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기노의 뉴스 피처링] 이재명 지지율 경고등…‘민생발 불신’이 위험한 이유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성기노의 뉴스 피처링] 이재명 지지율 경고등…‘민생발 불신’이 위험한 이유

투데이신문 2026-09-04 12:51:59 신고

3줄요약

하루 10분, 오늘의 주요 이슈를 사실-맥락-관점의 세 축으로 풀어드립니다. 음악에서 ‘피처링’은 협업과 도움을 뜻하고, 저널리즘의 Feature는 단순 속보가 아닌 깊이 있는 맥락과 스토리를 다룹니다. 〈뉴스 피처링〉은 이 두 가지 의미를 담아 뉴스의 본질과 함의를 알기 쉽게 풀어내 여러분의 뉴스 생활을 입체적으로 피처링 해드리겠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2일 인천 인스파이어 리조트에서 열린 제22기 민주평통 미주지역 회의 평화공존 정책 대화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2일 인천 인스파이어 리조트에서 열린 제22기 민주평통 미주지역 회의 평화공존 정책 대화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성기노 기자】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율이 이상하리만치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습니다. 열심히 일하고 있는데 아직 국민이 그 성과를 체감하지 못하는 것인지 아니면 현재의 리더십과 개혁 방향, 정책 자체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는 것인지 지금 단정하기는 이릅니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합니다. 지지율이라는 전광판에 경고등이 들어왔다면 적어도 왜 그런 숫자가 나왔는지는 들여다봐야 합니다. 역대 대통령들은 집권 1년여 만에 어떤 지지율을 기록했고 오른 대통령과 추락한 대통령의 차이는 무엇이었을까요. 그리고 그들과 비교했을 때 지금 이재명 정부가 놓치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최근 주요 대통령의 집권 1년여 성적표를 보면 흥미로운 차이가 발견됩니다. 같은 임기 초반인데도 어떤 대통령은 이미 민심의 경고를 받았고 어떤 대통령은 오히려 취임 때의 높은 기대를 유지하거나 다시 끌어올렸습니다.

한국갤럽이 대통령 취임 1년 무렵의 직무수행 긍정평가를 비교한 자료를 보면 문재인 전 대통령이 78%로 가장 높았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 57%가 뒤를 이었습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 35%, 이명박 전 대통령 34%, 노무현 전 대통령은 25%였습니다. 같은 취임 1년인데 대통령에 따라 20%대에서 70%대까지 극단적으로 갈렸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 숫자를 만들어낸 정치적 배경입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에는 촛불 정국 이후 정권교체에 대한 기대와 적폐청산에 대한 지지, 남북정상회담을 전후해 형성된 한반도 평화 분위기가 복합적으로 작용했습니다. 특히 취임 1년을 전후한 남북관계의 급진전은 집권 초반의 높은 지지율을 다시 끌어올리는 강력한 동력이 됐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취임 초기 인사 파동을 겪었지만 대북·외교안보 분야에서 비교적 높은 평가를 받으며 취임 1년 무렵까지 50%대 후반의 지지율을 유지했습니다. 당시 북한의 군사적 긴장 고조에 대한 원칙적 대응, 이산가족 상봉 성사, 정상외교·해외순방의 가시적인 성과가 박근혜 정부의 지지율을 떠받친 구체적 동력이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3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3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그렇다면 지지율이 추락한 경우는 어떨까요. 노무현 전 대통령은 대북송금 특검과 이라크 파병, 개혁 방향을 둘러싼 갈등 속에 지지층 이탈까지 겹친 전형적인 '정치갈등형' 하락이었습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특정 사건보다 권위적 국정운영과 인사·소통 논란이 중첩되며 준비 안 된 정부라는 의문이 커진 경우로, 취임 두 달 만에 데드크로스를 맞은 뒤 끝내 반등의 계기를 만들지 못했습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성격이 달랐습니다. 광우병 논란과 촛불집회, 즉 먹거리라는 생활 문제가 정부 불신으로 번지며 대통령의 신뢰까지 한꺼번에 끌어내렸습니다. 하나의 정책 이슈가 정권 전체의 신뢰 문제로 확산된 경우였습니다.

