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RP 원장 관련 이미지 / AI 생성 일러스트(삽화)
국제결제은행(BIS, Bank for International Settlements)이 XRP 원장(XRP Ledger, XRPL)을 활용해 공식 통계의 위변조 여부를 검증하는 프로토타입을 시험했다. BIS는 9월 2일(현지시각) 관련 연구를 ‘BIS 워킹페이퍼 1374호’로 정식 공개했다. 이 연구는 앞서 8월 1일(현지시각) 학술 플랫폼 SAGE를 통해 먼저 온라인에 게재됐던 내용이다. 리플(Ripple) 브래드 갈링하우스(Brad Garlinghouse) 최고경영자(CEO)는 이 소식에 “XRP 원장의 낮은 수수료와 빠른 정산, 검증된 운영 기록을 고려하면 예상된 결과”라는 반응을 내놨다. 코인에디션(Coin Edition) 보도에 따르면 XRP 가격도 5%대 상승세를 보였다.
BIS가 실험한 것: 통계 원본은 체인에 올리지 않는다
BIS 프로토타입은 통계 파일 자체를 블록체인에 기록하지 않는다. 대신 국제기구 간 통계 교환에 쓰이는 표준 SDMX(통계 데이터·메타데이터 교환 표준) 파일을 정규화한 뒤, SHA3-512 해시 알고리즘으로 파일 전체 또는 개별 데이터 시리즈의 지문(fingerprint)을 만든다. 이 지문들은 머클 트리(Merkle tree, 대량의 기록을 하나의 요약값으로 압축하는 구조)로 묶여 하나의 루트(root) 값으로 정리된다.
이 루트 값이 XRPL 트랜잭션의 메모 필드에 기록된다. 실제 통계 수치나 프로토타입의 운영 데이터, 증명 자료는 체인 밖(off-chain)에 그대로 남는다. 데이터를 받는 쪽은 반환된 SDMX 파일에 담긴 트랜잭션 참조값과 지문, 서명된 검증 가능 자격증명(verifiable credential)을 이용해 루트를 다시 계산하고 원장의 값과 대조할 수 있다. 연구진은 XRP 원장이 경제 지표를 담는 데이터베이스가 아니라 시점이 찍힌 공개 공증소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이 XRPL을 선택한 이유는 낮은 명목 수수료, 빠른 합의 완결성(consensus finality), 접근하기 쉬운 개발자 자원이었다. 다만 블록체인 인터페이스는 다른 원장으로도 교체 가능하도록 설계했다고 밝혔다. 실험은 개발자 워크스테이션 한 대를 XRPL 데브넷(DevNet)에 연결하고 가상의 SDMX 데이터 묶음을 사용해 진행됐다. 그 결과 발행(publication) 지연 시간은 3~5초, 검증 시간은 1~2초로 나타났다. 실제 메인넷 부하나 기업용 방화벽, 하드웨어 보안 모듈 기반 서명, 적대적 환경 조건은 이번 평가에 포함되지 않았다. 공개된 구현체 자체도 “실험적이며 상용에는 부적합하고 유지보수되지 않는다”고 소개됐다. 보도에 활용된 자료들은 이 연구와 리플 간 상업적 관계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갈링하우스 “놀랍지 않다”…업계도 동조 / AI 생성 이미지
갈링하우스 “놀랍지 않다”…업계도 동조
갈링하우스는 BIS의 시험 소식에 반문 형태로 반응했다. XRPL의 기술적 강점을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BIS의 관심이 놀랍지 않을 것이라는 취지였다. 그는 “낮은 거래 수수료와 거의 즉각적인 정산으로 XRP 원장은 왜 블록체인 솔루션 중에서 돋보이는지 계속 보여주고 있다”고 적었다. 그는 낮은 수수료, 빠른 정산, 검증된 운영 이력을 XRPL을 기관용으로 차별화하는 세 가지 특징으로 꼽았다. 갈링하우스는 최근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혁신자문위원회에도 이름을 올리며 규제 논의에 직접 참여하고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업계 전문가들도 갈링하우스의 발언에 동조하는 반응을 보였다고 전해졌다. BIS 같은 국제기구의 관심은 XRPL의 이력을 감안하면 예견됐던 흐름이라는 평가다. 리플은 금융기관을 위한 블록체인 솔루션을 개발하는 회사로, BIS의 시험은 데이터 무결성과 신속한 정산을 동시에 요구하는 금융 인프라 영역에서 기관들이 블록체인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는 흐름을 보여준다는 해석도 나왔다.
XRP 가격, 소식에 5%대 반등
가격 측면에서도 반응이 나타났다. 코인에디션 보도에 따르면 XRP는 BIS의 시험 결과가 알려진 뒤 5% 넘게 올라 1.45달러 선까지 상승했다. 해당 보도는 BIS가 시험 과정에서 확인한 3~5초의 발행 지연 시간을 근거로, XRPL이 공식 통계에 대해 빠르고 위변조를 즉시 감지할 수 있는 검증 방식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시장 참여자들은 이 결과를 XRPL의 보안성과 기관 채택 가능성에 대한 긍정적 신호로 받아들였다는 게 해당 보도의 설명이다.
공급 충격 기대는 이르다…배치 설계가 소각량을 억제
그러나 BIS의 시험이 곧바로 XRP 수요 급증이나 보유자들이 기대하는 “공급 충격”으로 이어지긴 어렵다는 분석도 나왔다. 크립토슬레이트(CryptoSlate)는 프로토타입의 배치(batching) 설계 때문에 실제 수수료 소각 경로가 구조적으로 작게 유지된다고 짚었다. 하나의 원장 트랜잭션이 수천 개의 데이터셋을 대표할 수 있어, 유용한 활용도는 늘어나더라도 XRP를 소모하는 트랜잭션 수는 그만큼 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XRPL의 표준 트랜잭션 수수료는 10드롭(drop), 즉 0.00001 XRP에서 시작하며 트랜잭션이 검증된 원장에 반영될 때 소각된다. 크립토슬레이트가 제시한 규모별 계산에 따르면 100만 개 데이터셋을 1000개씩 묶어 앵커링(anchoring)할 경우 트랜잭션은 1000건, 소각되는 XRP는 0.01XRP에 불과하다. 반면 100만 개를 개별적으로 앵커링하면 트랜잭션 100만 건에 XRP 10개가 소각된다. 1분에 한 번씩 1년간 앵커링하면 트랜잭션 52만5600건에 5.256XRP, 1초에 한 번씩 1년간 앵커링하면 트랜잭션 3153만6000건에 315.36XRP가 소각되는 것으로 계산됐다. 다만 이는 규모를 보여주기 위한 예시일 뿐 실제 배포 전망은 아니라고 크립토슬레이트는 설명했다.
BIS 워킹페이퍼의 비용 모델도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10드롭 수수료와 XRP 1개당 0.30달러라는 예시 가격(모델 입력값일 뿐 실제 시세는 아님)을 적용하면, 1000개 단위 배치 기준 데이터셋 1개당 온체인 비용은 0.000000003달러로 계산된다. 배치 규모가 50개를 넘어서면 처리·저장 비용이 체인 비용보다 더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메인넷의 계정 예치금(reserve) 규정도 XRP 수요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조건 중 하나로 언급됐다. 현재 XRPL 규정상 계정마다 1XRP의 기본 예치금이 필요하고, 예치금 계산 대상 원장 객체마다 0.2XRP가 추가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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