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뉴스] 류승우 기자┃젠지가 KT 롤스터의 초반 공세를 세 세트 연속 받아낸 뒤 한타에서 승부를 뒤집었다. 젠지는 1일 서울 종로구 치지직 롤파크 LCK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 플레이오프 2라운드에서 KT를 3대0으로 완파했다. 승자조 결승에 선착한 젠지는 ‘2026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진출도 확정했다. 3세트에서는 초반 주도권을 내주고도 22분 이후 벌어진 한타를 모조리 쓸어 담으며 KT의 마지막 저항까지 잠재웠다.
바텀부터 때린 KT… 3세트도 출발은 빨랐다
1일 서울 종로구 치지직 롤파크 LCK 아레나에서 열린 젠지와 KT의 플레이오프 2라운드 3세트. 벼랑 끝에 몰린 KT가 먼저 속도를 냈다.
블루 진영 젠지는 트위스티드 페이트(기인)-스카너(캐니언)-신드라(쵸비)-시비르(룰러)-카르마(듀로)를 꺼냈다. 레드 진영 KT는 나르(퍼펙트)-오공(커즈)-아리(BDD)-이즈리얼(지우)-노틸러스(에포트)로 맞섰다.
초반 분위기는 KT가 잡았다. 바텀에서 먼저 이득을 만들었고, 젠지의 노림수를 흘려내면서 격차를 벌렸다. 앞선 두 세트에서 중후반 역전을 허용했던 KT로서는 이번만큼은 먼저 잡은 흐름을 놓치지 않아야 했다.
22분부터 세 번 붙어 세 번 ‘에이스’… 한타가 시작되자 뒤집혔다
젠지는 22분을 기점으로 판을 통째로 바꿨다. KT가 먼저 벌어놓은 격차가 있었지만 5대5 싸움에서는 이야기가 달랐다. 젠지는 이후 벌어진 세 차례 한타를 모두 5대0으로 끝냈다. 세 번 연속 에이스였다. KT가 나르와 오공, 아리, 노틸러스를 앞세워 진입각을 잡았지만 젠지의 스카너와 신드라가 길목을 틀어막았다. KT가 한 명을 물기 위해 스킬을 쏟아내면 젠지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역으로 덮쳤다.
특히 캐니언의 스카너가 버티는 앞라인은 단단했다. 룰러의 시비르가 집중 공격을 받을 때마다 몸을 집어넣어 살려냈고, KT의 돌진을 끊어냈다. 앞선 1세트에서 결정적인 오브젝트 스틸로 흐름을 뒤집었던 캐니언은 마지막 세트에서는 ‘방패’ 역할까지 해냈다.
룰러 역시 경기 후 “상대가 들어올 때 받아칠 수 있는 스킬이 많아 앞라인만 때려도 되는 구도였다”며 캐니언의 호위 장면을 두고 “진짜 든든한 보디가드였다”고 말했다.
세 번째 한타까지 쓸어 담은 순간 승부는 사실상 끝났다. 젠지는 그대로 압박 수위를 끌어올렸고 KT가 재정비할 시간을 주지 않은 채 넥서스까지 밀어붙였다.
‘초반 열세? 한타로 지우면 그만’… 세 세트가 닮았다
이날 젠지의 세 세트에는 묘하게 같은 장면이 반복됐다. 초반에는 KT가 흔들었다. 그러나 경기가 중후반으로 넘어가자 젠지가 웃었다. 1세트에서는 캐니언의 연이은 오브젝트 스틸이 KT의 질주에 제동을 걸었다. 2세트에서도 KT가 앞서 나갔지만 젠지가 한타에서 뒤집었다. 3세트마저 초반 주도권은 KT가 잡았지만 22분 이후 전장은 젠지 차지였다.
정규시즌 1위의 힘은 위기에서 나왔다. 불리하다고 급하게 싸움을 열지 않았고, 상대가 빈틈을 보이는 순간에는 다섯 명이 한꺼번에 움직였다. 세트마다 KT가 쌓은 우위를 한 번의 교전으로 걷어내는 장면이 나왔다.
캐니언도 경기 뒤 “초반 실수가 나오면서 상대가 유리하게 잘 굴렸지만, 게임을 계속하면서 어떻게 이길지 방법을 찾아냈다”고 돌아봤다.
‘3000킬’ 룰러까지 웃었다… 승리·대기록 겹경사
이날 젠지에는 또 하나의 기록도 나왔다. 룰러가 LCK 통산 3000킬 고지를 밟았다.
룰러는 경기 후 “진짜 오래 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며 “오늘 이기면서 아직 경쟁력이 있다는 생각도 들었고, 더 오래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오랜 기간 정상급 경기력을 유지한 비결로는 ‘열린 생각’을 꼽았다. 새로운 챔피언과 낯선 메타를 처음부터 부정하기보다 장점을 먼저 찾으려는 태도가 중요했다는 설명이다. 3대0 승리와 개인 통산 3000킬. 룰러에게는 두 가지 축하가 한꺼번에 쏟아진 밤이었다.
이날 POM은 세 세트 내내 오브젝트 싸움과 한타에서 존재감을 뽐낸 캐니언에게 돌아갔다. 캐니언은 “KT의 기세가 좋아 어려운 경기를 예상했는데 3대0으로 이겨 기쁘다”며 “좋은 흐름을 이어가 꼭 우승까지 해보겠다”고 말했다.
작년 악몽은 없었다… 젠지, 승자조 결승에 롤드컵까지
젠지는 지난해와 닮은 대진에서 이번에는 빈틈을 주지 않았다. KT를 세트 스코어 3대0으로 돌려세우며 승자조 결승에 가장 먼저 이름을 올렸다. 덤도 컸다. 이번 승리로 젠지는 2026 롤드컵 진출권까지 확보했다. 정규시즌 1위에 이어 플레이오프 첫 다전제까지 셧아웃으로 끝내며 포스트시즌 첫 관문을 단숨에 통과했다.
반면 KT는 패자조 3라운드로 내려갔다. 플레이인을 거치며 이어온 상승세도 젠지 앞에서 멈췄다. KT는 BNK 피어엑스-디플러스 기아전 승자와 맞붙어 다시 생존 경쟁에 나선다. 초반은 세 번이나 KT가 흔들었다. 마지막에 웃은 쪽은 세 번 모두 젠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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