결국 갈림길은 하나였습니다. 지지율을 지킨 대통령들에게는 적폐청산과 남북관계(문재인), 원칙적 안보 대응(박근혜)처럼 국민이 그 시기 중요하게 여긴 과제에서 ‘이 정부가 풀어가고 있다’는 기대가 살아 있었습니다. 추락한 대통령들은 그 기대의 연결고리가 일찍 끊어졌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이 갈림길이 말해주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대통령 지지율은 대통령이 얼마나 열심히 일했느냐와 반드시 비례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대통령이 밤늦게까지 회의를 하고 수많은 정책을 내놓아도 국민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문제를 잘못 짚으면 지지율은 떨어집니다. 반대로 모든 분야에서 높은 점수를 받지 못하더라도 국민이 그 시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문제에서 성과와 방향을 보여주면 상당한 정치적 신뢰를 얻을 수 있습니다.

결국 지지율은 대통령의 ‘노력 점수’라기보다 국민이 “이 정부가 지금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문제를 제대로 알고 있는가”, “그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있는가”​에 답하는 숫자에 가깝습니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이재명 대통령의 현재 지지율은 더욱 흥미롭습니다. 이 대통령의 출발은 결코 나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취임 초기에는 비교적 높은 기대를 받았습니다. 계엄과 탄핵, 조기 대선을 거치며 이어진 정치적 혼란을 끝내고 국정을 정상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컸고 이 대통령 특유의 추진력과 실행력에 대한 기대도 컸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청와대에서 열린 시민사회 초청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청와대에서 열린 시민사회 초청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그런데 불과 1년여 만에 리얼미터 조사에서 긍정평가가 30%대로 내려온 이후 그 언저리를 맴돌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처럼 여권의 분열을 불러온 거대한 정치적 사건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이명박 전 대통령 때의 촛불집회처럼 정권을 뒤흔든 전국적인 저항이 벌어진 것도 아닙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처럼 취임 직후부터 국정운영 준비 부족 논란이 폭발한 경우와도 다릅니다.

그렇다면 질문은 하나로 좁혀집니다. 이재명 정부는 지난 1년여 동안 국민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문제를 제대로 짚고 있었던 것일까요. 전광판의 숫자가 그 답을 대신하고 있습니다. 한국갤럽 조사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부정평가 이유 1위는 부동산 정책으로 27%에 달했습니다. 7월 넷째 주부터 줄곧 최상위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반면 도덕성과 본인 재판 회피는 7%로 검찰 권한 축소, 경제·민생과 함께 공동 2위에 머물렀습니다. 27 대 7. 국민이 지금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문제가 무엇인지, 그리고 정부가 그 문제를 잘못 짚어왔다는 사실이 이 숫자에 담겨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다른 처방을 내놓습니다. 공소취소와 연임개헌을 추진하지 않겠다고 대통령이 직접 선언하면 지지율이 오를 것이라는 주문입니다. 경청할 대목이 없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적확한 진단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4년 3월 탄핵소추가 역풍을 부르면서 4·15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이 과반 의석을 확보했고 헌법재판소의 탄핵 기각으로 직무에 복귀하면서 지지율도 되살아났습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 역시 촛불집회로 20%대까지 추락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대응이 평가받고 중도실용 노선으로 전환하면서 2009년 이후 40%대를 회복했습니다. 두 대통령 모두 단순한 정치적 선언이나 이미지 쇄신만으로 반등한 것이 아니라 정권을 둘러싼 정치·경제적 국면 자체가 바뀌면서 탈출구를 찾았습니다.

그렇다면 이재명 대통령에게도 그런 반전의 계기가 기다리고 있을까요. 마냥 대외변수가 호전되기만을 기대할 수는 없습니다. 무엇보다 지금의 지지율 하락은 정치에서만 시작된 것이 아니라 국민의 생활과 맞닿은 부동산 문제 등의 생활민생 이슈에서 비롯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흔들리는 부동산 시장 해법을 찾다: 1차 이재명 정부 부동산 정책의 비판적 평가' 토론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흔들리는 부동산 시장 해법을 찾다: 1차 이재명 정부 부동산 정책의 비판적 평가' 토론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민생발 하락에 정치적 선언을 처방하는 것은 골절 환자에게 해열제를 주는 격입니다. 대통령이 어떤 선언을 해도 막힌 대출이 풀리지 않고 무거워진 세금이 가벼워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답은 오히려 단순합니다.

