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윤(아산5·더불어민주당) 충남도의원.
[투어코리아=류석만 기자] “지방의회가 제대로 서야 지방자치가 바로 선다.”
충남도의회가 지방의회의 독립성과 자율성, 책임성을 실질적으로 보장할 수 있는 ‘지방의회법’의 조속한 제정을 국회와 정부에 강력히 촉구하고 나섰다.
충남도의회는 지난 3일 열린 제371회 임시회 제3차 본회의에서 이지윤(사진·아산5·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하고 20명의 의원이 참여한 ‘지방의회법 조속 제정 촉구 건의안’을 채택했다.
이번 건의안의 핵심은 분명하다.
지방의회가 단순히 집행기관이 제출한 조례와 예산을 심의하는 기관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주민을 대표하는 자치입법기관으로서 지역정책을 주도적으로 발굴하고 집행기관을 실효성 있게 견제·감시할 수 있도록 독립적인 법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 30년 넘게 이어진 지방의회…“이제는 실질적 독립 필요”
1991년 지방의회가 부활한 이후 지방의회는 조례 제·개정, 예산안 심의·의결, 행정사무감사와 조사 등을 통해 우리나라 ‘풀뿌리민주주의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제도의 외형적 성장에 비해 지방의회의 실질적인 독립성은 여전히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2021년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을 통해 지방의회 사무직원에 대한 ‘인사권 독립과 정책지원 전문인력 제도’가 도입됐지만, 의회가 조직을 스스로 설계하고 필요한 인력을 자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자치조직권과 예산편성의 독립성은 여전히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충남도의회는 바로 이 지점을 지방의회법 제정의 핵심 이유로 꼽았다.
의회의 인사권 일부가 독립됐더라도 조직과 인력을 스스로 결정할 수 없다면 온전한 독립이라고 보기 어렵고, 의정활동에 필요한 예산마저 집행기관의 영향 아래 놓인다면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 사이의 실질적인 견제와 균형 역시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 “조례 만들고 예산 심의하는 데 그쳐선 안 된다”
충남도의회는 건의안을 통해 지방의회가 지역 특성과 의정 수요에 맞춰 ‘조직을 구성하고 전문인력을 배치할 수 있는 실질적인 자치조직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입법·정책·예산분석 등을 담당하는 전문적인 의정지원체계를 확대하고, 집행기관으로부터 독립된 의정활동을 수행할 수 있도록 ‘예산편성의 독립성과 자율성’도 제도적으로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주민들의 다양한 요구를 실질적인 자치정책으로 연결하기 위해 ‘자치입법 역량과 인사청문, 감사 등 견제·감시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권한 확대에만 초점을 맞추지는 않았다.
지방의회의 권한이 강화되는 만큼 그에 상응하는 ‘윤리적 책임과 투명성을 확보할 제도적 장치’도 지방의회법에 함께 담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 이지윤 의원 “지방의회법은 의원 특권 아닌 주민 권익 위한 법”
건의안을 대표발의한 이지윤 의원은 지방의회의 실질적인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조직과 예산에 대한 자율성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지윤 의원은 “지방의회 사무직원 인사권이 독립됐다고 해도 필요한 조직을 스스로 설계하고 적정한 전문인력을 배치할 수 없다면 온전한 독립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의회 운영에 필요한 예산마저 집행기관의 영향을 받는 구조에서는 지방의회와 지방자치단체장 간 실질적인 견제와 균형을 확립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인구, 산업, 기후, 복지 등 지역 현안이 갈수록 복잡해지는 만큼 지방의회도 단순한 안건 심의를 넘어 지역의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전문적인 정책의회로 발전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지방의회법 제정이 의원들의 권한이나 특권을 확대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 의원은 “지방의회법 제정은 지방의원에게 특권을 부여하자는 것이 아니라 주민의 권익을 강화하고 지방자치의 민주성과 책임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 “이제는 논의 아닌 결단”…국회·정부에 입법 촉구
충남도의회는 현재 국회에서 관련 법안이 발의·논의되고 있는 만큼 더 이상 지방의회법 제정을 미뤄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반복적인 필요성 논의를 넘어 ‘실제 입법으로 지방의회의 독립성을 제도화해야 할 시점’이라는 것이다.
이지윤 의원은 “제22대 국회에서 관련 법안이 발의·논의되고 있는 만큼 이제는 반복적인 논의를 넘어 입법적 결단을 내려야 한다”며 “국회와 정부는 지방의회의 자치조직권과 예산편성의 독립성, 전문적 의정지원체계를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지방의회법을 조속히 제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번 건의안은 채택 후 국회와 정부 등 관계 기관에 전달될 예정이다.
■ ‘집행기관 견제’ 넘어 ‘정책의회’로…지방자치의 분기점
충남도의회의 이번 건의는 지방의회의 역할을 둘러싼 오래된 논쟁에 다시 불을 지피고 있다.
지방의회가 조례를 제·개정하고 예산을 심의하는 전통적인 견제기관을 넘어 지역의 미래를 직접 설계하는 정책의회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은 제도적 독립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특히 인구감소와 지방소멸, 기후변화, 복지수요 증가 등 지역 현안이 갈수록 복잡해지면서 전문적인 입법·정책 역량을 갖춘 지방의회의 역할은 더욱 커지고 있다.
결국 이번 건의안이 던지는 메시지는 하나다.
“지방자치의 이름만 독립해서는 안 된다. 지방의회가 실질적으로 독립해야 주민이 주인인 풀뿌리민주주의가 완성된다.”
충남도의회가 국회와 정부를 향해 던진 ‘지방의회법 조속 제정’ 요구가 지방자치 제도의 새로운 전환점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