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들쥐' 공식 스틸 (사진=넷플릭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들쥐’가 지난달 28일 공개된 지 하루 만에 국내 넷플릭스 시리즈 부문 2위에 올랐다. 이후 온라인 콘텐츠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 기준 전 세계 ‘TOP TV Shows’ 부문 4위까지 오르며 글로벌 흥행 성적표를 받았다. 극은 데뷔 후 처음으로 1인 2역에 도전한 류준열과 첫 스릴러 장르에 나선 설경구, 형사 역의 이규형이 뭉친 10부작 추적 스릴러다. 신분과 얼굴을 빼앗긴 소설가와 그를 쫓는 사채업자가 역설적인 동맹을 맺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원작은 루드비코 작가의 동명 웹툰으로, 쥐가 사람의 손톱을 먹으면 그 사람으로 변한다는 전래 설화에서 모티브를 따왔다.
얼굴·이름·재산 빼앗긴 소설가, 사채업자와 동맹
‘들쥐’는 대인기피증(공황장애)으로 은둔 생활을 하던 소설가 제문재(류준열 분)가 자신과 똑같은 얼굴과 이름을 가진 ‘가짜’ 들쥐에게 재산과 신분을 모두 빼앗겼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시작된다. 어릴 적 부모를 여읜 뒤 생긴 공황장애로 스스로를 집 안에 가둔 채 살아온 문재는 회계사 친구의 연락 두절, 은행 인증 수단 먹통, 낯선 부동산 계약 체결 등을 겪으며 자신과 똑같은 얼굴을 한 남성이 자기 행세를 하고 다닌다는 사실을 눈치챈다.
수배자 신세가 된 문재는 자신을 10년간 집요하게 쫓아온 사채업자 노자(설경구 분)를 찾아가 손을 잡는다. 빼앗긴 자와 빼앗은 자를 쫓는 이 여정에는 두 사람을 의심하는 형사 순용(이규형 분)까지 뒤섞이며 추적과 대립이 이어진다. 매회 새로운 단서와 반전이 등장하는 구조 속에서 얼굴과 이름, 사회적 관계까지 빼앗긴 상황을 통해 무엇이 한 사람의 정체성을 증명하는지를 묻는 것이 극을 관통하는 화두다.
드라마 '들쥐' 공식 스틸 (사진=넷플릭스)
류준열, 데뷔 후 첫 1인 2역…목소리·렌즈로 경계 만들다
류준열은 문재와 그의 얼굴로 살아가는 들쥐를 동시에 연기하며 필모그래피 최초로 1인 2역에 도전했다. 그는 두 인물을 오가며 촬영하느라 하루에 분장을 네 번 하기도 했다고 촬영 비하인드를 전했다. 문재와 들쥐를 구분하기 위해 의상과 헤어, 목소리 톤을 달리 설정했고, 귀 모양까지 다르게 분장한 데 이어 들쥐에게만 눈에 반점이 있는 렌즈를 착용시켰다.
류준열은 인터뷰에서 “들쥐의 목소리를 하이톤으로 잡고, 눈에 반점이 있는 렌즈로 미세한 차이를 주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두 캐릭터가 한 샷에 함께 잡히는 상황을 최대한 지양했다며 “문재와 들쥐는 연기 톤도 달랐고, 그러다 보니 보시기에 많이 어색하진 않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류준열이 연기하는 들쥐는 단순히 ‘또 다른 문재’가 아니라 그에게 복수심을 불태우는 서유민(박윤호 분)의 말투와 습관, 정서까지 이어져야 하는 캐릭터였다.
설경구는 사채업자 노자를 연기하며 정형화된 사채업자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인물의 무게감을 의도적으로 덜어냈다고 밝혔다. 그는 “작가는 노자가 훨씬 무게감 있는 인물이기를 바랐지만, 노자와 문재의 티키타카가 살아야 작품도 산다고 생각해 무게를 조금 뺐다”고 설명했다. 형사 순용을 연기한 이규형은 거칠고 날카로운 캐릭터를 구현하기 위해 체중을 10kg가량 감량했다.
