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 자폐가 있는 아들을 홀로 키우다 간암 말기 시한부 판정을 받은 뒤 아들의 보금자리를 찾아 전국을 누볐던 '피터팬 아빠' 전경철 작가가 세상을 떠났다. 향년 63세.
6일 정유진 발달장애지원전문가포럼 대표에 따르면 전씨는 전날인 5일 오후 7시56분께 별세했다. 고인의 뜻에 따라 장례는 빈소 없이 치러진다.
전씨에게는 30대 중반에 얻은 귀한 아들 제원씨가 있다. 제원씨는 2007년 중증 자폐성 장애 진단을 받았고, 전씨는 이혼 후 20여년간 아들을 혼자 키워왔다. 발달연령이 두 살 정도에 머물러 있는 아들이 영원히 어른이 되지 않는 동화 속 인물을 닮았다며 '피터팬'이라는 별명을 붙였다.
전씨의 사연이 세상에 알려진 건 지난해 4월 간암 말기 진단과 함께 6개월 시한부 선고를 받으면서다. 자신보다 먼저 걱정된 것은 홀로 남게 될 아들이었다. 그는 아들을 받아줄 보호시설을 찾아 전국 1000여곳을 돌아다녔지만, 말을 전혀 하지 못하는 자폐 성인 남성을 선뜻 받아주는 곳은 없었다.
전씨는 이 여정을 콘텐츠 플랫폼 브런치에 연재했고, 지난 3월 방송을 통해 사연이 알려지면서 수천 건의 응원과 함께 8000만원 상당의 후원이 모였다. 연재 글은 지난 6월 에세이 '안녕, 피터팬'으로 정식 출간됐다. 이런 관심 속에 제원씨는 최중증 발달장애인을 위한 공동체 마을에서 생활할 수 있게 됐다.
전씨는 애초 의료진이 예상했던 시한보다 약 1년을 더 살았다. 그 기간 그는 자신과 같은 처지의 중증 자폐 성인 가족을 돕기 위해 '피터팬 자폐인 복지재단' 설립을 추진했고, 지난달 25일에는 설립 추진위원회가 출범했다고 알렸다. 추진위 구성이 확정된 만큼, 고인 사후에도 재단 설립 논의는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달 방영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한 전씨는 아들에게 남길 기억에 대해 이야기하며, 아버지라는 존재를 억지로 잊기보다는 그저 문득 그리운 정도로 남고 싶다는 뜻을 밝혀 시청자들의 마음을 울렸다.
'유퀴즈' 제작진은 이날 부고 소식을 전하며 고인이 발달장애인들이 더 나은 세상에서 살아가길 바랐던 마음을 오래 기억하겠다고 애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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