 커지고 캠페인이 만들어내는 사회적 가치 역시 확대될 수 있다. 특히 지역 의료기관도 어렵지 않게 참여할 수 있는 만큼 앞으로 참여범위가 더욱 넓어졌으면 한다. 메디컬 에스테틱업계 전체가 지속가능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려면 결국 이러한 의료현장의 자발적인 참여가 계속 이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