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을 마지막으로 꺼본 게 언제인지 기억나지 않는 사람이 많다. 배터리가 분리되지 않는 요즘 기기는 전원이 늘 켜져 있는 상태가 당연하게 여겨져 몇 달째 한 번도 껐다 켜본 적 없다는 이용자도 흔하다. 그런데 최근 한 예능에서 서비스센터 직원이 기기를 오래 쓰려면 주기적으로 전원을 꺼야 한다고 조언하면서 무심코 지나쳤던 이 습관이 다시 주목된다.
휴대전화를 종료하려고 하는 모습을 표현한 자료사진. AI툴로 생성됐습니다.
"이틀에 한 번"…서비스센터 직원이 짚은 전원 끄기
지난 1일 방송된 SBS 예능 '틈만나면,' 자료화면. / SBS
지난 1일 방송된 SBS 예능 '틈만나면,' 자료화면. / SBS
지난 1일 방송된 SBS 예능 '틈만나면,'에서 유재석과 유연석은 게스트 현빈, 우도환과 함께 안양의 한 서비스센터를 찾았다. "기계를 잘 아는 사람만 쓰는 (꿀팁)기능들이 있지 않느냐. 어떤 것이 있느냐"는 유재석의 물음에 한 직원은 "휴대전화를 오래 쓸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운을 뗐다.
그가 지목한 것은 다름 아닌 '전원 끄기'였다. 직원은 "이틀에 한 번이 베스트다. 휴대전화 전원을 아예 껐다가 켜주는 게 좋다"고 했다. 이어 "휴대폰 안에는 사용할수록 쌓이는 임시 메모리(캐시)가 있다. 껐다 켜주면 리셋이 되며 최적화가 된다"고 설명했다. 이틀에 한 번꼴이면 일주일로 치면 3번 정도, 쓰지 않는 찌꺼기를 비워 기기를 가볍게 하라는 의미로 주목된다.
실제로 스마트폰도 큰 틀에서는 PC와 같은 컴퓨터의 일종이라 세부 차이는 있어도 오래 켜둘수록 느려지는 현상이 나타난다. 대표적 원인이 '메모리 누수'다. 앱을 실행하면 필요한 데이터가 메모리에 올라갔다가, 앱을 닫으면 그 자리가 다시 비워져야 한다. 그런데 이 과정이 매끄럽게 이뤄지지 않으면 자잘한 찌꺼기가 남고, 이것이 계속 쌓이면 배수구가 막히듯 처리 속도가 조금씩 떨어진다. 전원을 껐다 켜면 쌓인 찌꺼기가 한 번에 정리되면서 기기가 최적의 성능을 되찾는다.
제조사들도 재시작을 현명하게 활용하도록 지원한다. 대표적으로 갤럭시는 '디바이스 케어' 기능으로 자동 재시작을 설정할 수 있게 했다. 설정→배터리 및 디바이스 케어→자동 최적화 메뉴에서 '필요 시 자동 다시 시작'을 켜두면, 이용자가 잠든 새벽처럼 기기를 쓰지 않는 시간대를 파악해 알아서 껐다 켠다. 전문가들도 정기적인 재부팅이 필수는 아니지만 성능 유지와 오류 예방을 위한 간단하고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입을 모은다.
전원 끄기, 기기 너머의 것까지 챙겨진다
전원 끄기의 효용은 속도에만 그치지 않는다. 스마트폰을 쓰다 보면 이용자도 모르는 사이 저절로 켜지는 앱이 적지 않다. 전원을 끄면 이런 앱들이 한꺼번에 종료된다. 백그라운드에서 조용히 돌아가던 프로그램이 정리되니 불필요한 데이터 소모와 배터리 낭비가 줄고, 이용자 모르게 작동하던 앱이 멈추면서 그만큼 개인정보가 새어나갈 여지도 좁아진다.
발열 관리에도 도움이 된다. 비정상적으로 돌아가던 프로세스가 재시작과 함께 종료되면 그만큼 기기 온도가 내려갈 수 있다. 열은 배터리 수명을 갉아먹는 주범인 만큼 껐다 켜는 단순한 동작 하나가 배터리를 보호하는 셈이다. 운영체제나 특정 앱이 오작동할 때도 전원을 껐다 켜는 것만으로 문제가 말끔히 사라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화면이 멈추거나 이상 현상이 생겼다면 당황하기 전에 우선 재시작부터 시도해 볼 만하다.
무엇보다 잠깐의 전원 끄기는 이용자에게도 숨 돌릴 틈을 준다. PC도 종일 켜두면 내부에 무리가 가듯, 스마트폰에도 가끔은 쉬는 시간이 필요하다. 알림이 끊긴 몇 분 동안 화면에서 눈을 떼는 것만으로도 기기와 사람 모두 잠시 재충전할 수 있다.
기사를 바탕으로 AI툴을 활용해 생성한 이미지.
오래 쓰려면 챙길 습관들
물론 전원을 껐다 켠다고 모든 게 해결되진 않는다. 딱히 느려졌다는 느낌이 없다면 강박적으로 매번 끌 필요도 없다. 다만 기기를 정말 오래 쓰고 싶다면 함께 들이면 좋은 습관이 몇 가지 있다.
가장 기본은 충전 습관이다.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리튬이온 배터리는 0%까지 방전하거나 100%를 오래 유지할 때 빨리 노화한다. 이상적인 구간은 20~80% 사이로 완전히 방전되기 전에 충전하고 80%쯤에서 멈추는 것이 좋다. 최신 기기에는 80%에서 충전을 제한하는 기능이나 사용자 패턴을 분석해 충전 속도를 조절하는 '최적화된 배터리 충전' 기능이 있으니 켜두면 편하다. 밤새 충전기를 꽂아두는 습관은 되도록 줄이는 편이 낫다.
발열을 피하는 것도 중요하다. 두꺼운 케이스를 씌운 채 충전하거나 여름철 차 안이나 이불 위처럼 열이 빠져나가지 못하는 곳에 기기를 두는 것은 피해야 한다. 고사양 게임이나 영상 편집처럼 발열이 큰 작업은 충전이 끝난 뒤로 미루는 게 좋다. 충전기는 되도록 정품을 쓰는 것이 안전하다.
여기에 쓰지 않는 백그라운드 앱을 정리하고 잠들기 전 화면 밝기를 한 단계 낮추는 사소한 행동이 더해지면 배터리 수명에 도움될 수 있다. 이런 노력에도 배터리가 눈에 띄게 빨리 닳는다면 무턱대고 교체하기보다 서비스센터에서 상태부터 점검받는 편이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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