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교섭 회피에 면죄부 준 것”…정부 ‘노동쟁의 지침’에 노동계 규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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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교섭 회피에 면죄부 준 것”…정부 ‘노동쟁의 지침’에 노동계 규탄

투데이신문 2026-09-04 14:32:1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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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고용노동부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진행된 ‘노동부의 반노동·재벌편향 노동쟁의대상 시행지침 규탄 긴급기자회견’ [사진제공=뉴시스] <br>
4일 고용노동부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진행된 ‘노동부의 반노동·재벌편향 노동쟁의대상 시행지침 규탄 긴급기자회견’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박효령 기자】정부가 기업 이익과 연계된 경영성과급 지급 요구와 사업 매각 등 경영상 결정을 노동쟁의 대상으로 보기 어렵다는 지침을 내놓은 가운데, 이를 두고 노동계가 기업의 교섭 회피에 명분을 제공할 수 있다며 폐기를 촉구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은 4일 고용노동부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노동부의 반노동·재벌편향 노동쟁의대상 시행지침 규탄 긴급기자회견’을 열었다.

전날 고용노동부는 노동쟁의 대상 시행지침에서 기업 이익에 연동된 경영성과급 지급 요구는 원칙적으로 의무적 교섭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지침을 발표했다. 기본급이나 고정수당 인상과 달리 기업의 이익은 사용자가 임의로 처분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공장 신설·이전·매각을 비롯해 기업의 합병·분할, 신기술 도입 등 사업경영상 결정 역시 해당 결정의 철회나 반대를 요구하는 것만으로는 원칙적으로 노동쟁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다만 이 같은 경영상 결정으로 정리해고나 배치전환, 임금·근로시간 변경 등 구체적인 근로조건의 변동이 객관적으로 예상된다면 관련 요구는 노동쟁의 대상에 포함될 수 있도록 했다.

이 같은 지침은 단체교섭과 노동쟁의 조정, 쟁의행위 및 부당노동행위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정부의 해석과 판단 기준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하지만 이를 두고 노동계는 “법 개정 없이 행정 해석만으로 노동3권의 범위를 축소시키는 반노동적·재벌편향적 조치”라고 반발했다. 그동안 폭넓게 이뤄져 온 경영성과급 교섭과 생존권 사수 투쟁의 정당성을 부정하는 지침이라는 게 민주노총의 입장이다.

이에 이들은 정부에 △노동쟁의 대상 시행지침의 즉각 폐기 △교섭 대상 결정에 대한 개입 중단 △노동위원회 중립성 회복과 정당한 쟁의권 보장 등을 촉구했다.

민주노총은 “이 지침이 헌법이 보장한 노동3권을 침해하고 노사자치의 원칙을 정면으로 위배하는 사용자 편향 지침”이라며 “무엇을 교섭 대상으로 삼을지는 노사 당사자가 결정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가 근로조건 변동의 ‘가능성에 그치는 경우’와 ‘객관적으로 예상되는 경우’를 자의적으로 구분해 대규모 구조조정 국면에서 노동자의 대응을 원천 봉쇄하고 있다”며 “정부가 과도한 기준을 설정해 합리적 분배 요구조차 교섭 테이블에 올리지 못하게 막는 것은 결과적으로 사용자의 교섭 회피에 면죄부를 주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노총 양경수 위원장은 “현대자동차 등 다수 사업장에서 성과 배분 문제가 실제 교섭 대상이 돼왔다”며 “정부가 영업이익 대비 성과급 요구는 위법으로, 기본급 인상 요구는 합법으로 구분하는 것은 실질적으로 같은 내용을 형식에 따라 달리 취급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서비스연맹 김광창 위원장은 “정부의 지침은 매각 조건에 대한 개입도 안 된다고 했다. 사업 매각이 고용 불안과 근로조건의 변화를 가져온다는 것은 그걸 모르는 회사와 노동조합은 아무도 없다”며 “그래서 노동조합은 노동자들의 고용 안정과 근로조건 유지를 위해서 계속 질의하고 교섭을 예고할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노총은 오는 5일 고용노동부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결의대회를 연다. 이어 다음 주부터 2주간 노동청 앞에서 농성을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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