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현대자동차그룹이 수소·에너지 사업의 무게중심을 기술 확보에서 사업화로 옮기고 있다. 글로벌 에너지 기업 bp(舊 British Petroleum)에서 수소 사업 개발을 총괄한 홍은희 부사장(사진)을 HMG에너지&수소사업본부장에 앉힌 것도 이런 흐름의 연장선이다.
현대차그룹은 31일 홍은희 부사장을 신임 HMG에너지&수소사업본부장으로 영입했다고 밝혔다. 전임 켄 라미레즈 부사장은 일신상의 사유로 자진 사임했다.
홍은희 부사장은 18년간 bp에서 석유·LNG·수소·암모니아 등 다양한 에너지 사업을 담당했다. 특히 2022년부터 수소·암모니아 사업 개발 조직을 맡았고, 2023년부터는 글로벌 수소 사업 개발 조직을 총괄했다.
눈에 띄는 부분은 그의 경력이 기술 개발보다 사업 구조화에 집중돼 있다는 점이다. 자원 개발부터 장기 공급·운송까지 이어지는 사업 구조 설계, 프로젝트 파이낸싱, 계약 협상, 정책 대응 등 에너지 사업 전반을 경험했다.
홍은희 현대차그룹 HMG에너지&수소사업본부장. ⓒ 현대자동차그룹
현대차그룹이 지금 필요로 하는 역량도 이 지점이다. 그동안 현대차그룹의 수소 전략은 수소전기차와 연료전지 시스템, 충전 인프라 등 기술·제품 경쟁력 확보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하지만 수소 사업이 실제 수익을 내는 산업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생산과 저장, 운송, 공급, 금융, 정책을 하나의 사업 구조로 연결해야 한다.
수소는 차량만 잘 만든다고 시장이 커지는 산업이 아니다. 생산 단가와 장기 공급계약, 충전 인프라 투자, 정부 지원, 수요처 확보가 동시에 움직여야 한다. 사업 초기에는 특히 수익성과 투자 타당성을 설계하고 글로벌 파트너를 묶는 역량이 중요하다.
홍 부사장이 bp에서 담당했던 역할이 이런 부분이다. 앙골라 LNG 프로젝트처럼 자원 개발부터 공급·운송까지 이어지는 구조를 직접 설계했고, 주요국 정부기관과 정책 대응 및 고객 수요 기반 사업 모델 발굴에도 참여했다.
현대차그룹 입장에서는 수소 사업을 그룹 내 기술 프로젝트가 아니라 실질적인 에너지 사업으로 키우기 위한 인사로 볼 수 있다.
현재 현대차그룹은 수소전기차와 상용차, 연료전지 시스템뿐 아니라 청정수소 생산과 충전 인프라까지 사업 범위를 넓히고 있다. 수소 밸류체인 전반에 걸친 자산과 기술을 확보한 만큼 앞으로는 이를 실제 매출과 수익으로 연결하는 사업모델 구축이 중요해졌다.
이번 인사에서 그룹이 에너지 사업의 전략 수립과 사업 개발, 투자 검토, 파트너십 구축까지 사업화 체계를 고도화하겠다고 밝힌 것도 마찬가지다.
특히 글로벌 수소 시장은 각국의 보조금 정책과 인프라 투자 속도에 따라 사업성이 크게 달라진다. 미국과 유럽, 중동, 아시아 주요국에서 청정수소 정책이 빠르게 바뀌고 있어 프로젝트별 정책 대응과 투자 구조 설계 역량이 경쟁력을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홍 부사장의 글로벌 네트워크와 에너지 프로젝트 경험이 현대차그룹 수소 사업에 필요한 이유다. 단순히 수소 관련 기술을 개발하는 단계를 지나 어느 지역에서 어떤 파트너와 어떤 방식으로 사업을 만들지 결정하는 단계가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 역시 홍은희 부사장 영입을 계기로 글로벌 에너지 사업 경험과 전략을 확보하고 수소 사업의 글로벌 확장과 사업화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번 인사의 성과는 수소 사업에서 실제 프로젝트와 수익모델을 얼마나 만들어내느냐에 달렸다. 현대차그룹은 이미 수소차와 연료전지, 인프라 등 다양한 사업 기반을 갖춘 만큼 이제는 이를 하나의 사업 생태계로 연결하는 작업이 중요해졌다.
홍은희 부사장은 "글로벌 에너지·수소 사업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현대차그룹의 미래 에너지 부문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제고하는 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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