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에 산업용수까지…경주, 218억원 들여 ‘물 부족’ 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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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에 산업용수까지…경주, 218억원 들여 ‘물 부족’ 대비한다

직썰 2026-08-31 11:02:1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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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시 문무대왕면 용당리 대종천 일원 지하수저류댐 설치 예정 위치. [경주시]
경주시 문무대왕면 용당리 대종천 일원 지하수저류댐 설치 예정 위치. [경주시]

[직썰 / 전현준 기자] 가뭄과 집중호우 등 극단적인 기상현상에 대비해야 하는 경주시가 동경주지역에 새로운 수원을 확보한다. 반복되는 가뭄에 대비하는 동시에 소형모듈원자로(SMR) 국가산업단지 등 미래산업 확대에 필요한 용수 공급 기반까지 선제적으로 갖추겠다는 구상이다.

경주시는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추진하는 ‘지하수저류댐 설치사업’에 전국 13개 지자체가 신청한 가운데 경주시를 포함한 3개 지자체가 최종 선정됐다고 31일 밝혔다.

사업 대상지는 문무대왕면 용당리 대종천 일원이다. 총사업비 218억원을 투입해 길이 326m, 평균 깊이 40m 규모의 지하차수벽과 취수시설을 설치한다.

사업비는 국비 70%, 지방비 30%로 구성되며 한국수자원공사(K-water)가 사업을 대행한다.

시설이 계획대로 완공되면 하루 1만6000톤 규모의 용수를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경주시는 보고 있다.

가뭄도 폭우도 대비해야…커지는 ‘물 관리’ 과제

경주가 직면한 물 문제는 가뭄에만 머물지 않는다. 최근에는 짧은 시간 많은 비가 내리는 집중호우에 대응하면서 비가 부족한 시기에는 안정적인 수원을 확보해야 하는 과제가 동시에 커지고 있다.

경주에서는 실제 집중호우에 따른 침수 피해가 발생한 사례가 있다. 지난해 7월 13일부터 19일까지 경주지역에 평균 314.1㎜의 비가 내렸고 외동읍에는 429㎜가 내렸다. 당시 유림지하차도와 금장교 하상도로, 동방교 임시우회도로 등이 침수되고 농경지 23㏊가 피해를 입었다고 경주시는 밝혔다.

이번 사업 대상지가 있는 문무대왕면에서도 2022년 태풍 힌남노 당시 주택 침수 등의 피해가 발생한 바 있다.

다만 이번 지하수저류댐을 홍수방지 시설로 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집중호우 때 물을 막기 위한 치수시설이 아니라 지하에 물을 저장해 가뭄 등에 대비할 수 있는 안정적인 수원을 확보하는 시설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경주가 앞으로 집중호우에 대비한 하천·배수체계 정비와 가뭄에 대비한 수원 다변화를 각각 추진하면서 재해 유형에 따른 물 관리 체계를 얼마나 촘촘하게 구축할지가 과제로 남는다.

지하에 차수벽을 설치해 지하수를 저장·확보하는 지하수저류댐 개념도. [경주시]
지하에 차수벽을 설치해 지하수를 저장·확보하는 지하수저류댐 개념도. [경주시]

하천 아래 물 가둔다…지하수저류댐은 어떻게 작동하나

지하수저류댐은 하천 지하의 모래와 자갈층에 차수벽을 설치해 지하수의 흐름을 늦추고 물을 저장한 뒤 필요할 때 취수하는 시설이다.

지표에 대규모 댐을 건설하는 방식과 달리 지하공간을 이용하기 때문에 별도의 수몰지역이 발생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경주시는 지난 2024년 8월 문무대왕면 일원에 지하수저류댐 설치를 정부에 건의했다. 이후 주민설명회와 상세조사용역, 평가위원회 등의 절차를 거쳐 이번 사업 대상지로 최종 선정됐다.

시는 지방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경상북도와 협의해 지방비 일부를 도비로 확보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앞으로 기후에너지환경부, 한국수자원공사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기본·실시설계와 실시계획 인가 등을 거쳐 2028년 1월 착공, 2029년 사업 완료를 목표로 추진한다.

따라서 현재 단계는 사업 대상지로 선정된 것으로, 아직 착공하거나 실제 용수 공급이 시작된 것은 아니다.

생활용수 공급망도 보강…감포정수장 부담 분산

지하수저류댐은 주민들에게 공급하는 생활용수 확보에도 활용될 전망이다.

경주시는 문무대왕면과 양남면의 급수체계를 조정해 감포정수장의 공급 부담을 낮추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지하수저류댐이 계획대로 완공되고 하루 1만6000톤의 공급능력을 확보하면 기존 정수시설에 집중된 용수 공급 부담을 분산할 수 있을 것으로 시는 기대하고 있다.

다만 하루 1만6000톤은 시설의 공급 규모로 제시된 수치인 만큼 실제 생활용수와 산업용수에 각각 어느 정도가 공급될지는 향후 구체적인 운영계획을 지켜봐야 한다.

SMR·AI까지…산업 확장 앞두고 용수 선제 확보

이번 사업이 주목되는 또 다른 이유는 동경주지역에서 추진되는 미래산업과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경주시는 SMR 국가산업단지와 혁신원자력연구단지, 양남일반산업단지, AI데이터센터 등 동경주지역 주요 산업시설에 안정적인 용수를 공급할 기반으로 지하수저류댐을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산업시설, 특히 대규모 제조·연구시설이나 데이터센터가 들어서기 위해서는 전력뿐 아니라 안정적인 용수 공급 여건도 중요한 기반시설 가운데 하나다.

다만 이번 지하수저류댐 사업 선정이 SMR 국가산단이나 AI데이터센터 등 개별 사업의 성공 또는 기업 유치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향후 실제 산업시설의 조성 규모와 입주기업, 용수 수요 등에 따라 필요한 공급량도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이번 사업의 의미는 미래산업 유치가 확정됐다는 데 있기보다 향후 동경주 산업 확대에 필요한 용수 공급 여력을 미리 확보한다는 데 있다.

218억원 투입보다 중요한 건 ‘실제 공급’

이번 사업은 국비사업 선정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기본·실시설계와 실시계획 인가, 착공과 공사를 거쳐 실제 용수를 공급하기까지 앞으로 3년가량의 과정이 남아 있다.

특히 지방비 30% 가운데 경상북도가 어느 정도를 부담할지, 하루 1만6000톤의 용수를 생활·산업용으로 어떻게 활용할지 등도 향후 구체화해야 할 부분이다.

경주가 집중호우 때는 침수와 범람에 대비하고 가뭄 때는 필요한 물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재해 유형별 물 관리 체계를 구축하는 것도 과제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이번 국비사업 선정으로 가뭄에 대응할 안정적인 수원을 확보하는 동시에 동경주 미래산업의 성장을 뒷받침할 기반도 마련하게 됐다”며 “사업이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결국 이번 사업의 관건은 ‘218억원 규모의 국비사업 선정’이라는 숫자보다 계획된 수원을 실제로 확보하고 이를 주민과 산업현장에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데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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