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낸스, MiCA 인가 없이도 “역청약”과 아부다비 라우팅으로 EU 영업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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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낸스, MiCA 인가 없이도 “역청약”과 아부다비 라우팅으로 EU 영업 지속

위키트리 2026-09-05 20:02:44 신고

바이낸스 관련 이미지 / AI 생성 일러스트(삽화)

바이낸스가 유럽연합(EU) 암호자산시장규제법(MiCA·미카) 인가 마감시한인 7월1일을 넘기고도 두 달 넘게 일부 EU 고객을 계속 유치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바이낸스는 고객이 먼저 접근하는 경우 서비스를 허용하는 리버스 솔리시테이션(역청약, reverse solicitation) 조항과 아부다비 법인을 통한 거래 라우팅을 활용해 EU 사업 일부를 유지하고 있다. 바이낸스는 6월16일 그리스 인가 신청을 철회한 뒤 별도 인가 없이 7월을 맞았다. 유럽증권시장감독청(ESMA)은 바이낸스에 EU 사업을 적절히 정리하고 있는지 확인을 요구했다. 그런데도 바이낸스는 8월 말 기준 전 세계 현물거래량의 45% 이상을 차지하며 시장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다.

리버스 솔리시테이션과 아부다비 라우팅, 두 개의 우회로

MiCA는 암호자산서비스제공업체(CASP)가 EU 27개 회원국 중 한 곳에서 인가를 받으면 역내 전역에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패스포팅(passporting) 제도를 두고 있다. 인가를 받지 못한 업체는 마감 전 신규 고객 유치를 멈추고 기존 고객의 탈퇴 절차만 지원해야 한다.

바이낸스는 이 규정의 예외 조항인 리버스 솔리시테이션을 활용했다. 업체가 마케팅으로 고객을 끌어들이지 않고 고객이 스스로 접근해 온 경우에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조항이다. 사안에 관여한 관계자들에 따르면 바이낸스는 이 조항을 자발적으로 플랫폼을 찾아온 신규 고객이라면 온보딩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했다. 실제로 크립토뉴스(crypto.news)가 오스트리아·프랑스·독일·스페인·벨기에에서 테스트한 결과 신규 이용자가 회원가입과 신원확인 절차를 완료할 수 있었고, 기존 활성 계정에서는 암호자산 입금도 계속 가능했다. 8월19일 유럽 신분증과 주소로 개설된 한 계정은 신원확인을 통과한 뒤 실제로 암호자산이 입금되기도 했다. 바이낸스는 ESMA의 인가업체 등록부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한 상태다.

바이낸스는 또 일부 EU 고객의 거래를 아부다비 법인으로 라우팅하고 있다. 아부다비는 MiCA와는 다른 규제체계가 적용되는 지역이다. 이 방식으로 바이낸스는 EU 인가 없이도 해당 고객들의 거래를 계속 처리할 수 있었다.

6개국서 계정 제한, 일부는 리버스 솔리시테이션으로 복귀 / AI 생성 이미지

6개국서 계정 제한, 일부는 리버스 솔리시테이션으로 복귀

바이낸스가 과거 현지 법인을 운영했던 프랑스·스페인·이탈리아·폴란드·스웨덴·리투아니아 등 6개국 고객들은 상황이 달랐다.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이들 고객은 거래소를 떠나라는 이메일을 여러 차례 받았고, 대부분 계정이 거래는 막히고 자산 인출만 가능한 상태로 제한됐다. 다만 일부 고객은 바이낸스의 리버스 솔리시테이션 해석에 따라 이후 다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바이낸스 최고경영자(CEO) 리처드 텡(Richard Teng)은 7월1일 MiCA 관련 서비스 변경이 시작될 당시 영향을 받는 이용자들이 기존에 안내받은 옵션, 즉 인출 등을 계속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MiCA 전문가인 니나루이자 지들러(Nina-Luisa Siedler) 베를린응용과학대학 강사는 인가를 받지 못했다는 사실이 유럽 고객 계정을 모두 폐쇄해야 한다는 의미로 자동 연결되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런데도 국가별로 제한 수준이 엇갈렸고, 프랑스에서는 7월1일 이후 거래 접근권을 잃은 이용자가 나오는 등 규제 적용이 균일하지 않았다.

그리스 인가 좌초와 ECB 총재 개입 논란

바이낸스는 그리스를 통해 MiCA 인가를 받아 이를 발판으로 EU 전역에 패스포팅 방식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려 했다. 하지만 6월 들어 심사가 까다로워지면서 전망이 어두워졌다. 그리스 자본시장위원회(HCMC)는 6월17일 이사회에서 바이낸스 신청안을 논의할 예정이었으나, 바이낸스는 그 전날인 6월16일 신청을 자진 철회했다. HCMC는 이로 인해 별도의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철회 전까지 바이낸스는 신청이 거부될 것이라는 공식 통보를 받은 적이 없으며 MiCA 관련 요건을 충족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블룸버그는 사안에 관여한 관계자들을 인용해 유럽중앙은행(ECB) 크리스틴 라가르드(Christine Lagarde) 총재가 물밑에서 직접 개입해 해당 신청이 승인되지 않도록 했다고 보도했다. ECB는 이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다. 바이낸스는 당시 그리스 신청 절차가 진전되지 않을 경우 다른 EU 회원국을 통해 인가를 다시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어느 국가를 다음 경로로 택할지는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ESMA 압박에도 45% 점유율은 그대로

ESMA는 최근 바이낸스에 서한을 보내 EU 사업을 적절히 정리하고 있는지 확인을 요청했다. ESMA는 개별 기업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다는 입장이지만, MiCA 미준수에 대한 제재 권한은 각국 규제당국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도 바이낸스의 시장 지배력은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암호화폐 리서치 업체 카이코(Kaiko) 자료에 따르면 바이낸스는 8월 말 기준 전 세계 현물 암호자산 거래량의 45% 이상을 차지했다. 유로화 표시 거래 비중은 3~4% 수준으로, MiCA 마감시한 이전과 큰 차이가 없었다. 바이낸스는 애플 앱스토어에서도 EU 지역 암호자산 거래 앱 가운데 여전히 다운로드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바이낸스는 공식 입장에서 자사가 영업하는 모든 관할지의 규정을 준수하고 있으며 “장기적이고 준법적인 방식”으로 EU 사업을 지속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회사 측은 “MiCA 인가를 받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으며 이를 유럽 시장 전역에서 일관되고 규제된, 신뢰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중요한 단계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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