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던져도 받는 ‘기타법인 방어막’…10월 조기 소진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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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인 던져도 받는 ‘기타법인 방어막’…10월 조기 소진 우려

이데일리 2026-09-02 15:17:5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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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이 코스피를 떠받치는 수급 방어막으로 자리 잡은 가운데 효과의 지속성에 관심이 쏠린다. 현재 매입 속도대로라면 공시상 종료일인 11월보다 한 달가량 이른 10월 중 매입을 마칠 가능성이 있어서다. 외국인 매도세가 진정되지 않을 경우 자사주 매입 종료 이후 수급 공백이 증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기준 SK하이닉스(000660)는 예정 물량 2407만주 가운데 24.3%에 달하는 585만주를 사들였다. 삼성전자(005930)도 취득 예정 물량 5328만5968주 가운데 25.9%에 달하는 1380만주를 매입했다. 양사는 각각 지난달 20일과 24일 매입을 시작한 이후 10거래일도 지나지 않아 예정 물량의 약 4분의 1을 소진한 상태다.

체결금액 기준으로는 삼성전자가 약 3조5733억원, SK하이닉스가 약 9조880억원을 각각 집행했다. 삼성전자가 15조원, SK하이닉스가 40조원 등 총 55조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 계획을 밝힌 점을 고려하면 양사를 합산해 약 42조3000억원의 매입 여력이 남아 있다.

관건은 이 같은 대규모 매수세가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느냐다. 삼성전자의 자사주 취득 예정 기간은 오는 11월 21일까지, SK하이닉스는 11월 19일까지다. 하지만 현재 속도대로라면 실제 매입 종료 시점은 각각 10월 8일, 10월 16일로 한 달 이상 앞당겨질 수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최근 하루 200만주 수준의 매입 속도가 이어진다고 단순 가정하면 남은 물량(3948만5968주)은 약 20거래일이면 모두 채울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하루 65만주 수준의 매입을 유지할 경우 약 29거래일이면 남은 물량을 매입 가능하다.

증권가에서도 자사주 매입에 따른 수급 방어 효과가 앞으로 한 달여간 이어질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실제 지난달 31일에 이어 이달 1일까지 이틀 연속 개인·외국인·기관은 이례적인 동반 순매도에 나섰고 이 물량을 ‘기타법인’이 자사주 매입을 통해 대부분 받아냈다.

이날도 기타법인은 1조6505억원을 순매수하며 10거래일 연속 1조원대 사자를 이어갔다. 코스피는 이날 장 초반 급락한 뒤 한때 낙폭을 줄였지만 외국인과 기관의 4조원대 매도에 3.99% 하락 마감했다. 결국 자사주 매입은 지수 하단을 지지하는 역할을 할 뿐 상승을 주도할 재료는 아니라는 게 증권가의 공통된 시각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재 자사주 매입 속도를 유지한다고 가정 시 10월 중순 3분기 실적시즌 전까지 한 달 정도의 수급 안전판을 갖고 갈 수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라면서도 “자사주 매입이 주가를 탄력적으로 끌어올리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인은 손실 회피와 본전 매도, 기관은 포지션 조정, 외국인은 차익실현 및 매크로 위험 헤지 등 모두 각자의 이유로 매도에 나서고 있다는 점도 고민거리”라고 짚었다.

문제는 자사주 매입 종료 이후다. 기타법인이라는 수급 방어막이 사라진 뒤에도 외국인의 ‘팔자’가 이어질 경우 이를 받아낼 매수세가 약해지면서 증시의 수급 부담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자사주 매입이 마무리되기 전 외국인 매도세가 진정될 수 있을지가 향후 코스피 수급의 관건으로 꼽힌다.

현재 외국인은 미국 통화정책에 대한 경계와 인공지능(AI) 투자 지속성을 둘러싼 불확실성 등이 커지면서 올해 상승 폭이 컸던 반도체 대형주를 중심으로 차익실현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위험회피 심리가 강해지는 국면에서 외국인은 유동성이 풍부한 대형주부터 현금화하는 경향이 있다는 분석이다.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국내 증시에 외국인 수급을 제약할 변수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의 통화정책과 장기금리, 원·달러 환율 등이 외국인 자금 흐름을 좌우할 주요 변수로 꼽힌다. 최근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매파적 발언으로 9월 금리 인상 경계가 커진 점도 외국인 수급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AI 투자수익률과 하이퍼스케일러의 현금 부담이 논쟁거리로 떠오르면서 글로벌 반도체 주도주의 밸류에이션이 낮아졌다”며 “외국인이 한국 주식 위험을 줄일 때 가장 빨리 현금화할 수 있는 종목도 삼성전자·SK하이닉스 두 반도체 대형주”라고 설명했다. 이어 “글로벌 반도체가 재차 하락하면 (자사주 매입은) 방어 수요에 머물 수 있지만, 변동성이 낮아지고 외국인 매도가 멈추면 남은 매입액이 반등 탄력을 높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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