드라마 '들쥐' 공식 스틸 (사진=넷플릭스)
10년 만에 처음 만난 류준열·설경구, 촬영장 밖 인연
류준열과 설경구는 과거 씨제스 엔터테인먼트에서 오랜 기간 한솥밥을 먹었지만 정작 함께한 작품은 없었다. 류준열은 “2015년에 처음 회사에 들어갔을 때 속으로 ‘우와, 설경구다!’ 했던 기억이 난다”며 “그동안 같이 작품을 할 기회가 있었는데 잘 안 되다가 이번에야 드디어 만나게 됐다”고 밝혔다. 설경구 역시 “작품에 들어갈 때까지는 같은 소속사였는데, 촬영에 들어가면서 서로 회사가 달라졌다. 그제야 같은 작품을 하게 된 것”이라고 인연을 전했다.
설경구는 류준열을 두고 “욕심도 많고 아이디어도 많은 친구”라며 “항상 대본을 가지고 다니면서 여러 의견을 내는데, 좋은 아이디어라면 반영해보기도 했다. 스태프들한테도 잘하고 살가운 편이라서 현장에서 사랑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류준열도 “후배가 선배에게 연기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이 어려운 일인데 경구 선배는 내가 의견을 낼 때마다 자연스럽게 받아주셨다”며 “나도 저렇게 멋진 선배가 돼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연출은 넷플릭스 시리즈 ‘탄금’,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과 드라마 ‘보이스’ 등을 선보인 김홍선 감독이 맡았고, 극본은 넷플릭스 시리즈 ‘모범가족’과 드라마 ‘특수사건전담반 TEN’을 집필한 이재곤 작가가 완성했다. 김홍선 감독은 설경구를 두고 노자 캐릭터에 딱 맞는 걸출한 연기력을 지닌 배우라고 평했고, 류준열은 설경구의 연기를 지켜보는 것이 큰 영광이었다며 존경을 표했다.
드라마 '들쥐' 공식 스틸 (사진=넷플릭스)
공개 하루 2위→글로벌 4위…아시아 5개국서 1위
넷플릭스 ‘오늘 대한민국의 TOP 10 시리즈’ 집계에 따르면 ‘들쥐’는 공개 다음 날인 지난달 29일 국내 시리즈 부문 2위에 올랐다. 당시 1위는 연애 리얼리티 ‘나솔사계’가 차지했고, 3위 ‘나는솔로’, 4위 ‘유어 아너’, 5위 ‘대체 등산을 왜 하는건데?’가 뒤를 이었다. 리얼리티 예능과 해외 인기 드라마가 상위권을 점령한 가운데 신작 스릴러가 곧바로 2위에 진입한 결과다.
이후 온라인 콘텐츠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 기준으로 ‘들쥐’는 전 세계 ‘TOP TV Shows’ 부문 4위를 기록했다. 한국을 비롯해 방글라데시, 말레이시아, 파키스탄, 필리핀 등에서 1위에 올랐고, 아시아를 넘어 중동과 유럽, 남미 등에서도 순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최근 갤럭시코퍼레이션에 합류한 류준열 소속사 측은 “류준열 배우의 새로운 도전과 연기 변신을 글로벌 시청자들께서 좋게 봐주신 것 같아 뜻깊다”며 “국내외에서 보내주신 뜨거운 관심과 성원에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류준열은 앞서 넷플릭스 시리즈 ‘더 에이트 쇼’에 출연한 데 이어 ‘들쥐’까지 잇달아 글로벌 순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총 10부작인 ‘들쥐’는 문재가 빼앗긴 인생을 되찾을 수 있을지와 들쥐의 정체가 어떻게 드러날지가 마지막 회까지 이어지는 핵심 서사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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