부동산에서 잃은 신뢰는 부동산에서부터 되찾아야 합니다. 오히려 지금 상황은 앞서 살펴본 이명박 정부 초기와 구조가 닮았습니다. 광우병 사태는 먹거리라는 생활 문제가 정부 신뢰 전체를 무너뜨린 경우였습니다. 지금은 주거라는 생활 문제가 같은 길을 가고 있습니다.

부동산으로 금이 간 신뢰의 틈으로 사법 논란, 경찰 불신, 여권 내부 갈등 같은 악재들이 한꺼번에 밀려들고 있습니다. 거리의 촛불만 없을 뿐 하나의 생활 이슈가 정권 전체의 신뢰와 능력 문제로 번지는 악순환의 메커니즘은 같습니다. 촛불만 없지, 어쩌면 광우병 사태와 비슷한 민심의 분노가 비등점을 넘어 맹렬하게 끓어오르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앞으로 부동산은 이재명 정부의 만성적인 아킬레스건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이 경로의 끝은 이미 본 적이 있습니다. 세제와 규제로 시장을 누르고, 시장이 반발하면 더 누르고, 그 사이 실수요자의 사다리가 부러지고, 집값과 지지율을 함께 잃는 것. 문재인 정부가 5년에 걸쳐 완주한 코스입니다. 이 전철을 그대로 밟는다면 결말도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아니, 더 빠를 수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는 78%라는 방파제를 갖고 시작했지만 지금 이 정부의 방어율은 이미 30%대이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6월 4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인왕시장에서 상인이 이재명 대통령 취임식을 시청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지난해 6월 4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인왕시장에서 상인이 이재명 대통령 취임식을 시청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다행히 아직 시간이 있습니다. 임기는 이제 1년 2개월 남짓 지났을 뿐이고 정책을 수정할 정치적 자본도 남아 있습니다. 관건은 정책 포인트의 재정립입니다. 투기 억제라는 원칙을 흔들자는 것이 아닙니다. 문제는 부동산 정책 그물이 투기 수요와 실수요를 가리지 않고 함께 걷어 올렸다는 데 있습니다. 대출 규제부터 갈아타기와 실수요의 사다리를 복원하는 방향으로 정밀하게 겨눠야 합니다. 세제 역시 징벌이 목적이 아니라 거래 정상화가 목적이라는 신호를 시장에 분명히 줘야 합니다.

그리고 정책이 만들어지는 방식 자체를 바꿔야 합니다. 대통령이 회의 생중계로 관료들을 다그치지만 이제는 내성이 생겨 카메라가 꺼지면 긴장감도 떨어지는 것처럼 보입니다. 정부 사정에 밝은 한 인사는 “관료들의 부동산 인식 수준이 시장 전문가는커녕 일반 수요자보다도 떨어진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부동산 정책에 민심이 반영되지 않은 건 직언이 부족해서이기도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현장을 뛰지 않아서 생긴 관료주의와 게으른 현장 점검 탓입니다.

이사철 중개업소, 대출 창구, 청약 시장에 한 번이라도 나가봤다면 나올 수 없는 정책들이 책상에서 뚝딱 만들어진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듭니다. 열심히 안 한 결과가 숫자로 나타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최근의 부동산 세제 개편안 일부 유턴은 국민들의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를 한꺼번에 갉아먹는 최악의 뒤집기였다고 봅니다.

지지율은 노력 점수가 아닙니다. 국민은 이 정부가 밤늦게까지 회의를 했는지 묻지 않습니다. 내가 지금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문제를 이 정부가 알고 있는지, 풀 능력이 있는지를 물을 뿐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지사 시절 계곡의 불법시설을 갈아엎는 실행력을 보고 표를 준 국민들이 많을 것입니다.

그 기대가 생활의 실망으로 돌아온 것이 지금의 30%대입니다. 계곡을 정비하던 그 추진력으로 이제 부동산을 과감하게 정비해야 할 시간입니다. 개혁은 후퇴할 때보다 엉성할 때 더 위험합니다.

Copyright ⓒ 투데이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