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에서 로봇주가 다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정부가 연구개발(R&D) 지원을 넘어 국산 로봇을 직접 구매하고 실제 산업 현장에 투입하는 방식으로 정책 방향을 확대하면서다. 단순한 기술개발 지원이 아니라 정부가 초기 수요를 만들어주는 ‘큰손’으로 등장했다는 점이 투자심리를 자극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4일 코스닥시장에서 원익홀딩스는 전 거래일보다 29.91% 오른 2만2500원으로 상한가를 기록했다. 원익홀딩스가 원익로보틱스 지분 96.37%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부각됐다.
이날 로보티즈 또한 22.54% 급등했고 하이젠알앤엠 14.37%, 삼현 10.34%, 로보스타 8.99%, 클로봇 8.83%, 레인보우로보틱스 5.15% 등 로봇 관련 종목이 동반 상승했다. 로봇 테마 ETF 역시 하루 만에 8% 넘게 뛰었다.
정부 수천억 지원 본격화…증권가가 꼽은 수혜주는?
불을 붙인 것은 2027년도 정부 예산안이다. 산업통상부는 지능형 로봇 보급·확산 예산을 올해 567억원에서 내년 807억원으로 약 42% 확대했다. K-로봇산업 생태계 고도화 사업에도 370억원을 편성해 액추에이터와 감속기, 센서 등 핵심 부품 개발과 국내 공급망 구축을 지원한다.
특히 시장이 주목하는 대목은 ‘실제 사용’이다. M.AX 자율제조 사업에는 국산 휴머노이드 200대를 제조 현장에 투입하기 위한 공공주도 실증 예산 300억원이 포함됐다. 개발한 로봇을 연구실에 머물게 하지 않고 공장에 투입해 성능과 경제성을 확인한 뒤 양산과 민간 보급으로 연결하겠다는 구상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피지컬 AI 생태계 구축에 힘을 싣는다. 로봇 학습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한 피지컬 AI 트레이닝센터 구축에 400억원, 핵심기술 개발에 550억원을 배정했다. 우정사업본부와 연계한 물류 실증에도 260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정부 지원의 범위가 부품 개발부터 데이터 확보, 완제품 실증까지 넓어지는 셈이다. 증권가에서는 이미 판매 가능한 로봇 플랫폼을 갖춘 기업이 상대적으로 빠른 수혜를 받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로보티즈와 레인보우로보틱스 등을 단기 수혜 가능성이 있는 기업으로 거론하면서 로보틱스 업종에 대해 ‘비중 확대’ 의견을 제시했다. 정부 사업을 통해 초기 매출뿐 아니라 납품 실적과 학습 데이터를 확보하면 향후 민간기업이나 해외시장 진출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정책 기대만으로 단기간 급등한 종목에 접근할 때는 주의가 필요하다. 예산안이 실제 사업과 기업 수주로 이어지는 과정이 남아 있고, 로봇 업체마다 양산 능력과 기술력, 실적 수준에도 차이가 크다. 정부가 로봇 산업의 초기 시장을 키우기 시작했다는 점은 호재지만, 향후 주가의 지속 여부는 정책 기대를 실제 매출과 수주로 증명하는 기업이 누구인지에 따라 갈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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