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이 약 9,500만 달러(약 1,310억원) 규모의 블록체인 분석 계약을 특정 업체에 유리하도록 입찰 조건을 설계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기관이 기존 제품과 사업 관계를 기준으로 삼아 수의계약을 진행했다는 것이다.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
블록체인 분석 업체인 체이널리시스(Chainalysis)는 지난 8월 넷째 주 자회사(체이널리시스 거버먼트 솔루션, CGS)를 통해 미국 이민세관단속국의 계약 체결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는 내용의 소송을 미국 연방청구법원에 제기했다. 미국 이민세관단속국이 당초 공개한 사업 요구사항과 실제 계약업체를 선정할 때 사용한 기준이 달랐다는 것이 체이널리시스의 입장이다.
미국 이민세관단속국은 올해 6월 블록체인 분석 업체인 티알엠랩스(TRM Labs)와 9,466만 달러(약 1,306억 원) 규모의 수의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기간은 지난 7월 1일부터 오는 2027년 6월 30일까지며, 목적은 국토안보부 산하 수사 기관이 사기, 사이버범죄, 성착취 등과 관련된 가상화폐를 추적하고 범죄 자산을 차단할 수 있도록 포렌식 소프트웨어와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에 있다.
체이널리시스는 미국 이민세관단속국이 업체를 평가하는 과정에서 자사와 티알엠랩스에 다른 두 종류의 기준을 적용했다고 피력했다.
소장에 따르면 미국 이민세관단속국은 지난 5월 업체들에 블록체인 분석 기술과 관련한 18개 질문을 담은 정보요청서(RFI)를 보냈다. 정보요청서에는 대규모 사기 피해자 정보를 보유했는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범죄 자금을 추적할 수 있는지, 가상자산사업자(VASP)에 범죄 자금 이동을 자동으로 알릴 수 있는지 등이 포함됐다.
체이널리시스
이후 미국 이민세관단속국은 지난 6월 티알엠랩스와 수의계약을 추진하면서 다른 업체에도 참여 기회를 줬지만, 역량을 설명할 수 있는 자료를 한 페이지로 제한하고 제출 기한도 사흘만 준 것으로 전해진다. 체이널리시스는 당시 자사만 유일하게 자료를 제출했다고 덧붙였다.
체이널리시스는 이후 미국 이민세관단속국이 자사 역량을 평가하면서 앞서 공개한 요구사항과 다른 기준을 적용했다고 알렸다. 특히 사전에 알리지 않은 기능까지 평가 기준으로 삼아 티알엠랩스를 선정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즉, 업체들에게 안내한 평가 기준과 실제 계약 과정에서 적용된 기준이 달랐다는 것이 체이널리시스의 핵심 주장이다.
당초 체이널리시스는 지난 7월 12일 미국 정부회계감사원(GAO)에 먼저 계약 결정에 대한 이의를 제기했다. 그러나 미국 이민세관단속국이 계약 근거와 시장조사 자료를 제출함에 따라 이의를 철회하고 연방법원으로 문제를 옮겼다.
현재 체이널리시스가 원하는 것은 미국 이민세관단속국과 티알엠랩스의 수의계약이 위법하다는 판단과 함께 계약 이행을 영구적으로 중단하고, 공개 경쟁 방식으로 다시 진행하는 것이다. 향후 법원의 공개 경쟁 명령 여부가 미국 정부의 블록체인 분석 시장 규모와 주요 업체들의 경쟁 구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Copyright ⓒ 경향게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